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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CL 탈락' 서울, 리빌딩을 준비해야 한다
- 출처:인터풋볼|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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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초반 3연패 이후 웨스턴 시드니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지만 결국 상하이 상강에 2대 4로 패배하며 조별예선 한 경기를 남긴 상태에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2013년부터 5년 연속 ACL 본선에 진출한 서울이 조별예선 통과에 실패한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2013년 준우승을 차지하고 지난 시즌 4강까지 오른 것에 비하면 급격한 추락이다.
서울은 지난 시즌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로 인해 한동안 혼란을 겪었다. 황선홍 감독은 자신의 색깔을 입히면서도 기존 서울 선수들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전술을 찾기 위해 짧은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실험을 해야만 했다. 스리백과 포백, 원톱과 투톱을 혼용했던 황선홍 감독은 스플릿 라운드 이후 4-3-3 포메이션을 서울에 정착시켰고 서울은 기적 같은 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황선홍 감독이 서울에 성공적으로 연착륙 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후 서울은 겨울 이적 시장 동안 또 한 번의 변화를 택하는 대신 기존의 전술을 발전시키고 취약했던 포지션을 보강하는 전략을 세웠다. 리그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가져왔기 때문에 충분히 합리적인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 팀에 부임한 황선홍 감독의 색채를 더 뚜렷하게 칠할 수 있는 영입은 없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조용한 겨울을 보낸 것도 사실이다. 결국, 변화 대신 안정을 택한 서울의 전략은 ACL 16강 진출 실패라는 결과로 돌아왔다. 아직 리그에서는 7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초반이지만 서울은 조심스럽게 리빌딩을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최전방 공격수 영입 절실
서울은 지난 시즌 뛰어난 스트라이커 자원을 가장 많이 보유한 팀이었다. 아드리아노를 비롯하여 데얀과 박주영, 윤주태까지 개성과 장점이 뚜렷한 4명의 스트라이커를 보유했던 서울이다. 하지만 윤주태가 상주 상무에 입대하고 아드리아노가 스좌좡 융창으로 이적하면서 서울에는 데얀과 박주영만 남게 됐다. 두 선수 모두 K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공격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한 시즌을 두 명의 선수로만 버티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원톱 전술을 쓰는 팀에 수준급 공격수가 4명이나 필요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3명은 보유하고 있어야 안정적으로 시즌을 치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30대 후반의 데얀은 시즌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채울만한 체력을 보장할 수 없고 박주영은 초반부터 작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번 상하이 원정에서도 데얀은 체력 안배를 위해 원정에 동참하지 않았다. 작년에 비해 경기 수가 줄어들게 되었지만 여전히 서울은 데얀과 박주영을 받쳐줄 수 있는 세 번째 공격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은 아직 아시아 쿼터 자리가 비어있다. 아직 여름 이적 시장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이 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공격수 영입을 꼼꼼하게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 과감한 선택은 뜻밖의 발견으로 이어진다
서울은 이미 플랜 B를 가동하고 있다. 시즌 초반 포백으로 시작했던 서울은 계속된 수비 불안으로 스리백을 가동하며 3-4-3 포메이션으로 변신했다. 지난 시즌 선보였던 공격력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지만 리그에서는 전북에 이어 최소실점 2위를 기록 중이다. 서울은 3-4-3 포메이션으로 변화하면서 새로운 선수를 발견하기도 했다. 바로 황현수와 황기욱이 그 주인공이다.
전북 원정 경기에서 프로 경기에 데뷔한 황현수는 스리백의 중요한 한 축으로 발전했다. 황현수는 오스마르가 있을 때는 중앙 센터백으로, 곽태휘가 복귀한 이후에는 왼쪽 센터백으로 경기에 출전하며 서울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황기욱 역시 올해 서울에 데뷔한 신인 선수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서울의 중원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수비 불안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변화를 주는 과정에서 과감하게 신예 선수를 기용한 선택은 새로운 발견이라는 소득으로 돌아왔다. 서울은 앞으로 남은 일정에서도 더욱 과감한 선택을 시도해 선수들의 경쟁을 유도하고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 마우링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올 시즌 서울에 합류한 마우링요는 아직 팀플레이에 완벽하게 융화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것과 팀에 동화되는 것에 대한 균형을 아직까지는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우링요가 팀에 적응해야 하는 것만큼 서울 역시 마우링요의 플레이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우링요가 출전하는 경기를 살펴보면 수비 뒷공간을 발견해 침투하는 움직임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뒷공간으로 출발하는 타이밍이 반 박자 정도 빠르다. 하지만 공을 가진 선수가 마우링요의 움직임을 발견하지 못해 다시 자기 진영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마우링요가 공을 가지고 있을 때는 공을 너무 오래 끄는 장면이 자주 보인다. 측면에서 공을 잡은 뒤 그라운드를 가로질러 반대쪽 측면까지 공을 몰고 들어가기도 한다. 마우링요가 드리블을 선호하는 유형의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마우링요의 움직임에 다른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면서 줄 곳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드리블을 지속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누구의 잘못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겨울 이적 시장에서 유일하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를 활용하는 데 있어서 조금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서울이다.
아직 시즌 초반일 뿐이다. 하대성과 신광훈 등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한 선수들이 돌아온다면 서울의 경기력이 금방 좋아질 수도 있다. 게다가 여름 이적시장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기에는 너무 이른 타이밍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연한 기대감만을 가진 채 기다릴 수만도 없다. ACL에서 탈락한 지금이 언젠가 있을 리빌딩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적기다. 이미 핸들은 반쯤 꺾였다. 더 과감한 변화를 시도할 서울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