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은 무승부로 끝났지만 선수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선수단은 경기 후 주장 기성용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 서로 부족했던 부분을 이야기하며 카타르전을 대비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9일 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라스알카이마에 위치한 에미리츠클럽 스타디움에서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이라크와의 평가전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0-0 무승부를 거둔 대표팀은 이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상대인 카타르를 대비한다.

이라크전은 실망 그 자체였다. 비록 실험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피파랭킹 120위인 이라크와 득점 없이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효슈팅은 단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운명의 카타르전을 앞둔 대표팀이 만족할 수 없는 이유다. 경기 다음날 선수들은 가볍게 회복훈련을 진행했는데 이에 앞서 호텔에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주장 기성용을 중심으로 하나로 모인 선수들은 이라크전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부족했던 부분, 앞으로 달라져야 할 부분을 이야기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했다. 대표팀은 전반에는 스리백을 사용하며 새로운 포메이션을 실험했고, 후반에는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다시 포백으로 돌아왔다. 또 6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한 탓에 선수들마다 느낀점도 다를 수밖에 없다.

먼저 황일수는 선수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눈 것에 대해 "이라크전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선수들끼리 모여 잘 안 된 점과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코칭 스텝도 함께 이야기했고, 주장 기성용 선수를 중심으로 선수들끼리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선수들끼리 모여 카타르전을 복기했다고 밝혔다.

이재성 역시 "아쉬운 장면이 많았지만 힘든 시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서로 어떤 점을 요구하는지 의사소통을 통해 노력하려고 하고 있다. 아직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데 우리 스스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반성의 시간이 됐다"며 선수들 서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이근호는 과감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들 모두 개인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면서 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내 생각에는 점유율을 높이며 소유하는 것도 좋지만 공격지역에서는 뺏기더라도 과감한 플레이를 해야 할 것 같다. 크로스 타이밍에서 우리 선수들의 숫자가 적더라도 올려 이후 세컨드볼을 노리는 그런 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더 자신감을 갖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전 무승부 후 대표팀을 향한 비판이 더욱 커졌다. 내용과 결과를 봐도 이해가 되는 모습이다. 경기를 직접 뛴 선수들 역시 만족스럽지 않다. 이라크전 후 선수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눈 것도 그런 이유다. 이라크전의 실수를 카타르전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선수들은 계속해서 서로 이야기하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