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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상 가장 위대한 PF' 팀 던컨의 1997년
- 출처:SPOTV NEWS|201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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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Fundamental‘ 팀 던컨(39,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재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섣부르지만 한국 나이로 불혹에 접어든 던컨은 지금 당장 은퇴 기자회견을 연다 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가 됐다. 올해가 아니더라도 은퇴를 눈앞에 둔 전설의 과거를 되짚어 봤다.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파워포워드‘의 파릇파릇한 신인 시절은 어땠을까.
1997년 10월 31일 던컨은 덴버 너기츠와 역사적인 첫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던컨은 15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더블-더블 머신‘의 데뷔를 알렸다. 사흘 뒤인 11월 3일에는 ‘마이클 조던의 황소군단‘을 상대로 22리바운드를 걷어내며 미디어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당시 시카고 인사이드진에는 수비와 리바운드에 특화된 베테랑들이 즐비했다. ‘7년 연속 리바운드왕‘ 데니스 로드맨, ‘앤드루 보거트 이전 최고의 호주 출신 센터‘ 룩 롱리, ‘블루칼라워커‘ 앤드류 랭 등 리그에서 손꼽히는 노련한 빅맨들이 1년 차 신인을 상대로 페인트존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22리바운드 사건‘은 시작에 불과했다. 던컨은 데뷔 첫해부터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NBA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997-1998시즌 그해 리그 최다인 55회의 더블-더블을 작성했다. 1997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6회 연속 ‘이달의 신인‘으로 뽑혔다. 이는 하킴 올라주원과 함께 ‘원조 트윈타워‘를 이뤘던 랄프 샘슨 이후 최초였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신인왕은 물론 올 NBA 퍼스트팀, 디펜시브 세컨드팀에 선정되며 단숨에 리그 최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던컨의 상징인 턴어라운드 뱅크슛은 신인 때부터 위력적인 무기였다.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180도 몸을 틀어 쏘는 거구의 점프슛은 시즌 내내 그물망을 흔들었다. 던컨은 그해 경기당 평균 21.1득점을 올렸다. 필드골 성공률은 무려 54.7%였다. 전문가들은 "디켐베 무톰보의 수비력과 크리스 웨버의 공격력을 동시에 갖춘 신인"이라며 극찬했다. 논란은 있지만 그간 NBA 역대 최고의 4번을 얘기할 때 엘진 베일러를 첫손에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1997-98시즌이 끝나고 농구팬들은 던컨을 향해 말했다. 매직 존슨-조던-래리 버드-베일러-월트 체임벌린(혹은 빌 러셀)으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 있던 ‘올-타임 베스트5‘에 변화가 일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대학 시절부터 남다른 떡잎이었다.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에서 4년간 평균 16.5득점 12.3리바운드를 올렸다. NCAA 역사상 10번째로 2000득점-1500리바운드를 동시에 기록한 선수가 됐다. 네이스미스 올해의 선수상, AP 통신 올해의 선수상, 존 우든 최우수 선수상 등 대학 선수에게 수여하는 모든 상을 휩쓸었다. 던컨은 1997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이름이 불리는 영광을 누렸다.
그렉 포포비치, 데이비드 로빈슨, 션 엘리엇, 마이크 부덴홀저, 에이버리 존슨 등 수많은 ‘스퍼스인‘들이 던컨의 입단 전과 후로 커리어를 달리 가져가게 됐다. 1997년에 이르러서야 포포비치 감독은 ‘포스트 해군제독 시대‘를 구상할 수 있게 됐다. 로빈슨은 꿈에 그리던 챔피언 반지를 손가락에 끼웠고 당시 샌안토니오 어시스턴트 코치였던 부덴홀저는 파이널 컨텐더의 ‘경기를 이기는 법‘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부상으로 하락세를 걷던 ‘사무라이 슈터‘ 엘리엇은 페인트존에 집중된 상대 수비진의 중심을 역이용해 외곽의 빈 공간을 마음껏 휘저었다. 당대 손꼽히는 정통파 포인트가드였지만 1대1 수비에 취약했던 존슨은 후방의 트윈타워를 믿고 적극적인 트랜지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1997년 던컨의 가세로 가능하게 된 일이었다.
1996-1997시즌 20승에 그쳤던 샌안토니오는 던컨 입단 후 곧바로 56승팀으로 변모하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디비전 우승만 9차례를 이뤘을 뿐 NBA 파이널 우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스퍼스는 던컨이 합류한 18년 전 여름부터 진지하게 대권을 노릴 수 있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던컨 원년‘으로 기록될 1997년은 샌안토니오를 떠올리는 모든 이에게 제독이 지위를 내려놓고 제왕이 즉위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