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 축구 > 국내
입이 바쁜 케이로스와 신태용의 현명한 침묵
출처:베스트 일레븐|2017-08-30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인쇄



똑같이 여우로 불리는데, 대응법은 완전히 다르다. 한쪽은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외부에 자신을 어필하는데, 반대쪽은 평소와 달리 철저히 자신을 감추고 있다. 심지어 어필하는 쪽이 꽤나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발언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단 한 번의 일침만 가할 뿐 전혀 대응이 없다. 일전을 앞둔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신태용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자세를 두고 하는 말이다.

두 감독은 오는 31일 밤 9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라운드에서 각각 이란과 한국을 이끌고 맞붙는다. 지난 세 차례 한국과 이란의 맞대결은 그 이전의 양팀 간 경기에 비해 지나치게 과열된 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란이 지난 여덟 경기에서 무실점 무패 행진으로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으면서, 이번 맞대결은 이전에 비해 덜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승부에 얼마나 공을 들일지는 둘째치더라도, 이미 승자가 된 이란이 구태여 기를 쓰고 한국과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도리어 이를 갈 팀은 월드컵 본선행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한국이었다. 무조건 이겨야 월드컵에 갈 수 있고, 월드컵 본선행 여부를 떠나서 지난 경기에서 당한 치욕 때문이라도 한국은 이란을 꼭 꺾고 말겠다는 마음을 충분히 가질 만하다. 그런데 막상 두 팀의 대결이 임박한 지금, 완전히 그 예상이 완전히 깨졌다. 두 팀 감독의 자세는 완전히 다르다.

케이로스 감독의 대응은 국제 경기에 임하는 지도자의 자세와는 굉장히 거리가 멀다. 통상적으로 이런 대결을 앞둔 감독들은 최대한 자신의 수를 감추고, 외부에 불필요한 반응을 드러내지 않도록 한다. 또한 해외에서 방문한 팀의 수장은 공식적으로 갖는 경기 전·후 기자회견에서 소신을 밝히는 것으로 갈음한다. 훈련 도중 간혹 인터뷰를 하는 경우가 없진 않으나, 정해진 곳이 아닌 자리에서 대외적 인터뷰를 하는 건 되도록 피한다. 이는 협회나 클럽의 대외 홍보팀에서 최대한 자제시키는 행위이기도 하다.

그런데 케이로스 감독은 시끄럽다. 정말 시끄럽다. 한국에 입국한 후,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매일 갖고 있다. 한국에서 벌어진 최종 예선 경기에서 매일 한국 취재진과 만남을 가진 상대팀 사령탑은 지금까지 케이로스 감독 밖에 없다.

그냥 인터뷰하는 게 아니라 마치 갖고 노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들었다 놓는다. 잔디 문제로 얼굴을 붉히며 트집 잡다가 난데없이 최고의 환경이라고 칭찬한다. 대한축구협회에 자신들의 훈련을 미디어에 공지했다가 훈련 두 시간 전에 갑자기 취소하더니, 연습구장에서 기다렸을 취재진을 위한다면서 차량으로만 한 시간 가량 걸리는 자신들의 숙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심지어 그 혼란스런 스케쥴 사이에 SNS를 자국 언론·여론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간 수많은 해외 팀 지도자들을 접했지만, 이토록 말 많은 감독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상대팀을 흔들기 위함인지, 내부의 결속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가 알 수 없는 또 다른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분명 의도가 있다. 그리고 그 의도가 맞상대하는 처지에서 휘말리면 무척이나 피곤할 법한 것임을 어렵잖게 알 수 있다. 이런 행동이 페어플레이냐 아니냐 여부를 떠나, 왜 이럴까 싶을 정도로 귀가 따가울 정도로 거슬리고 시끄럽다.



이 피곤한 인물을 신 감독이 어떻게 대응할지 꽤 관심이 갔다. 신 감독도 언론 플레이와 입심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하려고 마음먹으면 못할 게 없는 지도자다. 그래서 과거 최강희 전 A대표팀 감독처럼 양국 언론들이 감정 대립을 부추기면 사사건건 맞불을 놓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일절 무시하고 있다. 잔디 상태를 트집 잡았을 때 기 싸움 차원에서 일침을 가한 것 외에는 이란의 태도에 대해 어떠한 반응도 내비치지 않고 있다.

단순히 이란에 대해서만 그런 게 아니다. 신 감독은 온전히 승부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방해받을 만한 모든 걸 팀 주변에서 치우고 있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당시 매 경기 전술적 실마리를 언론에 던져주던 그의 모습은 이제 없다. 성남 일화 시절부터 신 감독의 팀을 취재하면서 그가 무엇을 준비하고 승부에 임하는지 이토록 감이 안 잡히는 건 처음이라고 느낄 정도다. 전술적 측면에서 무엇을 준비하는지 거의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기에 당연한 일이다. 공식 인터뷰에서도 이란전 전술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다.

보통 이렇게 장막 속에 들어가면, 자국 언론과 마찰이 생기기 쉽다. 정보를 원하는 미디어와 감추고 싶어하는 감독간의 감정적 대립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비단 한국만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 감독은 미디어와 관계는 상당히 매끄러운데, 전술 등 민감한 대목과 관계없이 경기와 관련해 외부에서 궁금해 할 법한 정보는 기꺼이 내줘서다. 이를테면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관한 평가 정도는 가감 없이 답변한 것이 좋은 사례다. 심지어 15분 공개 때는 그래도 팬들에게 전할 사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부러 사진기자 앞으로 스쳐 지나가는 러닝을 지시하기도 했다. 웃으면서, 하지만 딱 거기까지만 한다. 평소 유쾌한 성품으로 유명한 신 감독다운 모습이면서도, 굉장히 절제된 자세다.

이처럼 할 말만 하고 경기 준비에만 집중하는 신 감독의 모습는 잔디 상태, 선수 선발, 한국과 인연 등 갖가지 이슈를 늘어놓는 케이로스 감독과는 완전히 다르다. 철저히 베일 속에 감추면서도 대신 이로 인해 행여 외부에서 제기될 쓸데없는 이슈 때문에 팀이 외부에서 흔들리는 상황을 방지하는 선에서 팀을 제어하는 모습은 대단히 훌륭한 대처라 할 수 있다. 말싸움은 피곤하기만 할뿐, 거기서 이긴다고 해서 원하는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님을 신 감독은 알고 있다. 늙은 여우를 상대하는 젊은 여우는 대단히 현명하다.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
404 Not Found

404 Not Found


ngin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