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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영수 논란 그 후..현장은 이미 알고 있었다
- 출처:스포츠조선|2017-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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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지적하라면 여러명 더 잡아낼 수 있다."
한화 이글스 배영수의 부정투구 논란이 배영수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일단은 배영수가 마운드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고 다음 비판을 해도 늦지 않을 듯 하다.
그런데 상대팀들은 그동안 배영수의 부정투구 동작에 대해 알면서도 그냥 넘어갔던 것일까, 아니면 정말 몰랐던 것일까.
먼저 20일 문제의 경기 상대팀이었던 롯데 자이언츠. 당시 롯데 조원우 감독은 배영수의 투구에 대해 항의를 하지 않았었다. 지난 4월 배영수의 변칙 투구 동작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던 조 감독이었기에, 이 문제도 알았더라면 이의를 제기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사실 이전 배영수 상대 경기에서 로진 문제가 한 차례 있었다. 그 때는 심판진이 먼저 배영수에게 경고를 했다. 글러브에 로진 가루를 너무 많이 묻힌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는 심판진이 먼저 주의를 주길래 가만히 있었다"고 말하며 "그래서 이번 경기 때는 그 동작이 반복되는지에 대해 유심히 보고 있었다. 다만, 허벅지에 공을 문지르는 걸 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조 감독도 배영수가 나쁜 의도를 갖고 그런 동작을 취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조 감독은 "그렇게 로진을 묻힌다고 구위가 달라지거나 하진 않는다"고 했다. 야구 규칙에 글러브나 유니폼에 공을 문지르지 못하게 한 건, 그 곳에 다른 이물질을 몰래 묻혀놓고 몰래 사용할 수 있기에 만들어진 규정이다. 로진은 그런 이물질로 볼 수 없다. 하지만 조 감독은 선수의 심리도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기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조 감독은 "구위의 변화는 아니더라도, 부정투구 동작으로 그 선수가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면 이것도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아닌가. 상대 선수가 부정한 동작을 하며 더 편하게 공을 던지게 할 상대팀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의도와 관계 없이 논란이 될 동작을 투수가 취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조 감독의 말이 일리가 있다. 심리전도 야구의 일부. 김성근 전 한화 이글스 감독도 경기 중 상대 투수들의 글러브 색깔이나 팔찌 착용 등에 대해 어필한 사례가 많았다. 너무 지나친 부분까지 항의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김 전 감독의 항의는 모두 야구 규칙에 의거해 충분히 항의할 수 있는 내용들이고, 규정 안에 있는 걸로만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 야구인들의 설명이다. 그런 사소한 걸로 상대 투수 심리를 흔들 수 있다면 그것도 작전이다.
다른 팀의 A 감독은 배영수 논란에 대해 "터질 게 터졌다"고 했다. 이 감독은 "배영수가 로진을 많이 사용하는 걸 알고 있었다. 사실 비슷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투수들이 많다. 지금도 지적하라면 여러명 더 지적할 수 있다"고 말하며 "감독들이 암묵적으로 지적을 안하는 것이 많다. 우리팀 선수도 그럴 수 있다는 것도 있고, 경기에 정말 큰 영향을 주는 게 아닌데 너무 지나친 간섭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B 감독은 "심판진이 지적을 안하는데, 먼저 나가 얘기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A 감독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적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는데, 규칙은 규칙이다. 규칙은 따르라고 있는 것이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투수들이 정해진 규칙 안에서 투구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배영수 문제를 떠나 투수들의 사소한 부정투구 문제들에 대해 현장은 감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가 먼저 나서 그 문제를 수면 위로 드러내지 못했던 것 뿐이다. 시작이 어찌됐든, 이제는 수많은 눈이 투수들의 투구 동작을 유심히 살피게 됐다. 코칭스태프, 투수 모두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