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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봉 합계 410억+' LG 로니, 경력의 덫 피할까
- 출처:OSEN|2017-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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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화려한 경력을 가진 KBO 리그행에 미국 언론도 적잖이 놀랐다. LG의 새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33)는 그 정도 네임밸류를 가진 선수다. 경력에 의심의 여지는 없는 가운데, 몇몇 선수들이 벗지 못했던 ‘경력의 덫’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LG는 18일 기존 외국인 타자였던 루이스 히메네스를 대체할 선수로 로니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총액 35만 달러다. LG는 최근 부진과 발목 부상이 겹친 히메네스의 교체를 고려하고 있었다. 부상 회복 후 활약까지 볼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로니라는 대안이 확정되자 곧바로 외국인 교체를 단행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전선에 비상이 걸린 LG의 승부수다.
로니의 경력은 21세기에 KBO 리그를 밟은 외국인 타자 중 단연 최고다. 2002년 LA 다저스의 1라운드 지명(전체 19번)을 받은 선수로, 메이저리그(MLB)에서 무려 1443경기나 뛰었다. 특급 유망주에서 기대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으나 MLB에 관심이 있는 팬들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선수다. 계약이 발표되자 큰 화제를 모은 이유다. 1443경기에서 통산 타율이 2할8푼4리, 통산 OPS(출루율+장타율) 0.746, 108개의 홈런을 쳤다.
이런 로니의 화려한 경력이 드러나는 것은 연봉이다. 통계전문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의 집계에 따르면 로니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만 약 3650만 달러(약 410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계산된 것만 그렇다. 2014년 시즌을 앞두고는 탬파베이와 3년 2100만 달러(약 236억 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런 로니가 35만 달러에 한국으로 왔다. 성공 여부를 떠나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올 시즌은 힘들었다. MLB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기회가 있을 법한 팀으로 옮겨 다녔으나 자리가 나지 않았다. 결국 마이너리그에 있다 한국으로 왔다. 만 33세의 선수다. 당연히 전성기의 기량은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에는 장점이었던 컨택에서도 하락세가 도드라졌다. 그러나 그런 게 아니었다면 한국에 있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한국 기준에 봤을 때 아주 노장도 아니다.
정확성은 신인 때부터 평가가 좋았다. 그가 어린 시절 항상 특급 유망주였던 이유였다. 통산 타율이 2할8푼4리다. 추신수의 MLB 통산 타율이 2할7푼7리임을 생각하면 비교가 쉽다. 다만 장타력은 기대만큼 발전하지 못했다. 전성기 때는 그나마 2루타는 많다는 점이 있었지만 갈수록 줄었다. 발이 빠른 편은 아니다. 지금은 범위가 좁아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1루 수비도 항상 좋은 편에 속했다.
LG도 홈런을 펑펑 치는 타자를 영입하고 싶어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현재 마이너리그에 그런 타자는 없다. 있다 해도 공갈포 스타일로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로니로 선회한 이유다. 대포는 부족해도 소총은 나쁘지 않은 LG의 응집력을 극대화시킬 해결사 감이다. 로니는 엄청난 홈런쇼를 벌이기 어려운 선수일지는 몰라도, 이런 방면이라면 확실히 도움이 될 공산이 크다.
종합하면 로니는 KBO 리그 정상급 생산력을 보여줄 만한 잠재력을 가졌다. 설사 대포가 아니더라도 중장거리 타자로서 중심을 지켜준다면 LG 타선의 무게감은 확 올라간다. 그의 경력을 생각하면, ‘정상급 활약’에 대한 기대감은 너무 당연한지 모른다. 하지만 덫을 피하는 것이 우선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경력이 꼭 활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특히 KBO 리그는 야수에서 그런 경향들이 있었다.
최근 KBO 리그는 몇몇 팀들이 이름값에 집착했다 씁쓸한 경험을 했다. 이들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경력이 있었다. MLB 135홈런의 주인공 루크 스캇(전 SK), MLB에서 614경기에 뛴 잭 한나한(전 LG)과 같은 이들이다. 하지만 상당수 선수들은 전성기가 끝난 나이였거나, 미국에서는 “이미 활용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 정도 경력이면 해주겠지” 하다 시즌 구상이 꼬였다. KBO 리그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외국인 업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성공한 전력에 대한 동경심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전성기가 지난 나이였다. 아닌 선수들은 너무 비싸 엄두를 내지도 못했다. 막상 가격대비 성능비가 떨어지고 지나치게 깐깐한 선수도 생기자 경력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전성기에 있을 법한 선수들을 스카우트 선상에 올려놓고 관찰하는 것으로 추세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로니는 하락기에 있고, 올해 마이너리그 성적도 저조했다. KBO의 최근 추세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 관계자는 “LG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팀 사정에 맞는 좋은 선수를 데려온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지금이기에 영입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올 봄까지만 해도 로니는 외국행에 대한 생각이 없는 선수로 분류됐다”면서 “성적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을 지우고, 한국에 일찍 적응한다면 연봉 이상의 값어치를 할 수 있는 선수다. 적응을 잘하면 홈런 15개 정도도 가능하다고 본다. 그렇게 똑딱이 스타일은 아니다”고 조심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아직 부상이 잦을 정도의 쇠퇴기에 접어들 나이는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어쨌든 KBO 리그에 또 하나의 볼거리가 생긴 것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