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MVP는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여자프로농구 춘천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은 16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부천 KEB하나은행을 66-51로 완파한 뒤 승리의 주역으로 양지희를 꼽았다.

하나은행은 모스비와 첼시 리의 강력한 ‘트윈타워‘를 자랑하는 팀. 높이에서 하나은행을 압도할만한 팀은 거의 없다.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양지희의 역할이 중요했다. 특히 모스비를 막는 수비가 중요했다.

모스비는 청주 KB스타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3점을 올렸고 3차전에서는 결승 득점을 포함해 19점을 올린 주득점원이다. 그런데 양지희는 모스비를 6점으로 묶었다.

위성우 감독은 양지희가 120% 자기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양지희는 "준비한 수비는 많았는데 오늘은 그 수비를 쓰지 않았다. 감독님께서 제게 맡기도 최대한 몸싸움을 해서 막아보라고 하셨다. 동료들도 많이 도와줬다. 준비했던 수비를 안 써도 되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양지희가 대인방어로 모스비의 위력을 반감시키면서 우리은행은 비장의 수비 전술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이는 모스비의 반격이 펼쳐질 경우 우리은행이 던질 수 있는 패를 하나 아낄 수 있었다는 의미다.

박종천 하나은행 감독은 1차전이 끝나고 "몸싸움에서 졌다"고 혀를 내둘렀다. 양지희는 하나은행의 어떤 빅맨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았다.

양지희는 정규리그 MVP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10.3점, 6.0리바운드, 2.6어시스트, 1.3블록슛을 올리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MVP라는 수식어를 달고 치르는 챔피언결정전을 특별할 수밖에 없다. 양지희는 시상식이 끝나고 "예전 포스트시즌에서는 동료들을 잘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지 내가 주도적으로 해야겠다 생각은 안 했다. 적극성이 떨어졌다. 공을 잡고 보이지 않는 실수를 할 때도 많았다. 그런 부분을 잘 다듬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양지희는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제 몫을 했다. 팀내 가장 많은 16점을 올렸다. 위성우 감독은 "공격에서 큰 기대는 안 했는데 수비를 해주고 공격도 해주고, 계속 해줘야 한다. 한번으로 끝나면 안된다"며 껄껄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