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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캐프리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 출처:한겨레|2016-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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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직면한 위협에 함께 행동 나서야”
‘룸’에서 열연한 브리 라슨 여우주연상
아동성추행 다룬 ‘스포트라이트’ 작품상
‘매드맥스’, 의상상 비롯 6개 부문 휩쓸어
‘백인들만의 잔치’라는 논란에 휩싸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5번째 도전 끝의 첫 수상이다.
디캐프리오는 28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에디 레드메인(<대니쉬 걸>), 마이클 패스벤더(<스티브 잡스>) 등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는 그동안 <길버트 그레이프>(1993)로 조연상 후보에, <에비에이터>(2004)와 <블러드 다이아몬드>(2006),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2013)로 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4번 모두 수상에 실패했다. ‘오스카 징크스’라는 말까지 나왔는데, 20여년 만에 질긴 악연을 끊은 셈이다.
<레버넌트>는 혹독한 추위의 원시림에서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와 아들을 죽인 자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디캐프리오는 수상 소감에서 “지난해는 세계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북극에서 얼음이 녹고 있다. 인류 모두가 직면한 위협이기에 인류가 함께 행동에 나서야 한다”면서 지구 온난화 문제를 지적해 박수를 받았다. 멕시코 출신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53) 감독은 이 영화로 지난해 <버드맨>에 이어 2년 연속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은 영화 <룸>의 브리 라슨한테 돌아갔다. 일각에선 <캐롤>의 케이트 블란쳇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실제는 처음 후보에 오른 27살의 신예에게 영예가 돌아간 것이다. 그는 17살 때 한 남자에게 납치돼 가로세로 3.5m 남짓의 작은 방에서 7년 동안 아들까지 낳고 키우다 탈출한 여자를 연기했다.
작품상은 <스포트라이트>가 거머쥐었다. 미국 일간지 <보스턴 글로브>의 탐사보도팀이 2002년 가톨릭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을 취재·보도한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다. 이밖에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의상상을 비롯한 6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번 시상식을 둘러싸고 아카데미의 고질적인 ‘백인 편향’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녀 주·조연상 후보 20명 모두 백인으로 채워져 ‘백인만의 잔치’라는 항의가 이어졌고,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해시태그 ‘OscarsSoWhite’(오스카는 백인중심적)를 붙인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많은 흑인 영화인들은 이번 시상식에 불참했다. 사회를 맡은 흑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시상식 초반에 “사회를 맡지 않을 것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많은 흑인 영화인들이 진짜로 화가 났다”면서 “난 실업자이고, 이 자리를 백인인 닐 패트릭 해리스에게 넘길 수는 없었다”는 말로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이어 “차라리 남·녀 배우상을 따로 주듯 흑인배우상 부문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번 시상식에선 외국어작품상도 유대인 학살 문제를 다룬 <사울의 아들>에게 돌아가, 아카데미의 유대인 편향성을 확인해줬다는 진단도 나온다.
배우 이병헌은 한국 배우로선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콜롬비아 배우 소피아 베르가라와 함께 외국어영화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후보작과 수상작을 발표했다. 영화 <유스>의 삽입곡을 부른 소프라노 조수미도 이 영화가 주제가상 후보에 올라 레드 카펫을 밟았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