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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조국'..패럴림픽 금 따고 기초수급자 제외라니
출처:스포츠경향|20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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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며 국위선양을 한 장애인 선수가 기초수급대상자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를 10년 넘게 지도한 스승은 “이럴줄 알았다면 제자를 올림픽에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심경을 호소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보치아 국가대표팀 권철현 코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위를 선양했다고 국가로부터 받은 포상금을 금융자산으로 분류해 기존의 기초생활수급권을 탈락시킨 기막힌 현실을 믿을 수 없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한국 장애인 스포츠 보치아 종목의 최강자 정호원(31)에 대한 얘기였다.



정호원은 지난해 리우 패럴림픽 보치아에서 개인전 금메달과 페어 은메달을 땄다. 그는 2008 베이징 패럴림픽 페어 금메달을 시작으로 줄곧 세계 정상을 지킨 한국 보치아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흰색 표적구에 공을 가까이 붙이면 승리하는 보치아는 장애인 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이다.

뇌병변 1급 장애인인 그가 인간 승리로 딴 금메달의 영광은 족쇄가 돼 돌아왔다. 그는 최근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 5년간 제외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리우 패럴림픽 메달로 받은 포상금(8000만원) 때문이었다. 장애인 국가대표가 메달을 따 경기력향상연금(이하 연금)을 받더라도 기초생활수급권을 유지하게 돼 있지만 포상금은 예외 조항에 빠져 있는 게 문제였다. 정호원은 이번에 연금 상한액을 넘어서게 되면서 일시 포상금을 받았는데 행정 당국에서 이를 금융재산으로 보고 수급권을 박탈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호원은 매월 받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연금 일부를 받지 못하게 됐다. 매달 60여만원의 수입이 사라져 생활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수급권 박탈에 따라 의료비 지원과 주거혜택 등도 받을 수 없게 됐다. 그는 오랜 선수 생활로 얻은 척추측만 치료 비용 등 의료비도 자비로 부담하게 됐다. 정호원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특급 선수지만 실업팀 소속이 아니어서 뚜렷한 수입원이 없다. 외부 지원도 없어 연금과 기초생활수급권으로 생활해가고 있다.

권철현 코치는 13일 스포츠경향과 통화에서 “포상금을 연금의 범위로 볼 수 있는데도 당국에서는 입법 취지를 생각하지 않고 적용했다”면서 “중증 장애인 선수가 처해있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다른 수급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어 예외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권 코치가 이에 대한 부당함을 알린 SNS에는 관계당국에 대한 성토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해외 보치아 선수들까지 이해 못할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웨일스 대표인 스티브 패리시는 “스포츠계의 롤모델인 훌륭한 선수를 어떻게 국가에서 이렇게 대할 수 있는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기초생활연금은 그의 사회적 권리이고, 리우 메달 포상금은 그의 성취에 따른 것”이라고 썼다.

정호원의 기초수급권 박탈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적극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정 선수가 불이익을 받지 않게 법규정을 보완할 수 있도록 관계 당국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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