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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KGC' 라틀리프만 빛난 삼성과의 차이
출처:데일리안 스포츠|2017-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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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승 객원기자]‘챔피언 결정전’이란 이름에 걸맞은 명승부였다. 안양 KGC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온 서울 삼성에 밀리기도 했지만, 국가대표팀에 버금가는 국내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GC는 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서울 삼성과의 원정 6차전에서 88-86으로 승리했다.

오세근은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뛸 수 없을 정도의 몸 상태였지만 투혼을 발휘하며 골밑을 사수했고, 양희종은 스테판 커리를 떠올릴만한 고감도 3점슛 능력을 뽐내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특히, 국내 최고의 슈터 이정현은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성공시키면서, 2011-12시즌에 이어 구단 역사상 2번째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똘똘 뭉친 안양 KGC, 모두가 ‘MVP’

사실 챔피언 결정전 6차전 분위기는 삼성이 주도했다. 1쿼터부터 높은 슛 적중률을 뽐내며 삼성의 공격을 주도한 리카르도 라틀리프(34득점 15리바운드)와 3쿼터 3점슛 3방을 터뜨린 임동섭(9득점 4리바운드), 경험 많은 주희정(8득점 4리바운드)의 활약에 KGC는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KGC는 챔피언 결정전 시리즈 내내 부상 투혼을 선보인 데이비드 사이먼이 체력 저하와 함께 슛 성공률이 떨어지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다. 그러나 KGC에는 각 포지션마다 국내 최고의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먼저, 오세근은 사이먼의 부족한 활동량을 메워주고, 골밑을 완벽하게 지켜냈다. 3쿼터 마이클 크레익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부상 부위에 다시 한 번 통증을 느끼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와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라틀리프에 맞섰고, 정확한 중거리 슛으로 득점을 쌓아나갔다.

오세근이 골밑을 사수하자 외곽에서는 양희종이 폭발했다. 양희종은 1차전과 4차전 무득점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이날만큼은 엄청난 3점슛 성공률을 자랑했다. 1쿼터부터 3점슛을 터뜨린 양희종은 34분 3초간 코트를 누비며 무려 8개의 3점슛을 폭발시켰다. 실패는 단 한 차례뿐이었다.

이런 양희종의 모습은 낯설지가 않다. 그는 KGC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2011-12시즌에도 승부를 결정짓는 중거리 슛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었다. 팀이 필요로 하는 순간마다 득점력이 약점으로 지적받던 양희종은 폭발했고, 이날 역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며 팀의 두 번째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오세근의 골밑 활약과 투혼, 고감도 3점슛 능력을 뽐낸 양희종도 이정현의 막판 결승골이 아니었다면,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이날 이정현은 13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분에서는 두 선수에 미치지 못했지만, 완벽한 드라이브인으로 결승 레이업 슛을 성공시키며 힘겨웠던 챔피언 결정전 시리즈를 마무리 지었다.

사실 이정현의 챔피언 결정전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차전 이관희와 충돌 이후 농구팬들의 큰 비판을 받으면서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정현은 국내 최고의 선수답게 집중력을 유지했다. 정규시즌과 비교해 3점슛 성공률은 떨어졌지만, 오세근을 활용하는 이대이 플레이와 적극적인 골밑 돌파로 많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정현은 이날도 3점슛은 1개뿐이 넣지 못했지만, 스피드를 활용한 속공과 저돌적인 돌파를 통해 득점을 쌓아나갔다. 승부의 향방을 결정지었던 마지막 순간에는 라틀리프와 김준일이 버틴 삼성의 골밑을 완벽하게 공략하면서, 그가 왜 국내 최고의 슈터인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챔피언 결정전 MVP는 오세근의 몫이었지만, 양희종과 이정현 역시 그 못지않은 활약으로 팀의 두 번째 챔피언 등극을 이끌었다. 오세근 못지않은 부상 투혼을 선보인 사이먼 역시 최고의 외국인 선수 라틀리프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활약을 선보이며, KGC 우승에 매우 큰 역할을 했다.

그야말로 하나의 팀으로 똘똘 뭉쳐 일궈낸 값진 우승이다. 라틀리프만 빛났던 삼성과 달리 모든 선수가 자신의 역할 이상을 해줬고, 그것이 KGC의 사상 첫 통합 우승이란 결과로 돌아왔다. 앞으로 FA가 되는 오세근과 이정현이 팀에 잔류할지는 알 수 없지만, 2016-17시즌 KGC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은 농구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기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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