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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듯 다른 두 얼굴의 매치업
- 출처:점프볼|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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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주간 프리뷰는 서로 비슷한 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속사정을 갖고 있는 팀들 간의 매치업으로 꾸며 봤다. 각각 하승진과 제임스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전주 KCC와 원주 동부. 정상급 슈팅가드를 보유했고 후반에 강한 두 팀, 안양 KGC인삼공사와 부산 케이티. 그리고 평균 득점 1, 2위와 국가대표 빅맨들끼리의 맞대결을 펼치는 고양 오리온과 창원 LG가 그 주인공들이다.
1.전주 KCC(3위, 7승 6패) vs 원주 동부(9위, 4승 10패)
10월 20일(화) 19:00 전주실내체육관 중계:MBC스포츠+
▲ 하승진 딜레마
전주 KCC의 하승진은 사용법이 어려운 선수다. 농구에서 가장 강력한 높이(221cm)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기동력이 많이 떨어진다. 세트 오펜스에서의 영향력, 제공권 장악은 무시무시하지만 상대팀의 속공과 2대2 플레이에 대해선 속수무책이다.
이는 KCC의 경기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KCC는 올 시즌 하승진이 첫 출전한 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15점차로 대파하며 신바람을 냈지만, 이후 내리 3연패하며 부진에 빠졌다. 이는 상대팀들이 이미 하승진 공략법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 KCC 추승균 감독도 “하승진이 2대2 수비가 약하다 보니 상대팀이 하승진이 있으면 무조건 2대2 공격을 한다”며 답답해했다.
한 순간에 하승진이 달라질 순 없다.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선수인 만큼 상황에 따른 적절한 출전시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KCC는 지난 18일 안양 KGC와의 경기에서 하승진의 출전시간(14분 52초)을 15분 미만으로 대폭 줄였다. 이번 시즌 복귀 후 가장 적은 출전시간을 기록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팀은 21점차로 대승하며 3연패 부진에서 벗어났다. 하승진 사용법은 KCC가 시즌 동안 풀어야 할 숙제다.
▲ 라샤드 제임스, 없어진 코트 위의 존재감
KCC가 하승진 딜레마에 빠졌다면 원주 동부는 라샤드 제임스가 골칫거리다. 제임스는 시즌 전 엄청난 운동능력을 선보이며 팬들과 관계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개막 후 제임스의 모습은 기대에 한참 부족하다. 평균 9.69점을 올려주고 있지만 대부분이 개인플레이에 의한 득점이다. 또한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제임스가 있을 때 골밑 수비가 약해진다. 이를 상대팀이 적극 이용하는 것은 당연지사.
물론 이는 제임스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애초에 제임스는 조직적인 플레이가 아닌 뛰어난 개인기로 득점을 쌓는 유형의 선수. 동부도 제임스가 운동능력으로 상대 수비를 찢고 올리는 득점 장면을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주성의 부상으로 원하던 그림이 엉망이 됐다.
로드 벤슨-김주성-윤호영과 함께 뛰는 제임스는 분명 위력적일 것이다. 하지만 김주성은 부상으로 빠졌고 윤호영도 제 컨디션이 아니다. 높이가 낮아진 동부는 화려한 공격력의 제임스보다 수비와 궂은일을 해줄 선수가 필요해졌다.
제임스가 동부 농구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김주성이 돌아올 때까지 로드 벤슨과 윤호영이 좀 더 힘을 내줘야 한다.
2.안양 KGC(6위, 6승 7패) vs 부산 케이티(8위, 5승 7패)
10월 21일(수) 19:00 안양실내체육관 중계:MBC스포츠+
▲쇼타임 3쿼터
2라운드부터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선수 2명이 동시 출전하는 3쿼터에 사실상 승부가 갈리고 있다. 외국 선수 두 명의 기량 차이가 크지 않고 호흡이 좋은 팀들은 웃는 반면 그러지 못한 팀들은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최근 3쿼터가 가장 뜨거운 팀은 안양 KGC인삼공사와 부산 케이티다. KGC는 이정현과 박찬희가 팀에 복귀하며 시즌 초와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박찬희-이정현-강병현-양희종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라인업이 완성되며 물샐 틈 없는 전력을 과시중이다. 국내 선수층이 두터워지자 ‘기분파’ 찰스 로드의 에너지도 올라갔다. 여기에 시즌 초, 고전을 면치 못했던 마리오 리틀까지 살아났다.
특히 정상급 국내 선수들과 로드, 리틀이 같이 코트에서 뛰는 3쿼터는 KGC에겐 쇼타임 그 자체다. 1~4쿼터 중 가장 많은 득점을 집중시키며 올 시즌 3쿼터 득점이 21.5점으로 리그 2위다.(1위는 22.3점의 고양 오리온)
특히 지난 17일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3쿼터 폭발력은 놀라울 정도. 박찬희의 엘리웁 패스를 그대로 덩크슛으로 마무리한 로드와 높은 점프력에서 내리 꽂은 리틀의 원핸드 덩크슛으로 안양실내체육관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부산 케이티도 3쿼터 화력에선 뒤지지 않는다. 평균 3, 4쿼터 득점의 합이 42.3점으로 전체 2위다.(1위는 이번에도 고양 오리온. 44.6점) 코트니 심스가 골밑에서 든든하게 버텨주고 이재도, 조성민으로 이어지는 막강 앞선과 마커스 블레이클리의 공격력이 어우러지며 후반에 강한 팀으로 거듭났다.
이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선수는 블레이클리다. 빼어난 득점력(평균 10.42점)과 이타적인 마인드, 단신임에도 월등한 리바운드 능력(평균 리바운드 6.9개로 전체 8위. 단신 외국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을 모두 갖춰 케이티에 없어서는 안 될 살림꾼 역할을 하고 있다.
두 팀의 경기는 3쿼터에 앞선 팀이 그대로 경기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두 눈 크게 뜨고 3쿼터를 놓치지 마시길!
▲ 슈팅가드 신구대결, 조성민 vs 이정현
현역 선수 중 한국 최고의 슈팅가드는? 많은 사람들이 국가대표 주전 슈팅가드 조성민을 꼽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다음 선수는? 역시 큰 어려움 없이 이정현을 선택할 것이다. KGC와 케이티의 대결은 현역 슈팅가드 1, 2위 간의 맞대결인 동시에 한국 슈팅가드 계보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대표에서 돌아온 조성민의 활약은 기대했던 것보단 크지 않다. 평균 8득점과 35.7%의 야투성공률은 조성민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 그러나 이제 케이티는 조성민만 바라보는 팀이 아니다. 이재도가 정상급 포인트가드로 성장했고 박상오가 다시 돌아왔다. 조성민이 복귀 후 가진 첫 두 경기에서 모두 10득점 미만을 기록했음에도 팀이 승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조동현 감독은 시즌 초 “우리 팀은 선수층이 얇고 외곽에서 던져줄 선수가 부족하다. 조성민의 복귀는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조성민 합류에 큰 기대를 나타낸 바 있다. 앞으로 조성민이 에이스로서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부산 케이티는 한층 더 무서운 팀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정현은 국가대표 복귀 후 5경기에서 평균 18.8점을 올리며 물오른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복귀 첫 경기인 지난 7일 서울 삼성을 상대로는 33점을 넣으며 데뷔 후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로드는 이정현에 대해 “이정현은 같은 포지션에 웬만한 선수보다 나은 기량을 가졌다. 공격, 수비, 패스 모든 걸 잘하고 터프하기까지 하다”며 이정현의 기량을 높이 샀다.
이정현의 활약을 바탕으로 KGC는 2라운드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됐다. 현재 6위로 순위는 처져 있지만 중위권 팀들 간의 격차가 얼마 안 나는 만큼 얼마든지 치고 올라갈 기회는 있다.
3.고양 오리온(1위, 11승 1패) vs 창원 LG(9위, 4승 10패)
10월 22일(목) 19:00 고양체육관 중계:MBC스포츠+
▲ 누가 더 많이 넣을까?
평균득점 1, 2위인 에런 헤인즈와 트로이 길렌워터가 한판 승부를 펼친다. 고양 오리온의 헤인즈는 평균 26.92점으로 득점 1위, 창원 LG의 길렌워터는 23.36점으로 득점 2위다. 두 선수 모두 각 팀의 에이스이자 주득점원. 그런 만큼 누가 더 득점을 많이 하느냐에 승부가 갈릴 것 같지만 두 선수의 득점 대결과 소속팀의 승패가 꼭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11승 1패로 단독 1위를 질주중인 고양 오리온은 헤인즈 말고도 득점해줄 선수가 차고 넘친다. 문태종, 이승현, 김동욱, 허일영은 모두 리그 평균 이상의 공격수들이다. 또 헤인즈는 득점 뿐 아니라 동료들에게 빼주는 능력(평균 어시스트 4.17개, 전체 3위)과 스틸능력을 갖고 있다.(평균 1.92개, 전체 2위) 한마디로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 당연히 득점 말고도 다양한 방식으로 팀에 공헌한다.
헤인즈의 성향, 오리온의 강한 전력으로 인해 ‘헤인즈의 저득점=팀 패배’ 라는 공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이는 기록에서도 잘 나타난다. 올 시즌 헤인즈가 20점 이하를 기록한 3경기에서 오리온은 모두 이겼다.
반면 순위표 맨 아래에 위치한 LG는 득점해줄 선수가 부족하다. 오리온과 달리 국내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그만큼 길렌워터가 차지하는 팀 내 비중은 절대적이다. LG는 이번 시즌 길렌워터가 20점 미만을 기록한 3경기에서 모두 10점 이상 완패했다. 길렌워터가 많은 득점을 해줘도 이기기 쉽지 않지만 그마저도 못하면 바로 패배로 이어지는 형국이다. 김종규와 김영환이 길렌워터의 부담을 덜어줘야 하지만, 오리온의 막강 포워드진을 상대로 얼마만큼 길렌워터의 짐을 덜어 줄지는 의문이다.
▲이승현vs김종규, 국가대표 빅맨들의 자존심 대결
어제의 동지가 이제 적으로 만난다. 2015 FIBA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골밑을 책임 졌던 이승현과 김종규가 반대편 골밑에서 만난다.
이승현은 국가대표 복귀 후 3경기에서 평균 16점, 6.7리바운드, 2.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눈여겨 볼 점은 3점 성공률. 45.5%의 3점 성공률을 보이며 내외곽의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김종규도 만만치 않다. 국가대표 복귀 후 5경기 평균 15점, 6.8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길렌워터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며 LG의 2연승을 이끌었다.
팀 승리를 위해서 두 선수는 공격은 기본이고 그 외에 해줘야 할 것들이 추가로 있다. 먼저 이승현은 오리온의 제공권을 사수해야한다. 외국선수 빅맨이 없는 오리온은 이승현이 상대팀 국내 선수는 물론이고 외국선수 빅맨까지 수비를 해야 한다. 길렌워터-김종규에게 골밑을 내줄 경우 높이가 낮은 오리온(팀 리바운드 34.4개로 전체 8위)으로선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김종규는 오리온의 화력을 막아야한다. 오리온은 공격의 팀이다. 팀 평균득점 86.3점으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울산 모비스와는 무려 6점 이상이나 차이 난다. LG가 오리온과 같이 공격 농구로 맞붙어선 승산이 없다. 헤인즈, 이승현을 비롯해 문태종, 허일영 같은 슈터들에게 공간을 줘선 안 된다. LG가 이기기 위해선 어느 때보다 공격적인 수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