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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정재훈 "내가 못해본 우승, 올해도 해야죠"
- 출처:연합뉴스|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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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팀이 이래서 좋은 건가. 1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두산 베어스의 우완 투수 정재훈(36)이 불펜 에이스로 다시 태어났다.
두산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진 정재훈을 영입했다. 2014시즌 종료 뒤 장원준의 FA 보상 선수로 롯데로 떠났던 정재훈은 1년 만에 다시 두산으로 돌아왔다.
스프링캠프 때만 하더라도 김태형 감독의 계투진 구상에서 정재훈은 빠져 있었다. 정재훈도 "감독님이 무척 솔직하게 말씀하셨다. 잘하길 기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보다는 투수진 고참으로서 선수들이 단합하는 데 힘을 써달라고 했다"고 돌아봤다.
정재훈은 김 감독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실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1군 무대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팀의 최고참급이라고 해서 엔트리 한 자리를 비워둘 리가 없다.
정재훈은 김 감독의 말을 편하게 마음을 먹으라는 뜻으로만 고맙게 받아들였다. 김 감독의 배려 속에 정재훈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페이스를 조절했다. 그 덕분에 시즌 출발 때 정재훈의 몸 컨디션은 베스트였다.
정재훈은 현재 팀 내 계투진 중 가장 믿고 쓸 수 있는 카드다. 총 11경기에서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0.54를 기록 중이다. 계투진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고, 가장 많이 던졌다.
구속은 전성기와 비교하면 10㎞ 가까이 떨어졌지만, 구속 저하는 안정적인 제구력과 관록으로 상쇄했다. 주 무기인 포크볼은 과거 두산 마무리로 펄펄 날 때와 비견될 만큼 날카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군 무대에서 단 10경기만 뛰었던 정재훈은 "특별히 구위가 좋아진 것은 없다. 1년 쉬었더니 타자들이 내 공이 생소해서 못 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다만 롯데에서 뛸 때는 마음이 급했다.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 두산은 오래 있던 팀이니까 확실히 마음이 편하다. 운이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정재훈은 지난해 롯데가 전반기 막판부터 유망주 발굴에 힘을 쏟은 탓에 전력 외의 존재로 취급받았다. 그 덕분에 주로 2군에 머물면서 몸을 추스를 수 있었고,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올해는 성적 압박이 덜한 두산으로 옮길 수 있었다. 그리고 코치 시절부터 자신의 진가를 잘 아는 김태형 감독이 사령탑이 돼 있었다. 정재훈이 운이 좋다고 말한 것은 그래서다.
지난해 정재훈은 친정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먼 곳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는 "아쉬움이 컸다. 두산에 오래 있으면서도 한 번도 우승을 못 해봤는데, 내가 떠나자마자 우승을 해서 무척 부러웠다"며 "올해도 두산이 우승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정재훈은 지금 페이스대로 1년 내내 잘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언젠가는 위기가 찾아올 것이고, 그 위기를 맞을 마음의 준비까지 마쳤다.
그는 "위기라는 것이 한 번 온다는 보장도 없고, 10번 아니면 20번도 올 수 있다"며 "내가 대비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마음은 비웠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것뿐이다.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