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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 재우고 경기하는 외국 선수에 '필' 받았죠"…리우 가는 '32살 여자 수영' 남유선
- 출처:스포츠서울|201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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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은 생각도 안 했죠.”(웃음)
한국 나이 16살 때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았던 소녀가 그만큼의 세월을 보낸 32살에 다시 도전한다. 그는 “수영 인생에 피니시 라인을 긋지 않고 그날 그날 스케줄을 따르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미소지었다. 지난 26일 동아수영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A기준기록을 통과해 오는 8월 리우 올림픽에 가게 된 32살 남유선(광주광역시 체육회)이 그 주인공이다. 2분13초84를 기록하며 일반부 2위가 된 그는 국제수영연맹(FINA)이 정한 A기준기록 2분14초26 이내에 들어오면서 1위 김서영(경북도청·2분13초18)과 함께 이 종목에 두 장뿐인 리우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남유선은 한국 수영에 큰 족적을 남긴 선수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400m에서 한국 수영사 최초로 8명이 겨루는 결승 무대를 밟아 7위를 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수영 경영 결승에 오른 한국 선수는 그와 박태환 둘 뿐. “중학생 때 나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큰 경험이 됐다. 예선 스타트대 위에 섰는데 카메라 플래시가 엄청 터지더라”는 그는 “놀라고 떨려서 다리가 후들후들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게 아테네에서 A파이널(결승)에 간 이유가 됐다”고 했다.
이후 내리막길을 걷는 듯 했던 남유선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대표로 복귀하며 수영 인생 불꽃을 다시 태웠다. 이제 32살 나이에 생애 4번째 올림픽(2000·2004·2008·2016년)을 준비하게 됐다. 그는 “대표팀에서 단체 생활을 하면 어린 선수들과 다르게 운동 회복 능력이 떨어져 힘들었다. 그래서 인천 아시안게임을 뛰고나서 국제대회는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라며 말 끝을 흐린 뒤 “그런데 다른 한국 선수들이 선발전 때 부진해 운 좋게 나간 작년 러시아 카잔 세계선수권에서 수영에 대한 열정이 다시 샘 솟았다”고 털어놨다. 세계에서 온 다양한 선수들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남유선은 “10년 만에 세계선수권을 갔다. 가서 보니 결혼한 선수,아기 낳고 현역으로 복귀한 선수,한 켠에 아기를 재워놓고 레이스에 뛰어든 선수 등 많은 모습들을 봤다. 내 시야가 커진 느낌? 그래서 수영에 대한 열정이 생겼고 동기 유발도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이가 드니까 당연히 안 좋다. 어릴 때 하루 5~6가지 하던 것을 지금은 1~2개로 줄여야 하니까”라면서도 “내 몸을 스스로 컨트롤할 힘이 생겼다는 것,그 전에 보이지 않던 수영이 지금 보이는 것은 예전에 없던 장점”이라고 스스로를 칭찬했다. “4가지 영법을 모두 하니까 힘들지만 그만큼 이런 저런 단점들을 계속 고쳐나가 지루하지 않게 운동하는 것은 좋다”며 개인혼영이 ‘롱런’에 보탬이 됐음을 밝혔다.
서울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고려대 일반대학원에서 운동생리학 석사과정을 수료한 뒤 논문만 남겨놓고 있다. 그는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게 힘들어 운동에 전념하기도 했다”면서 “어느 순간 운동이 내 것이 됐다는 생각이 드니까 다시 공부 욕심이 생겨 대학원을 들어갔다”며 ‘엄친딸’ 같은 삶을 살짝 소개했다. 그러나 그는 “강단보다는 내가 갈 곳은 결국 지도자”라며 리우 올림픽이 지도자를 준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한 때 세계 7위까지 올랐으나 중국 일본이 개인혼영에서 세계적으로 강하다보니 흔한 아시안게임 메달도 없다. “10년 전엔 메달 욕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메달도 하늘이 주는 것이란 생각을 한다”는 남유선은 “개인혼영 400m에서도 올림픽 티켓을 따고 싶다. 그 다음엔 내 기록을 리우에서 줄이고 싶다. 외국 선수들 몸 관리,영법 구사도 지도자 마음 가짐으로 유심히 봐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고 리우 올림픽에 대한 소박한 포부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