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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수 LG 투수 코치 "우승해서 실컷 울고 싶다"
출처:더 베이스볼|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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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LG를 거친 선수시절에는 유망주에서 특급 스타로는 탄생하지 못한 미생이었다. 하지만 선수시절 막판 옮긴 팀에서 성실함을 인정받아 프런트에서 경험을 쌓았고 이제는 현장에서 지도자로 선수들과 땀을 흘리고 있다. 스카우트로서 기른 안목을 살려 선수지도에 힘쓰고 있는 강상수(45) LG 투수 코치를 만나보았다. 지금까지 경험 못한 우승의 기쁨을 빠른 시일 내에 맛보겠다는 각오를 보여줬다.

최근 LG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그 요인은.
투수진의 세대교체를 위해 3, 4년전부터 젊은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키우자는 복안이 있었다. 일찌감치 병역을 마치게 하고 운동에만 전념하게 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2011년 후반기부터 코치로 활동하면서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다 참여해 꾸준히 선수들을 살펴보고 지도한 것이 도움이 된다. 그 결과 조금씩 매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직 에이스 투수급은 안나오고 있지만 불펜에는 확실한 기둥들이 자리잡고 있다. 임정우, 김지용 등 불펜으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선발 후보들도 꾸준히 기용하며 성장하도록 힘을 쏟고 있다.

얼마 전 일부 팬들의 감독 퇴진 현수막 등으로 어수선했다. 잘 극복하고 9연승을 거두는 등 성과가 좋았다. 원동력이 있었나.

사실은 현수막 사건이 선수들과 코치들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 많은 팬들이 주장한 것도 아니고 극히 일부 팬들이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에 다른 팬들이 “너희들이 불순분자 아니냐”며 현수막을 건 사람들을 나무라는 등 동조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 당시 성적도 5강 진출이 완전히 불가능해진 상황도 아니었다. 또 양 감독님이 선수들을 배려하는 리더십을 보여줘 선수들이 감독님과 함께 계속하기를 원했다. 주장인 류제국이 인터뷰에서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는 등 선수단이 단합, 좋은 결과를 냈다.

선수들과 호흡은 어떻게 맞추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한다. 야구내외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야구적인 것 뿐만 아니라 여자친구 문제, 가정 문제 등 야구외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들으려고 한다. 내가 스카우트 한 선수들에게는 선발한 이유 등을 이야기하며 서로 툭 터놓고 지내려고 한다. 카운셀링하는 개념으로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질책보다는 칭찬을 많이 해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

코치로서 투수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점은.
투수들에게 제일 많이 하는 이야기가 ‘도망가지 말라’고 한다. 공격적으로 해라. 초구에 홈런 맞아도 박수쳐주겠다고 한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타자를 이기기가 쉽지 않다. 스토브리그서 한·미·일 야구의 볼카운트별 기록을 보여주며 선수들에게 강조하기도 했다. 볼넷 개수를 줄여야만 빅이닝(다실점)이 나올 확률이 줄어든다는 점을 계속 주지시키고 있다. 게임 중에도 볼넷을 많이 내주며 공격적이지 못할 때 질책을 하기도 한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지금 가지고 있는 구종에 만족하지 말라고 한다. 매년 다른 구종을 추가해 계속 발전할 것을 주문한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항상 새구종을 개발해야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스카우트에서 코치로 변신했다. 프런트 경험이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되나.
스카우트를 한 것이 100% 도움이 된다. 내가 스카우트한 선수들의 과거와 현재의 기량도 정확히 알 수 있고 새로 들어오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상황도 잘 파악할 수 있다. 프런트에서 생활한 경험 덕에 구단이 선수단에 무엇을 바라는 지는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선수단과 프런트의 가교 노릇을 하고 있다. 선수단과 프런트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프런트에서 일하면서 처음에는 보고서 작성 등 서류 작업이 어려웠지만 나중에는 잘 적응했다. 프런트 경험이 코치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된다.

아마시절 국가대표로 활동하는 등 기대주였다. 프로에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어린 시절 처음 투구 폼을 잘 못 배운 탓이라고 생각한다. 초등과 중학교때 투구 폼을 제대로 못배웠다. 고등학교와 대학까지 아마시절에는 그런 대로 잘할 수 있었지만 프로에서는 극복이 힘들었다. 운동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고는 자부하지만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주위에서는 타자를 했으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말들도 한다. 사실 아마시절 국가대표로 활동할 때는 투수보다는 타자로 더 많이 뛰었다. 내가 투수가 하고 싶어서 타자를 포기했다. 후회는 없다. 결론적으로 프로에서 기량이 모자라서 성공하지 못했다. 요즘 중·고등학생들이 구속과 변화구에 신경을 더 쓰는데 그보다는 투구 폼을 잘 만들었으면 한다.

현역시절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은.
1995년 시즌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1999년이 더 극적인 포스트시즌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군복무를 하면서 선수생활을 병행했던 1995년 시즌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정말 다사다난했던 시즌이었다. 경기 중 갑자기 마운드를 내려오는 일도 생기는 등 정규시즌도 어렵게 끌고 나왔지만 포스트시즌서도 끝내기 밀어내기 패를 내주기도 했고 승리투수가 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아쉽게 우승을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잊지 못할 많은 일들이 있던 시즌이었다. (강 코치는 당시 롯데 유니폼을 입고 방위 복무 중으로 위수지역내 경기에는 출전할 수 있었지만 선발등판한 경기를 소속 부대장이 TV를 통해 보고 복귀를 요구, 삼성과 0-0으로 맞선 4회 마운드에서 갑작스럽게 강판당하는 일도 겪었다)

야구인생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인물은.
여러 감독님들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 고교시절에는 조두복 감독님, 대학시절에는 최남수 감독님 등이 있다. 인생의 가치관이 형성된 후에는 김용희 감독(현 SK 감독)님과 양상문 감독님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프로선수로서의 자세, 선수이기 전에 인간적으로 성숙해야 한다는 점 등을 많이 가르쳐준 분들이다. 김용희 감독님은 평소에는 부드러운 분이지만 선수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면 엄하게 꾸중을 하시는 분이다. 팬과의 관계, 사회공헌활동 등 프로선수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가르쳐주셔 내가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코치로서 보람이 있는 순간은.
물론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 4, 5년간 공을 들인 임정우가 마무리 투수로 자리를 잡아가는 등 내가 스카우트하고 데려온 선수들이 성장하고 자리를 잡는 것이 정말 기쁘다. 특히 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지명해 뽑은 김지용이 성장해가는 모습이 뿌듯하다. 김지용에게 입단 계약하면서 ‘들어오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나가는 것은 순서가 없다. 네가 잘하면 가장 늦게 나가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잘 성장하고 있어 기쁘다.

LG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20년이 넘게 프로야구계에 있는데 한 번도 우승을 못해 봤다. LG에서 우승하고 정말 한 번 실컷 울어보고 싶다. 2013년 4강에 진출했을 때 더그아웃에서 살짝 울기도 했다. 메인 투수코치를 처음 맡아서 꼴찌까지 갔다가 4강에 기적적으로 나간 2014년은 힘들기도 했고 보람도 컸던 시즌이었다. 우승을 꼭 하고 싶다. LG팬 분들은 열혈팬이다. LG팬들은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 질책보다는 격려를 좀 더 해주면 우승으로 보답하는 날이 곧 올 것으로 생각한다. 조금만 참고 기다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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