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 자이언츠는 그래도 올 시즌 새 얼굴을 찾은 부분이 소득이다. 특히 마운드에서 우완 ‘3박’ 박세웅(21) 박진형(22) 박시영(27)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이 중 가장 낯선 이름이 박시영이다.

박시영은 2008년 신인 2차 4라운드에 롯데에 입단했다. 하지만 올 시즌 전까지 1군 등판기록은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인 2010년 2경기가 전부였다. 경력으로 따지면 9년차, 중고참급이지만 주로 2군에 있었기 때문에 잘 알려져있지 않았다.

올해 5월11일 사직 넥센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르기 전까지 퓨처스리그서 선발 수업을 받았던 박시영은 이날 중간으로 나가 4⅓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6실점을 기록하며 혹독한 1군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다만 탈삼진 8개를 잡은 점은 인상적이었다. 서서히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순간이었다.

더구나 현역으로 군복무를 한 박시영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시영은 “부대 안에 야구장이 있어서 운동하기 좋았다. 물론 주로 축구나 농구를 더 많이 했지만, 소대장님과 캐치볼을 하면서 감각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웃었다.

오랜 기간 2군 생활을 하다가 다시 1군에 올라왔지만 박시영은 “2군에서도 야구는 재밌게 했다. 재밌게 하려다 보니 1군에 올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복귀 신고식은 혹독했지만 박시영은 6월 10일 두산전부터 18일 SK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쳤고, 7월에도 9일 LG전부터 19일 KIA전까지 4경기(4⅔이닝)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특히 7월9일 사직 LG전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박시영은 “(팀이) 이기면 승리투수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일단 팀이 역전승을 거두니 좋았다”며 웃었다.

박시영은 선발로도 8월23일 kt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올시즌 성적은 42경기에서 2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0.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성적이다. 하지만 박시영은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며 “올해 1군에 오래 있다보니 체력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비시즌에 보완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 목표는 간단했다. “보직은 연연하지 않는다. 1군에서 그냥 많이 던지고 싶다”던 박시영은 “내년에도 재밌게 야구하고 싶다.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