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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이승현, 오리온의 부족한 2% 메울까?
- 출처:바스켓코리아|2015-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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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플러스 요인이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는 지난 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87-77로 격파했다. 오리온은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달렸다. 단독 선두(9승 1패) 자리도 유지했다.
애런 헤인즈(199cm, 포워드)가 맹활약했다. 20점 14리바운드 9어시스트에 4개의 스틸로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문태종(198cm, 포워드)도 3점슛 4개를 포함 17점을 퍼부었다. 헤인즈와 문태종 외에도, 3명의 선수가 두 자리 득점을 기록했다.
이승현(197cm, 포워드)도 그 중 1명이었다. 이승현은 지난 9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2015 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이란과의 8강전에서 발목을 다쳤다. 하지만 놀라운 회복 속도로 홈 팬 앞에 첫 선을 보였다.
이승현은 이날 16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언제 발목을 다쳤냐는 듯, 특유의 왕성한 활동량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추일승(52) 오리온 감독이 기대했던 만큼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1쿼터 종료 3분 45초 전에 투입된 이승현은 44초 만에 점수를 만들었다. 헤인즈의 패스를 미드-레인지 점퍼로 마무리했다. 볼 없는 움직임으로 페인트 존에 침투해 김동욱(195cm, 포워드)의 3점포를 이끌었고, 마지막 수비에서 대표팀 동료였던 이정현(191cm, 가드)의 슈팅을 블록했다.
이승현은 2쿼터 들어 조 잭슨(180cm, 가드)과 함께 나섰다. 찰스 로드(201cm, 센터)를 1대1로 막아야 했다. 나머지 동료가 도움수비를 왔으나, 이승현은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했다. 헤인즈가 들어와도, 외국인선수의 수비는 이승현의 몫이었다.
KGC인삼공사는 이승현을 끌어내려고 했다. 가드진과 로드의 2대2를 많이 활용했다. 하지만 이승현의 활동 범위가 넓었다. 이승현은 2대2 상황에서 볼을 가진 KGC인삼공사 가드를 압박한 후 빠르게 페인트 존으로 돌아갔다. 돌아간 후 골밑 수비나 박스 아웃으로 오리온 수비의 빈 틈을 메웠다.
KGC인삼공사가 지역방어를 활용하자, 이승현은 베이스 라인과 3점슛 라인 등 다양한 지점에서 볼을 받았다. 베이스 라인에서는 점퍼를 성공했고, 3점슛 라인에서는 패스와 스크린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4쿼터에는 속공에 적극 가담했다. 수비 성공 후 빠르게 달려 헤인즈의 패스를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오리온은 81-63으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이승현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수비 강도를 유지했고, 볼 없는 움직임으로 KGC인삼공사의 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추일승 감독은 1라운드 내내 “우리 팀은 제공권 싸움이 부족하다. 헤인즈가 체격 조건과 골밑 수비에 한계를 가지고 있고, 국내 선수의 도움수비도 한계가 있다. (이)승현이가 돌아오면, 불안 요소를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며 이승현을 기다려왔다.
헤인즈와 문태종도 이승현의 복귀를 기다렸다. 헤인즈는 “(이)승현은 외국인선수를 1대1로 막을 수 있고, 공격 범위가 넓은 빅맨이다”며 이승현의 강점을 말했고, 문태종은 “확실한 빅맨은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 이승현은 플러스 요인이 되는 선수다. 여러 선수의 체력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리온은 김동욱과 김도수(193cm, 포워드), 허일영(195cm, 포워드) 등 포워드 라인을 갖춘 팀. 그러나 확실한 빅맨이 없다.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7번째 순번을 받았고, 이로 인해 빅맨 유형의 외국인선수를 선택할 수 없었기 때문. 장재석(202cm, 센터) 또한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기한부 출전 불가’에 묶였다.
오리온은 분명 뛰어난 전력을 지녔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불안 요소를 항상 안고 있었다. ‘제공권 싸움’과 ‘수비 부담’이 대표적인 요소. 1라운드에서 평균 30개 미만(29.67개, 팀 리바운드 제외)의 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빅맨이 있는 팀을 상대로 도움수비와 로테이션을 많이 활용했다. 경기를 이겨도 체력 부담이라는 꼬리표가 오리온을 따라다녔다.
이승현의 강점은 강력한 박스 아웃과 넓은 공수 범위. 이승현은 외국인선수를 1대1로 막을 수 있고, 영리함과 긴 슈팅 거리를 활용해 다양한 공격 옵션을 만들 수 있다. 2015~2016 시즌 첫 경기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오리온 역시 불안 요소를 어느 정도 없앴다. 오리온이 왜 이승현을 기다렸는지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증명했다.
물론, 이승현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이승현 역시 체격 조건과 높이에 한계를 안고 있기 때문. 외국인선수를 막을 힘과 투지를 갖췄다고는 하나, 정규리그는 길다. 이승현도 지칠 수 있다. 이는 남은 시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전한 높이 한계는 오리온의 단기전 경기력을 방해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는 분명 높이가 뛰어난 팀에 손을 들어주기 때문. 하승진(221cm, 센터)이 있는 전주 KCC와 윤호영(196cm, 포워드)-김주성(205cm, 센터)이 버틴 원주 동부, 리카르도 라틀리프(200cm, 센터)가 버텼던 울산 모비스는 확실한 빅맨의 존재로 항상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리온 역시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높이 부재를 메울 수 없는 법. 이승현이 있어도, 오리온이 도움수비와 로테이션 빈도를 줄일 수 없는 이유다. 다만, 체력 부담을 분산할 수 있을 뿐이다.
이승현은 분명 오리온의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그러나 활용 방법과 타이밍을 잘 계산해야 한다. 이승현 역시 동료와 계속 합을 맞춰야 한다. 2% 모자랐던 오리온은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