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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방'에 무너진 수원, 그래서 씁쓸했던 이별
- 출처:인터풋볼|201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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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를 쫓던 수원 삼성이 단 두 번의 때를 노린 호랑이(울산 현대)에 덜미를 잡혔다. 군 입대를 앞둔 수비수 민상기의 마지막은 더욱 아쉬움이 진했다.
수원은 6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10라운드에서 1-2로 패했다. 8경기 만에 패배한 수원은 승점 14점을 유지했고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수원은 두 마리 토끼를 쫓았다. 오는 9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G조 2위를 기록 중인 수원은 16강 진출을 위해 3일 뒤 광저우 원정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그래서 울산전이 고민이었다. "광저우전이 중요하다. 울산전도 중요하다. 어느 한 쪽에 초점을 맞출 수 없는 상황이다. 어느 하나를 버릴 수 없다...내일 새벽에야 광저우행 비행기에 오른다. 현지는 30도가 넘는다. 만약 오늘 베스트로 나선다면 경기력이 아예 안 나올 것이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서정원 감독은 선발진을 대거 교체했다.
# 순조로웠던 사냥...단 두 방에 당해
3일 전 치러진 포항전과 비교했을 때 8명이나 바뀌었다. 골키퍼 양형모를 비롯해 전 포지션 곳곳에 새로운 선수들을 배치했다. 서정원 감독은 뒤에 있는 선수들(비주전)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있었다.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서정원 감독의 감이 맞아 떨어지는 듯했다. 많은 변화가 있던 수원은 울산을 상대로 순조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오히려 경기 초반 수비의 안정감과 더불어 수비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패스, 이를 통한 빌드업은 전보다 나아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잔뜩 웅크렸던 울산은 샤냥법을 더 잘 알고 있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의 방식대로 경기를 펼치겠다"는 김도훈 감독은 때를 기다렸다. 적은 기회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득점할 방법, 바로 카운터어택이었다.
단 두 방이면 됐다. 전반 31분 김승준의 선제골과 43분 리차드의 추가골 모두 역습 상황에서 이뤄졌다. 경기를 주도한 수원은 울산의 역습에 무너졌고, 후반 1골을 만회했지만 그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단 두 번의 역습에 당했다. 이를 따라가는데 한계가 있었다." 서정원 감독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울산의 카운터어택은 그 어느 팀보다 막강했다.
# 민상기의 씁쓸했던 마지막
이 경기에 누구보다 승리가 절실했던 한 남자가 있다. 수비수 민상기. 그는 이 경기를 끝으로 군에 입대했고 경찰청으로 이적 아닌 이적을 해야 했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였다. 그래서 승리에 대한 개인적 의지가 강했다. 그런데 마무리가 좋지 않다. 정말 결과가 중요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쉬움이 크다."
민상기는 최근 수원의 반등에 중심에 있었다. 이정수의 갑작스런 이탈 이후 스리백의 중앙에서 수비를 이끌었다. 이제야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주려 했더니 이별이 다가왔다. "경기 후 팬들 앞에 인사를 하니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매탄고(수원 유스) 시절부터 10년간 수원에서만 뛰었다. 본의 아니게 처음으로 다른 팀으로 가게 됐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나왔다.
민상기는 오히려 미안하다고 했다. "광저우전을 함께하지 못해 팀과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팀 동료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광저우전을 잡아 16강에 진출하면 분명 터닝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는 민상기는 본인 보다 수원의 앞날만을 생각했다.
민상기의 입대로 수원의 고민은 더 커져만 갔다. 이정수에 이어 민상기까지, 한 달 사이 두 명의 중앙수비수가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곽)희주라도 다시 불러와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서정원 감독의 농담 속엔 씁쓸함이 강했다.
해당 포지션에 대한 보강 계획은 있다. 서정원 감독도 "당연히 보강해야 한다. K리그와 중국에서 뛰는 선수 모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시즌 중 수비수 영입은 쉽지 않은 일이고,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은 금액이 부담이다. 무엇보다 민상기 만큼 수원을 이해하는 선수를 찾기는 하늘에 별따기와 같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