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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보단 성장” 박신자컵 결산, 진짜 승자는 누구인가?
출처:점프볼|201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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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일주일간 아산에서 펼쳐진 2016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가 지난 17일 KB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비시즌에 열리는 대회인 만큼 6개 팀들은 당장의 성적보다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엔트리 구성 또한 만 30세 이상 베테랑 선수 3명은 제외한 채 젊은 선수들로 엔트리를 구성했다. 현장에서 만난 6개 팀 코치들도 “지금은 승패보다는 이 대회를 통해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정규리그에 임하는지가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렇다면 이번 박신자컵을 통해 성장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팀은 어디일까?

▲ 2년 연속 결승진출

KB와 KDB생명은 지난 대회에 이어 2년 연속 결승에서 만났다. 두 팀 모두 결승 직전까지 한 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대회를 치렀다.

디펜딩 챔피언을 누르고 새롭게 정상에 오른 KB에선 단연 심성영이 눈에 띈다. 작년 박신자컵에서 평균 18.3득점 4어시스트 1.2스틸로 맹활약한 심성영은 올해 대회에도 팀 공격을 책임지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평균 12.6득점 3.4어시스트로 개인 기록은 지난해보다 다소 하락했지만 지난 16일 KEB하나전에서 3점슛 10개 포함 35득점을 폭발하는 등 변함없는 득점력을 과시했다. 결승 직후 발표된 대회 MVP도 그녀의 몫이었다. 대회 전 변연하의 은퇴로 생긴 앞선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고민하던 KB에게 심성영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지난해 우승팀 KDB생명은 결승에서 비록 아쉽게 우승컵을 들어 올리진 못했지만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잘 짜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김소담-진안-노현지로 이루어진 포워드라인은 박신자컵에 참가한 6개 팀들 중 최강을 자랑했다. 결승전 직후 적장인 KB 진경석 코치 또한 “김소담, 진안, 노윤지가 정말 잘 하더라”라며 이들을 칭찬했다. 다만 승부처에서 확실히 득점을 해줄 에이스의 부재는 아쉽다. KB와의 결승전에서도 3~4점차 접전 상황에서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 결과보단 과정, 리빌딩 중간점검

똑같이 1승 4패를 기록한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새로이 전력을 꾸리는 팀들. 그만큼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하다. 이번 박신자컵을 통해 두 팀 모두 아쉬움과 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먼저 신한은행은 실책에 발목이 잡혔다. 첫 경기에서 무려 35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자멸했다. 정선민 코치가 “멘붕이 왔다. 선수들이 중앙선도 제대로 넘지 못 하더라”고 푸념할 정도로 앞선에서의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박혜미-양인영이 지킨 골밑은 충분히 제 실력을 보여줬다. 대회기간 평균 16득점 9.8리바운드를 올린 박혜미는 골밑 득점 뿐 아니라 3점슛도 갖추고 있어 전술 활용도가 매우 높다. 양인영 또한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점수를 내며 존재감을 뽐냈다. 신정자, 하은주가 은퇴했지만 박혜미, 양인영이 있기에 신한은행의 골밑 걱정은 한결 덜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리빌딩을 선언한 삼성생명은 그간의 수비농구에서 벗어나 공격농구로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유승희가 있다. 그녀는 평균 17.6득점으로 팀 내 에이스 역할을 하며 대회기간 팀을 이끌었다. 대회 기간 내내 악바리 같은 수비를 보여준 강계리와 유승희가 지킨 앞선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낮은 골밑은 삼성생명의 불안요소다. 팀에 유일한 센터인 한여름이 얼마만큼 성장하느냐가 중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 정반대의 두 팀

우리은행은 신한은행, 삼성생명과 함께 1승 4패를 기록했지만 득실차에 의해 최하위로 내려갔다. 하지만 여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대회 전 “우리 팀은 국가대표에 나갔던 선수들을 빼고 진짜 퓨처스리그 선수들만 나선다. 주전급 선수가 나오는 팀들에 비하면 전력이 약한 편이다”고 밝힌 박성배 코치의 말대로 팀의 주축인 양지희, 임영희, 한혜진, 이승아, 이은혜가 모두 뛰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 대신 코트 위를 누빈 최은실, 최정민, 유현이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기대 이상의 소득을 얻었다. 특히 최은실은 평균 19.2득점 11.2리바운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향후 우리은행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KEB하나는 우리은행과 상황이 정반대다. 강이슬, 염윤아, 백지은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며 우승을 노렸지만 3승 2패, 3위에 그쳤다. 대회 직후 만난 염윤아도 “우승을 바라봤다. 나와 (강)이슬이 (백)지은이가 모두 뛰었다. 이기면 본전이고 지면 창피한 거라고 생각했다”며 아쉬워했다. 바뀐 코칭스태프와 최근 어지러운 팀 상황도 부진의 한 요인으로 뽑힌다. 하지만 김이슬, 신지현, 김정은 등 부상 선수들이 돌아온다면 팀 전력은 지금보다는 한층 더 강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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