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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모비스 삼성 역대급 천적, 그 끝은 어디?
- 출처:데일리안|201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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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10일,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마지막으로 울산 모비스에 승리했던 날이다.
그로부터 4일 후인 1월 14일 경기를 시작으로 삼성은 장장 3년 10개월 동안 23번의 대결에서 모비스에게 더 이상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KBL 역사상 특정팀을 상대로 최다연승과 연패 기록이다.
그동안에는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모비스는 2012-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KBL 사상 유일하게 3년 연속 리그를 제패한 왕조였다. 반면 삼성은 이 시기 급격한 전력 약화로 암흑기를 보내던 중이었다. 물론 한 시즌 6번이나 맞붙는 프로농구에서 수년간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상황이 조금 달랐다. 삼성은 적극적인 투자와 외부 영입으로 전력을 대폭 보강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까지 모비스 3연패의 주축이자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나란히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천적을 잡기 위해 상대의 에이스들을 수혈한 셈이다. 반면 주축 선수들을 잃은 모비스는 뚜렷한 전력 약화가 예상됐다.
하지만 정작 올 시즌에도 양팀의 천적관계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모비스는 삼성과의 3번의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이 된 라틀리프와 문태영의 존재도 양 팀의 천적관계를 흔들지는 못했다. 26일 잠실 원정에서도 모비스는 삼성을 93-82로 완파하며 연승 기록을 ‘23’까지 늘렸다. 모비스의 살아있는 전설 양동근은 28점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간 양팀의 맞대결을 돌이켜보면 경기 막판 승부처를 지배하는 힘에서 희비가 갈렸다. 물론 삼성도 여러 차례 승리 일보 직전까지 모비스를 몰아붙인 경기들도 있었다. 그러나 번번이 4쿼터의 벽을 넘지 못했다. 반대로 좋지 않은 경기를 펼쳤던 상황에서도 모비스는 양동근처럼 스스로 경기흐름을 반전시킬 줄 아는 선수들이 존재했다. 상황대처가 뛰어나고 변화무쌍한 유재학 감독의 전술 역시 모비스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모비스는 라틀리프와 문태영을 떠나보낸 올 시즌도 리그 2위에 오르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삼성은 지난 시즌보다는 성적이 반등했지만 11승 12패로 5할에 못 미치는 승률로 여전히 모비스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모비스전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뒀던 김상준 감독을 끝으로 김동광 전 감독과 김상식 전 감독대행에 이어 이상민 현 감독도 아직까지 모비스전에서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두 팀의 천적관계가 단순히 전력차나 특정 선수의 활약 유무에만 좌우되는 게 아님을 보여준다.
모비스는 디펜딩챔피언이지만, 삼성 역시 프로 이전부터 꾸준히 한국농구의 역사를 이어온 명문 구단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일방적인 천적관계는 KBL 역사에서 보기 드문 장면일 뿐 아니라 삼성으로서도 큰 굴욕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