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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준에게 궁금한 세 가지, 두산·스피드·활용법
출처:마이데일리|201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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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보다는 컨트롤이다."

두산 고원준이 이적 후 첫 경기서 선발승을 따냈다. 3일 잠실 SK전서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2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롯데 시절이던 2013년 4월 27일 잠실 LG전(선발등판-7이닝 1실점) 이후 1133일만의 승리.

고원준은 5월 31일 노경은과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에 합류했다. 넥센, 롯데에 이어 세 번째 팀. 최근 그에 대한 기대치는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롯데 시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4년 상무 시절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 재활했다. 올 시즌 초반에도 컨디션 난조로 롯데 선발진 경쟁에서 밀렸다.



본래 5일 장원준의 대체선발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지난달 31일 장원준의 투구수가 124개라 5일만의 등판이 체력적으로 무리라고 판단한 김태형 감독의 결단이었다. 그러나 3일 선발 예정이던 더스틴 니퍼트가 갑작스럽게 등에 담 증세를 호소, 고원준이 부랴부랴 1군에 등록되면서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두산

장원준은 지난해 롯데에서 FA 자격을 얻어 이적한 뒤 승리할 때마다 "잠실은 구장이 넓고, 두산의 수비가 좋아 편안하게 던질 수 있다"라고 했다. 심리적인 요소가 호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고원준도 첫 경기를 마친 뒤 비슷한 얘기를 했다. "수비가 좋아서 내가 잘 던지면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줄 것이라 믿었다"라고 했다.

이 부분은 중요하다. 고원준은 강속구 피처가 아니다. 넥센 시절 140km대 중반을 찍었지만, 롯데 시절 많은 공을 던지면서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30km후반~140km초반이다. 3일 경기서도 패스트볼보다 슬라이더와 컷 패스트볼을 더 많이 구사했다. 철저히 맞춰잡는 피칭으로 4회까지 단 46개의 공만 던졌다. 두산 철벽 내야진이 롯데 타선의 범타를 완성했다. 고원준의 피칭 스타일과 잠실구장, 두산 내야진의 궁합이 좋다는 게 드러났다.



▲스피드

고원준은 롯데 시절 130km대까지 스피드가 떨어졌다. 이유에 대해 "공을 많이 던지면서 자연스럽게 구속이 내려갔다"라고 했다. 올 시즌 초반에도 스피드가 나오지 않으면서 롯데 선발진 경쟁에서 밀렸다. 그는 "시범경기서 담 증세가 있었다.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러나 2군에서 꾸준히 선발 등판하면서 스태미너를 끌어올렸다. 공을 받은 포수 박세혁은 "체감상 패스트볼 위력이 더 좋았다. 구속은 좀 더 오를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아무래도 스피드가 좀 더 올라오면 슬라이더와 투심 위력도 덩달아 좋아지게 돼 있다. 구속 차가 커지기 때문에 타자 입장에선 타격 타이밍을 잡는 게 더욱 어려워진다. 고원준은 "스피드가 조금 올라왔다. 그래도 스피드보다는 컨트롤"이라고 강조했다.



▲활용법

김태형 감독은 고원준 활용법에 대해 "진야곱처럼 쓸 것이다"라고 했다. 주로 롱릴리프로 기용하면서, 3일 경기처럼 기존 선발투수가 뛰지 못하거나 투구 간격을 조정해야 할 때 선발로 투입할 것이란 의미. 장기적으로 선발투수가 어울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올해 던지는 걸 지켜볼 것이다"라고 신중하게 답했다. 일단 니퍼트가 다음주 등판이 쉽지 않을 경우 고원준의 선발등판이 1~2차례 더 성사될 수도 있다.

고원준도 당연히 선발 욕심이 있다. 시간은 그의 편이다. 군 복무를 마친데다 여전히 20대 중반의 나이. 일단 두산에서 주어진 역할을 꾸준히 소화하면서, 자신의 경쟁력을 어필하는 게 중요하다. 고원준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고원준이 오른손 롱릴리프로 가세하면서 두산 불펜의 짜임새가 좋아졌다. 선발 예비전력도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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