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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6개구단, 박신자컵에서 건진 수확은?
출처:루키|20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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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강원도 속초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2017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이하 ‘박신자컵‘)‘는 치열한 접전 끝에 KDB생명이 우승컵을 탈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세 팀이 동률을 기록해 득실률까지 따지는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고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이어졌다.

지난 해 MVP를 수상했던 심성영(KB스타즈) 만큼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준 선수는 없었지만 전체적인 수준은 지난 두 대회보다 우위에 있었다. 대회 추진위원이었던 임달식 전 신한은행 감독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하는 선수들이지만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지 않았고 경험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대회를 총평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6개 구단 감독들도 "기대를 갖고 지켜봤던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전체적인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번 박신자컵에서 각 팀이 거둔 수확은 무엇이 있었을까?

우리은행 (5패, 6위) | 엄다영의 활약, 이선영의 복귀

우리은행은 이번 대회를 5전 전패로 마감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고전은 대회전부터 예견됐다. 우리은행은 이번 비시즌, 유독 부상선수가 많다. 전주원 우리은행 코치는 "엄다영, 최규희 외에 훈련을 쉬지않고 정상적으로 한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차출과 부상선수 결장으로 인해 비시즌 연습 경기에서 중심을 잡았던 이적생 박태은은 만 30세 이상이어서 임영희, 김정은과 함께 이번 대회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은실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했고, 정상적인 상태였어도 뛰지 않았겠지만 박혜진 역시 재활중이다. 홍보람도 연이은 부상으로 몸이 좋지 못했다.

속초실내체육관의 냉방시설이 약했던 것도 우리은행에게는 악재였다. 코트가 상대적으로 더웠기 때문에 선수들의 체력 소진이 빨랐다. 6~7명의 선수로 6일간 5경기를 소화했던 우리은행에게는 더 악재였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춘천여고를 졸업하고 올해 3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엄다영은 5경기에서 평균 34분 39초를 뛰며 13.6점 10.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초반 3경기에서 모두 더블-더블을 기록했지만 마지막 두 경기에서는 체력적인 아쉬움이 드러났다.

대회 기간 중 팀을 이끌었던 박성배 코치는 "가용 인원도 적은데 특히 빅맨이 없어서 (엄)다영이를 제때에 쉬게 해주지 못했다"며 ‘우리은행 답지 않은‘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180cm에 근접한 신장과 왼손잡이라는 특징, 그리고 내외곽에서 고루 득점이 가능했던 엄다영의 활약은 분명 우리은행에 호재였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엄다영이 수비에서 조금 더 적극성을 보인다면 정규리그에서도 활약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또한 부상에서 복귀한 1번 예비 자원들의 활약에도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올 시즌 5년차가 되는 이선영은 지난 시즌 이은혜가 부상으로 빠졌을 때 위성우 감독이 대체 선수로 생각했던 자원. 그러나 이선영도 이때에 부상을 당하며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이선영은 이번 박신자 컵에서 평균 34분 40초를 뛰며 12.3점 5.3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스피드와 리딩, 그리고 득점 면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은혜의 복귀도 반갑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을 거의 뛰지 못했던 이은혜는 시즌을 마친 후 발목 수술을 받고 꾸준히 재활에만 매진했다. 박성배 코치는 이은혜의 코트 적응과 게임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출전시간을 부여했고, 이은혜는 3경기에서 평균 30분을 소화했다.

 

 

신한은행 (1승 4패, 5위) | 한엄지의 등장, 양지영의 각성

김단비와 곽주영이라는 확실한 주전이 자리를 잡고 있는 신한은행은 나머지 자리를 채워 줄 즉시전력감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규희가 또다시 무릎부상으로 제외된 가운데 유승희 역시 대회를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대회 성적도 만족스럽지는 않다. 경기당 75점을 실점하며 수비에 약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엄지를 발견한 것은 큰 수확이었다. 삼천포여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신한은행에 입단한 한엄지는 몸이 좋지 않아 초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고 끝내 1군 무대에 서지 못한 채 루키 시즌을 마감했다. 아쉬움에 대한 한이라도 풀 듯, 한엄지는 이번 비시즌에 신한은행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로 급부상했다.

각종 연습경기에서 강한 투지와 적극성을 보이며 골밑에서 분전을 펼친 한엄지는 대회 첫 날,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2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정선민 신한은행 코치는 "낯가림이 있는 것 같다. 연습 때 보여줬던 기량이 나오지 않는다.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격려했다.

한엄지는 이�z날 경기에서 23점을 득점하고 1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5경기에서 평균 34분 12초를 뛰며 11.8점 11.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리바운드는 대회 1위 기록. 곽주영의 백업 멤버가 절실한 신한은행은 한엄지의 활약에 반색했다.

‘잊혀진 신인왕‘ 양지영도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경기당 3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평균 17.0점 5.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양지영은 삼성생명 소속이었던 지난해에도 박신자컵에서 17.6점 4.6리바운드 3.0어시스트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대회 직후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상승세를 잃었고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슈팅에 장점이 있는 선수가 15경기에 나와 22개의 야투를 모두 실패하고 무득점에 그쳤다는 것은 더욱 아쉬운 부분.

그러나 양지영은 이번 박신자컵에서 지난 해보다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전형수 신한은행 코치도 "양지영이 이제는 어떻게 농구를 해야 하는 지 조금은 감을 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해 박신자컵에서 강력한 투지를 앞세운 김아름을 발견했던 신한은행은 양지영과 한여름이 올 시즌 ‘제 2의 김아름‘이 되어주길 바라고 있다. 한편 지난 시즌 박신자컵에서 7.8점을 득점했던 김아름은 이번 대회에서 16.6점을 기록하며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생명 (2승 3패, 4위) | 윤예빈 등 가드들의 춘추전국시대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이 이번 박신자컵을 앞두고 가장 기대를 했던 선수는 양인영이었다. 비시즌 내내 강한 질책과 격려를 병행하며 양인영의 성장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양인영은 대회 직전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양인영의 빈자리를 김민정이 대신했다.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삼성생명에 입단한 김민정은 골밑 자원이지만 신장이 180cm에 미치지 못해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임근배 감독은 "성공 여부를 떠나 연습 때 배운 걸 실전에서 활용하려는 적극성과 의지가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시온과 진안이 버티고 있는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17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던 김민정은 마지막날 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도 경기 초반 적극성을 뛰며 전반에만 12점을 득점했다.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겠지만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김민정은 삼성생명의 분명한 수확이었다.

게다가 삼성생명은 윤예빈의 성공적인 등장으로 더욱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었다. 십자인대 수술로 2년간 단 10분을 뛰는 데 그쳤던 윤예빈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이 왜 ‘1순위 신인‘이었는지를 증명했다.

5경기 평균 32분 이상을 뛴 윤예빈의 성적은 9.0점, 5.6리바운드, 3.4어시스트 3.2스틸. 장신 가드인 윤예빈은 원래 포지션인 1번은 물론 4번까지 커버할 수 있는 기량을 보여주며 현장을 찾은 농구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임달식 전 신한은행 감독은 첫 경기부터 "저 17번은 누구냐"고 물으며 꾸준한 관심을 나타냈다.

삼성생명은 윤예빈 외에도 이주연과 부상에서 복귀한 이민지, 그리고 어느 덧 프로 7년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박다정 등이 가능성을 보였다. 또한 발목 부상으로 2경기 밖에 뛰지 못한 신재영이 마지막 경기에서 순도 높은 3점슛 결정력을 선보여 유니버시아드 대회 참가로 결장한 강계리와 함께 치열한 가드들의 주전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 (4승 1패, 3위) | 이기는 습관, 유망주들의 ‘포텐‘ 드디어 터지나!

우승까지 넘볼 수 있었지만 KDB생명 전 7점차 패배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동률 4승 1패에도 불구하고 하나은행은 대회를 3위로 마쳤다. 지난해에도 하나은행은 박신자컵을 3위(3승 2패)로 마쳤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박신자 컵에 주전 멤버를 모두 투입했다. 부상 중인 선수를 제외하고 가용할 수 있는 인원을 모두 출전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이슬, 백지은, 염윤아 등 주전 3인방을 제외했다. 박언주와 김단비를 제외하면 경험이 많은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조합으로 하나은행은 지난해보다 많은 승수를 기록했고, 5점차 이내 박빙의 승부에서 4승을 수확하며 ‘이기는 법‘을 알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비시즌 연습 경기 내내 골밑에서 어려움을 겪던 이하은이 센터로서 중심을 잡은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이하은은 적극적인 골밑 플레이와 정확한 미들슛을 선보이며 평균 12.6점 7.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하은이 자리를 잡자 밖에서만 돌던 볼의 흐름도 원활해졌다.

하나은행은 국내 빅맨 중 장신 선수가 부족해 높이 경쟁력에 아쉬움이 있다. 주장 백지은을 비롯해, 김단비, 이수연 등 4번 역할을 해야 하는 주력급 선수들의 신장이 180cm에 못미친다. 따라서 이하은의 성장은 하나은행의 시즌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년의 기다림‘ 끝에 팬들 앞에 선 신지현은 상대방의 적극적인 몸싸움에 밸런스를 놓치는 모습도 보였지만 3점슛 성공률 45.5%(5/11)를 기록하는 등, 평균 19분 정도를 소화하며 건강한 몸으로의 복귀를 예고했다.

아직까지 몸 상태는 70%정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적응력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여 정규리그에서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했다.

하나은행은 신지현과 함께 부상에서 복귀한 김이슬도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였고 이들과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칠 김지영과 서수빈이 자신 있는 경기를 펼쳤다. 경기를 지켜보던 타구단 관계자는 "유망주가 나가니 다른 유망주가 들어온다"며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KB스타즈 (4승 1패, 2위) | 김민정-김현아의 성장, 심성영-박지수의 ‘시즌2‘

맞수 KDB생명을 제압했던 KB스타즈는 하나은행에게 일격을 당하며 간발의 차로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정미란, 김보미, 강아정 등 맏언니 3인방에 김가은까지 대회에 뛰지 않았던 이번 대회에서 KB를 이끌었던 것은 김민정이었다.

2014-15시즌 퓨처스리그 MVP 출신인 김민정은 박지수가 입단하기 전, 높이가 약점이었던 KB에서 주전들을 보좌해 줄 주인공으로 낙점 받았지만 좀처럼 1군 무대에서 가능성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고 이번 비시즌에는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어려움도 겪었다.

하지만 이번 박신자컵에서 평균 32분 39초를 뛰며 17.2점 5.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야투 정확도고 높아졌고 내외곽에서 모두 득점을 올리며 다양한 공격 옵션을 선보였다. KB가 우승을 차지했다면 MVP는 김민정의 몫이었을 것이다.

이번 시즌 백업 가드 자리를 노리고 있는 김현아의 성장도 있었다. 김현아는 지난 7월 대만에서 열린 존스컵에서도 팀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다. 강한 투지를 앞세워 더 큰 상대 선수들과의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던 김현아는 경기당 8.0점 3.8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B는 이번 대회에서 심성영과 박지수의 출전 시간을 10분 남짓으로 조절했다. 대표팀에서 복귀한 후 팀 훈련을 1주일 정도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일본 전지훈련을 앞두고 팀워크를 맞추고, 경기 감각을 조절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

대회 초반 다소 어색한 적응을 보였던 이들은 경기가 거듭할수록 손발이 맞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본격적인 주전으로의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심성영과 프로에서 첫 비시즌을 보내는 박지수의 성장과 시너지효과도 이번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 중 하나다.

 

 

KDB생명 (4승 1패, 1위) | 퓨처스 최강의 증명, 돌아온 구슬과 굳건한 진안

우승후보 맞대결에서 KB에게 패했던 것이 아쉽지만 KDB생명은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한 전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일하게 팀 평균 득점에서 70점대를 기록했고(72.6), 득실차 마진은 15.4에 이르렀다. 퓨처스리그를 2연패한 주역들이 중심에 선 만큼 조직력도 6개 구단 중 가장 좋았다.

WKBL 최초로 퓨처스리그 MVP를 2년 연속 차지한 진안은 16.8점 7.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소담과 함께 올 시즌 팀의 4번 자리를 책임져야 하는 진안은 2점 야투율 66.1%를 기록(전체 1위)하며 순도 높은 공격력을 보여줬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KDB생명을 무엇보다 반색하게 한 것은 돌아온 구슬의 맹활약이었다. 구슬은 경기당 34분 40초를 뛰며 17.4점 7.2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은 전체 1위,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6위에 해당하는 기록. 2점 야투율은 61.4%로 4위. 3점슛도 경기당 2개씩 성공시켰다.

특히 구슬은 팀 우승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부처였던 3쿼터에 혼자 17점을 몰아 넣는 등 집중력과 폭발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8개월을 쉬었는데도 슛 감각은 변함이 없다. 타고났다"던 김영주 KDB생명 감독의 평가가 경기력으로 나타난 것.

현장을 찾았던 서동철 전 여자국가대표 감독도 "농구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안다"며 칭찬했다.

이미 2015-16시즌, 정규리그 31경기에 평균 18분 가까이를 소화했던 구슬은 체력과 경기 감각만 유지하면 사실 상 1군 멤버라고 봐야한다. 내외곽에서 모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인 만큼 팀의 기대도 높다.

진안과 구슬의 활약에 가렸지만 프로 4년차를 준비하고 있는 김시온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경은의 몸 상태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백업 가드의 성장은 KDB생명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과제다.

이번 대회에서 김시온은 직접적인 공격시도가 많지 않았지만 높은 야투율을 보여줬고 경기당 4.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신장도 가드 치고 좋은 편인데다가 1군 경험도 어느 정도 있는 만큼 다가오는 시즌에는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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