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이 메수트 외질이 요구한 재계약 금액과 괴리를 일단은 좁혔다. 이제 외질의 제안 수용 여부와 알렉시스 산체스와의 ‘형평성 맞추기’에 재계약 성공 여부가 달렸다.

영국 <데일리 미러>의 30일(한국 시간)자 보도에 따르면 아스널은 외질에게 주급 28만 파운드(약 4억 300만 원)를 제안했다. 이는 기존에 외질과 산체스가 받던 14만 파운드(약 2억 150만 원)의 정확히 두 배다. 아스널 입장에선 구단 최고 주급을 제시했지만, 외질은 실제로 35만 파운드(약 5억 350만 원)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별반 차이가 없는 금액이다.

외질이 아스널의 제안을 수용할 지는 모르겠으나, 아스널은 양보할 만큼 양보한 듯 한 분위기다. <데일리 미러>에 따르면 아스널은 외질과 산체스를 합친 연봉 상한선을 3000만 파운드(약 431억 7,300만 원) 수준으로 설정했다. 선수 한 명당 200억 원 초반대의 연봉이다.

아스널은 산체스에 대해서도 구체적 계획을 잡고 있다. 2년 연장에 2020년까지 최소 27만 5000파운드(약 3억 9,600만 원)의 주급을 재계약 조건으로 설정했다. 아스널 이사진은 최근 아르센 벵거 감독의 2년 재계약 안건과 더불어 외질-산체스의 더블 재계약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산체스의 경우엔 바이에른 뮌헨과 맨체스터 시티가 더 나은 계약을 제시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산체스는 이번 시즌 38경기에 출전해 24골 10도움을 기록했다. 해리 케인(36개)에 이어 최다 공격 포인트 2위를 차지했다. 30경기에 출전해 13골 4도움을 올렸던 지난 시즌과 비교해 두 배 정도 나은 기록이다. 산체스의 활약 덕분에 아스널은 첼시를 꺾고 FA컵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외질은 후반기에 페이스가 떨어진 끝에 8골 10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산체스의 대활약으로 그를 향한 러브콜은 늘어났지만, 내년에 우리나이 31세로 새 무대에 또 다시 적응해야 하는 잠재 리스크를 안고 있어 웬만큼 파격적 조건이 아니면 이적을 감행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과 맨체스터 시티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나간다는 건 산체스로선 대단히 큰 메리트라 선수 본인으로서도 큰 고민이 될 법하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5위로 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 티켓을 놓쳤다.

아스널은 내년에 다시 UCL 본선 진출권(리그 4위)에 들기 위해선 두 선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스널이 새로 제시한 주급 규모는 두 선수가 독일에 가더라도 쉽게 충족되기 힘든 금액이다. 오는 여름 이적시장 방출 대상으로 다비드 오스피나를 비롯해 키어런 깁스·조엘 캠벨·보이치에흐 슈치에스니·잭 윌셔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을 판 금액은 외질과 산체스의 인상폭을 보전하기 위해 쓰여 질 가능성이 높다.

아스널은 재계약이 유력한 벵거 감독을 앞세워 두 선수의 재계약까지 조속히 마무리하려 들 것이다. 상한선은 확실히 제시했다. 남은 것은 두 선수의 선택이다. 외질이 수정된 아스널의 재계약 조건에 얼마나 만족할 수 있을지, 그리고 외질보다는 확연히 나은 활약을 펼쳤고 팀 기여도 역시 우위에 있는 산체스가 외질과의 형평성에 수긍할지가 이번 재계약의 관건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