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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물이 나타났다! 김태형이 키우는 비밀병기 이동원 '벌써 155킬로'
- 출처:스포츠서울|2017-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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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에서 벌써 155㎞! 쟤 도대체 누구야?’
두산의 호주 시드니 전지훈련 캠프에 ‘괴물’ 이 나타났다. 이 괴물은 20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서 최고구속 155㎞의 대포알 강속구를 뿌려대며 1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주인공은 두산이 비밀병기로 육성중인 우완투수 이동원(24)이다.
키 190㎝ 몸무게 105㎏의 당당한 체격을 지닌 이동원은 백팀의 4번째 투수로 5회 등판해 1이닝 동안 네 타자를 상대하며 삼진 3개에 볼넷 1개를 기록했다. 첫 타자 황경태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동원은 두번째 타자 신창희에겐 볼넷을 내줬지만 조수행과 이성곤을 모두 삼진으로 잡고 보무도 당당하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첫 타자 황경태에게 초구를 던질 때는 긴장한듯 헬멧 위로 공을 던지는 어이없는 피칭을 했지만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마지막 타자 이성곤에겐 직구를 계속 던지다 자꾸 커트되자 낙차 큰 커브를 던져 스탠딩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55㎞였고, 최저구속도 149㎞가 찍혔다. 평균 구속은 152㎞였다. 투구수 19개 중 18개가 직구였고 커브는 1개(122㎞)를 섞었다. 단순히 구속만 빠른 게 아니라 돌쇠같은 큰 체격에서 찍어 누르듯 던지는 직구는 마치 대포알을 연상시키듯 묵직하고 힘이 넘쳤다. 실전 피칭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는데 이 정도의 공을 던지니 어깨가 달궈지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구속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지 알 수 없다. 지난해 10월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는 전광판에 158㎞를 찍기도 했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이동원의 직구에 대해 예전 SK에서 뛰었던 강속구 투수 엄정욱을 연상시키는데 묵직함은 더 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직구와 커브 외에 포크볼도 던지는데 포크볼 구속이 무려 145㎞에 이를 정도로 무시무시한 공을 던진다.
캠프에서 대포알 강속구를 던지며 부각되고 있지만 사실 이동원은 두산 김태형 감독이 미래의 마무리 투수로 키우는 비밀병기다.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아 아직 제구에 문제가 있는 원석이나 다름없지만 다듬고 키우기에 따라서는 옥돌 정도가 아니라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다. 제구만 잡히면 직구 하나만으로 능히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압도적인 구위를 지녔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동원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지난 2012년 수원 유신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실력이 늘지 않아 방출됐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2015년말 테스트를 받고 재입단했다. 두산 이복근 스카우트팀장은 “이동원은 고교시절 투수였지만 워낙 제구력이 안 좋아 경기에 별로 출전하지 않던 선수였다. 140㎞후반의 공을 던졌는데 오직 빠른 볼 하나를 보고 육성선수로 뽑았다. 하지만 기량이 늘지 않아 방출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나서 실력이 향상된다면 다시 뽑겠다고 약속했는데 2015년말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가 150㎞의 공을 던졌다. 그래서 재입단시켰고 2군 스프링캠프에도 데려갔다”며 “처음엔 포수가 공을 받기 힘들 정도의 투구를 했지만 점점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공을 던지고 있고, 불과 1년여 동안 구속과 제구력이 모두 급격히 향상되고 있다. 성장속도가 빨라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동원은 지난해 2군에서 단 6경기에 불펜투수로 출전해 6이닝을 던지며 방어율 15.00을 기록했다. 6월 3경기, 8월에 3경기에 출장했는데 6이닝 동안 무려 12개의 볼넷과 사구 1개를 기록할 정도로 제구력은 떨어졌지만 삼진은 7개를 잡아냈다. 그의 엄청난 구위를 눈여겨 본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중반부터 그를 1군이 뛰는 잠실구장으로 가끔씩 불러올려 권명철 투수코치의 지도아래 따로 특별관리에 들어갔다. 김태형 감독은 이동원에 대해 “아휴~구위는 뭐~보는 대로 무시무시하다. 아직 다듬을 데가 너무 많지만 제대로 키워내면 최강 마무리투수 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캠프에 참가한 이동원은 경기 후 “작년 2군 캠프에서는 최고 152km를 던졌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155km까지 찍었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며 “처음엔 힘이 너무 들어가서 제구가 흔들렸는데, 조금 지나면서 좋아졌다. 오늘 피칭은 생각했던 것 보다 만족스럽다”고 첫 실전 피칭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동원은 “프로에 와서 1군에 한번도 못 올라갔는데, 올해는 열심히 해서 1군 무대에 서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라며 “직구 구속이 빠른 것 보다 제구력이 뒷받침 되야 1군에 올라갈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캠프에서는 구속 보다는 컨트롤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열심히 땀 흘리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아직은 땅속에서 캐낸 원석에 가까운 이동원이지만 타고난 신체조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속구를 놓고 볼 때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지녔다. 힘이 좋아 ‘우럭’ 또는 ‘돌쇠’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우직하고 성실한 성품을 바탕으로 배우는대로 받아들이는 흡입력도 지녔다는게 구단 관계자의 전언이다. 가파른 성장속도를 보이는 이동원이 1군 무대에서 대포알 강속구를 뿌려대는 모습을 상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