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결혼의 진화‘는 결혼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살핀다. 한국, 중국, 프랑스, 미국 등 3개 대륙을 넘나들며 독특한 결혼 풍습과 생생한 결혼 현장을 담아냈다. 국내외 부부 20쌍이 전하는 결혼이야기와 결혼에 대한 ‘삼포세대‘ 젊은이들의 솔직한 생각도 가슴을 울린다. 

1부 ‘인류, 결혼하다‘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인류 결혼의 궤적을 추적한다. 중국 윈난성 북서쪽, 해발 2700m에 위치한 루구호엔의 모쒀족 마을. 모계 전통을 고수하는 모쒀족에게는 결혼 제도가 없다. 대신 남녀가 평생 두 명 이상의 이성과 자유롭게 관계를 맺는 ‘저우훈‘이 있다. 철저하게 사랑에 기초한 ‘저우훈‘을 통해 성적 자유와 사랑을 지향했던 원시인류의 남녀간 결합을 엿본다. 

윈난성의 또다른 소수민족, 징포족에게는 결혼을 앞두고 예비신부를 납치하는 ‘약탈혼‘ 풍습이 있다. 학자들은 약탈혼이 인류 최초의 공식적인 결혼 형태라고 주장한다. 인류는 왜 이렇게 폭력적인 방법으로 결혼의 서막을 열었는지 살펴본다. 

약탈혼의 시대는 거래혼(또는 매매혼)의 시대로 이어진다. 김유정의 소설 ‘봄봄‘에도 등장하는 데릴사위는 1930년대 중반까지도 신문에 자주 등장했을 만큼 흔한 결혼의 형태였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주인공 노인처럼 당시 데릴사위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는 지금, 강원도 정선에서 만난 임재은(95) 옹에게서 데릴사위의 생생한 경험담을 듣는다. 

2부 ‘결혼, 하셨습니까?‘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사는 부부들에게서 결혼의 가치를 들어본다. 우리나라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2.4세, 여자 29.8세다. 인구 1천 명당 혼인은 단 6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는 ‘결혼, 꼭 할 필요 있을까‘라고 말한다.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인 시대가 왔다. 결혼의 첫 관문은 결혼식. 그러나 경제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평균 결혼 비용은 2억4천6백만원(전세 포함)에 달한다. 

2부에서는 고향집 마당에서 축의금 대신 편지를 받고 결혼한 부부, 사진 촬영, 신혼집 인테리어, 결혼식까지 손수 진행한 부부 등을 만나 행복한 결혼의 비결을 살핀다. 또 남편의 정성으로 생존율 5%의 담도암을 이겨낸 부부와 79명의 자손을 두고 백년 해로하고 있는 90대 노부부에게서 결혼의 가치를 들어본다.

3부 ‘새로운 가족이 온다‘는 진화를 거듭한 결혼의 미래상을 짚어본다. 프랑스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커플에게 부부와 유사한 법적 지위와 권리를 부여하는 ‘PACS‘를 시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결혼이라는 제도권 밖의 커플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 중이다. 

학자들은 수명 연장으로 인해 다혼 시대가 올 것이라 예측한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재혼한 조정웅, 강정순 부부는 인생 제 3막을 열었다. 12살 미국 소녀 마야에게는 두 명의 아버지와 한 명의 어머니가 있다. 마야는 "저는 우리 부모님 모두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다자간 연애인 ‘폴리아모리‘(Polyamory). 동시에 여러 명과 연애하는 이들은 스스로 가장 도덕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자유로운 사랑은 인정받을 수 있을까. 

오는 20일(오후 9시50분)부터 22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