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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표도바 코치 동행 불허..시대 역행하는 한국체조
- 출처:스포츠동아|20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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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리듬체조의 어제를 손연재(23·연세대)가 이끌었다면 내일을 기약하는 요정은 김채운(16·세종고)이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올해 2차례 국가대표 선발전을 모두 1위로 마쳤다. 눈부신 성장에는 이유가 있다. 손연재를 지도했던 옐레나 니표도바(43·러시아) 코치와 지난해 12월부터 함께하면서 실력을 꽃피우고 있다. 그러나 대한체조협회(회장 한찬건·포스코건설 사장)는 ‘포스트 손연재’를 키울 의지가 없어 보인다. 김채운은 다음달 20일부터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릴 제10회 월드게임에 출전하는데, 니표도바 코치의 동행을 놓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4년 주기의 월드게임에 리듬체조가 포함된 것은 2009년 가오슝대회부터 3번째이나, 한국선수의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준 올림픽’으로 통하는 월드게임의 출전자격은 몹시 까다롭다. 올림픽 및 세계선수권대회 15위 이내 입상자(세계랭킹 24위권)를 대상으로 국제체조연맹(FIG) 지명 선수만 나설 수 있고, 국가별 쿼터는 1장이다. 손연재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4위로 얻은 출전권을 국내랭킹 1위 김채운이 물려받았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체조협회는 니표도바 코치의 동행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대신 리듬체조국가대표팀 코치만 파견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측과의 교감은 없었다.
국가대표 코치가 선수와 동행하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그러나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 리듬체조 강국들은 대표선수와 전담 코치로 팀을 짜 대회를 소화한다. 게다가 니표도바 코치는 국제체조계에서 명성이 높고, 1급 국제심판으로 오래 활동했다. 김채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월드게임 등의 메이저대회에는 니표도바 코치가 동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명망 높은 지도자의 동행만으로도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리듬체조 관계자는 “국내 코치만 동행하는 것과 옐레나 코치까지 등장하는 상황은 천양지차다. 옐레나 코치와 한국체조가 직접 키우는 선수란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판의 주관적 점수가 큰 영향을 미치는 리듬체조의 특성을 고려하면, 니표도바 코치의 이력은 더더욱 무시할 수 없다. 심지어 체조협회는 선수측이 대안으로 제시한 국가대표 코치와 니표도바 코치의 동행조차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채운은 연간 수억원의 자비를 들여 비싼 수업을 받고 있다. 체조협회의 지원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평범한 아시아선수’ 이상의 이미지를 쌓을 수 있는 기회마저 봉쇄하려고 한다. 이런 현실에서 또 다른 리듬체조 요정이 탄생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