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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동료의 견제, 포웰은 휘말리지 않았다
- 출처:바스켓코리아|201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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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 사의 구분이 엄격해야 한다!”
전주 KCC는 지난 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73-58로 격파했다. KCC는 이날 승리로 2012년 3월 4일(vs. 고양 오리온) 이후 1,312일 만에 5연승을 기록했다.
김태술(182cm, 가드)과 하승진(221cm, 센터)의 복귀가 KCC에 큰 활력소를 줬다. 김태술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하승진의 높이는 확실히 위력적이었다. 안드레 에밋(191cm, 포워드)이 팀 내 최다인 22점으로 KCC의 5연승을 주도했다.
또 하나의 이야기 거리가 있었다. 리카르도 포웰(196cm, 포워드)이다. 포웰은 2012~2013 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다. KBL 데뷔 시즌인 2008~2009 시즌에도 전자랜드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2015~2016 시즌은 달랐다. 포웰은 KCC 유니폼을 입고 전자랜드를 맞았다.
유도훈(49) 전자랜드 감독은 방송 전 인터뷰에서 “포웰을 적으로 보니 익숙하지 않다. KCC에서도 제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우리 팀을 상대할 때는 조금 못했으면…(웃음)”이라고 말했다. 애정이 느껴진 여유와 농담이었다.
포웰은 냉정했다. 경기 전 방송 인터뷰에서 “옛 동료와 친했던 것은 사실이다. 전자랜드 유니폼을 바라보니 다른 기분이 든다. 그러나 공과 사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personal(개인적인)’과 ‘business(일)’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프로 세계의 냉정함을 느낄 수 있었다.
포웰은 이날 22분 4초를 코트에 나섰다. 17점 6리바운드로 양 팀 최다 득점 2위를 기록했다. 4쿼터에만 8점을 퍼부으며 전자랜드의 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친정 팀인 전자랜드에 제대로 비수를 꽂았다.
포웰은 선발 라인업으로 코트에 나섰다. 옛 동료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정효근(200cm, 포워드)과 이현호(193cm, 포워드)가 바꿔막기로 포웰을 견제했고, 포웰의 슈팅은 림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KCC는 4-13으로 밀렸다.
하지만 포웰은 김태술과 하승진의 가세에 힘을 얻었다. 특유의 공격력을 뽐냈다. 1쿼터 종료 1분 46초 전 박성진(182cm, 가드)과 정영삼(187cm, 가드)의 수비를 스피드와 힘으로 뚫었다. 득점과 동시에 파울 자유투까지 얻었다. 3점 플레이로 KCC의 오랜 침묵을 깼다. 이어, 유로 스텝을 내세워 또 한 번 점수를 만들었다. KCC는 포웰의 활약에 13-13으로 균형을 맞췄다.
포웰은 3쿼터 첫 득점을 만들기도 했다. 김효범(193cm, 가드)의 패스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의욕이 지나친 탓이었을까. 이현호의 버티는 수비에 오펜스 파울을 범하고 말았다. 포웰은 결국 3쿼터 시작 2분 4초 만에 벤치로 들어왔다.
하지만 4쿼터에 다시 힘을 냈다. 정효근과 몸싸움 과정에서 영리하게 파울을 얻었다. 정효근은 경기 종료 6분 23초 전 네 번째 파울을 범하고 말았다. 포웰의 행동 반경은 넓어졌다. 왼손 플로터와 페이더웨이로 연달아 득점했다. KCC는 63-47로 달아났고, 추승균(41) KCC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포웰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하이 포스트에서 날카로운 패스로 전자랜드 수비를 무너뜨렸다. 김효범의 연속 4점을 만든 것. 경기 종료 2분 51초 전에는 드리블 점퍼로 전자랜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KCC가 승리를 확정하자, 포웰은 포효했다. 지금의 동료와 함께 기쁨을 나눴다. 포웰의 옛 동료는 쓸쓸히 코트를 떠나야 했다. 승부의 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다.
KCC와 전자랜드는 오는 11월 6일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장소는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포웰은 옛 홈 코트에서 또 한 번 승리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