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전패‘

한국시리즈(KS)에서 삼성 선발진의 성적이다. 선발진이 밀리다보니 마운드 싸움에서 이길 수 없는 것이 삼성의 현실이다.

삼성은 이번 KS 1~3차전에서 믿었던 선발 투수들이 모두 부진했다. 알프레도 피가로는 1차전에서 난타 당한 끝에 3⅓이닝 동안 6실점을 남기고 물러났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에 그쳤고, 변화구 제구는 들쭉날쭉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부진의 이유에 대해 "피가로가 긴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감 결여가 더 큰 문제로 보인다. 두산 타자들은 피가로의 공에 두려움을 전혀 갖지 않았고,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쳤다.

토종 선발 장원삼은 KS 2차전에서 6이닝을 버텼다. 그러나 5회 집중타를 얻어맞고 4실점을 기록했다. 상대 선발이 더스틴 니퍼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4실점은 뼈아팠다. KS 3차전에 나선 타일러 클로이드는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1~3회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지만, 4회 제구가 흔들리면서 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가 많아지면서 5회까지 버티는데 만족해야 했다. 최종 성적은 5이닝 5피안타 6사사구 3실점을 남겼다.

선발 투수의 조기 강판은 불펜진의 조기 투입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이번 KS에 안지만과 임창용이 없다. 때문에 심참인과 차우찬이 필승조를 맡고, 백정현·박근홍·김기태 등이 셋업맨과 추격조 역할을 하고 있다. 3차전을 치렀을 뿐에 불펜 투수 소모가 많았다. 류중일 감독은 2·3차전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심창민을 투입했다. 점수 차이가 3~4점인 만큼 타선이 터지면 역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심창민은 추가 실점을 했고, 삼성은 추격의지를 잃었다.

단기전은 마운드의 높이가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 수비가 마운드를 뒷받침 하고, 타선이 점수로 지원해야 한다. 삼성은 1차적으로 마운드에서 밀리고 있다. 두산 선발은 1~3차전에서 모두 7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삼성 선발 투수의 이름은 전광판에서 보이지 않았다. 윤성환의 이탈로 선발 싸움에서 열세가 예상됐지만, 두 외국인 투수의 부진까지 겹치자 손 쓸 도리가 없는 모습이다.

류중일 감독은 마운드의 열세를 타격으로 극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타선마저 신통치 않다. 삼성 타선은 1차전에서 9점을 뽑아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냈지만, 2·3차전에서 니퍼트와 장원준에게 묶이면서 침묵했다. 삼성은 30일 열리는 KS 4차전에 사흘 휴식을 취한 피가로를 전격 투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피가로가 무너지면다면 삼성의 통합 5연패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