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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 > 국내
김광현-송은범, 적으로 만난 공신
출처:OSEN|201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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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기억나는 것 같아요. 그때 신문에 크게 실리고 그랬어요”

SK 필승요원인 정우람(30)은 하나의 기억을 떠올려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억을 더듬더니 바로 그 장면을 생각해 냈다. 2012년 삼성과 SK의 한국시리즈였다. 3-0으로 앞선 4차전 6회초, 선발 임무를 비교적 잘 수행한 김광현(27)은 교체를 지시받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투수인 송은범(31)은 마운드를 향해 오르고 있었다. 두 선수는 하이파이브를 했다. 그것도 아주 시원하게.

송은범의 손에는 6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진 김광현의 노력을 칭찬하는 기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김광현의 손에는 위기를 잘 막아달라는 당부의 기가 담겨 있었다. 결국 경기는 SK가 이겼고 이는 두 선수가 합작한 마지막 한국시리즈 경기로 기억되고 있다. 보통 투수교체시 하이파이브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다. 불펜에 있던 정우람이 그 장면을 기억하는 것도 그런 특이함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잘 어울리던 두 선수가 이제 적으로 만난다. 그것도 팀의 자존심을 건 채로 말이다.



SK와 한화는 20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양팀의 시즌 5차전 경기에 김광현과 송은범을 나란히 선발로 예고했다. 두 팀의 선발 로테이션상 예정된 만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송은범은 2003년, 김광현은 2007년 각각 SK에 입단했다. 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SK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김광현은 에이스로서 든든히 팀 마운드를 이끌었고 송은범은 선발·중간·마무리를 가리지 않는 전천후 활약으로 SK 마운드 전력을 살찌웠다.

그런 두 선수는 2013년 4월 송은범이 KIA와의 2대2 트레이드에 얽혀 팀을 떠나면서 헤어졌다. 그리고 송은범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은사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한화 이적을 결정했다. KIA 이적 후 몇 차례 SK와 맞붙은 적은 있지만 송은범에게 문학의 3루는 아직 낯설다. 김광현과의 맞대결도 처음이다.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워낙 친한 사이지만 마운드에서는 양보 없는 혈전이 예상된다. 두 선수 모두 이번 경기에서 잘 던져야 할 이유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5월 들어 잘 나갔던 김광현은 직전 등판이었던 14일 인천 두산전에서 3이닝 7실점(6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여기에 올 시즌 한화와의 첫 경기였던 4월 25일 대전 경기에서도 6이닝 4실점(2자책점)으로 썩 좋은 투구는 아니었다. 김광현은 한화전 투구내용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송은범은 붕괴 직전인 한화 선발진의 희망이다. 송은범은 올 시즌 10경기(선발 4경기)에서 1승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 중이다. 선발 4경기만 따지면 2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아직 선발승이 없다. 점차 투구내용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분명 기대에 비하면 아직은 못 미치는 성적이다. 5할 승률이 위태로워진 팀의 사정까지 생각하면 송은범의 어깨에는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애꿎은 상황에서 만나는 두 선수지만 양보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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