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계약 후 부진, 칼 갈았던 겨울

시범경기 만루홈런 합창, 좋은 징조되나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했던 SK의 고액 프리에이전트(FA) 듀오가 만루포를 합창하며 기분 전환에 성공했다. 자존심 회복을 벼르고 있는 두 선수의 앞길을 밝히는 좋은 징조가 될지 주목된다.

2015년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FA 계약을 맺은 최정(29, 4년 86억 원)과 김강민(34, 4년 56억 원)은 시범경기에서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최정은 13일 수원 kt전에서 6회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7-1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강민 또한 15일 고척 넥센전에서 역시 4회 역전 만루포를 때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시범경기이기는 하지만 두 선수의 페이스는 좋다. 백스윙을 수정한 뒤 오키나와 캠프에서 타격감을 조율하는 과정이었던 최정은 시범경기 들어 장타가 나오기 시작했다. 15일까지 타율 3할5푼7리로 천천히 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의 팀의 주장으로 선임된 김강민은 꾸준한 페이스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타율 3할4리, 출루율 5할을 기록하며 손맛과 눈을 동시에 잡은 김강민은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3할6푼4리의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몸값에서 볼 수 있듯이 두 선수는 SK 타선의 기둥이다. 확실한 경력이 있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FA 계약을 맺은 직후인 지난해에는 나란히 부진했다. 기량이 모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부상 때문이었다. 특히 최정이 그랬다. 시즌 내내 온몸에 부상을 달고 살았고 80경기 남짓을 뛰는 데 그쳤다. 김강민은 시범경기에서 도루를 하다 무릎 부상을 당한 여파가 시즌 내내 갔다.

그래서 "먹튀"라는 비난 속에 상처도 적잖이 받았다. 올해는 그런 오명을 벗어던지겠다는 각오가 누구보다 강하다. 비시즌 동안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고 지금은 몸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정의윤이나 최승준이 아직은 물음표가 남아 있는 선수들이라면, 최정이나 김강민은 오랜 표본에서 쌓인 신뢰도가 확실하다. 두 선수가 반등해야 SK 타선도 변수를 지울 수 있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엄청나다. 최정은 팀의 중심타자다. 이변이 없다면 올해도 3번에서 중심타선을 진두지휘한다. 김강민은 2번과 7번 모두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강한 2번 타자‘가 될 수도, 중심타선이 정리하지 못한 주자를 불러들이는 ‘해결사‘가 될 수도 있다. 두 선수의 방망이에 많은 것이 걸린 SK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