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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선수들을 살리는 ‘따뜻한 말 한마디’
출처:점프볼|2015-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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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KGC인삼공사 오세근(28)의 양팔에는 멍과 긁힌 자국이 수두룩하다. 골 밑에서 궂은일을 하다 생긴 상처들이다.

매 경기 격렬한 몸싸움을 하는 농구 선수들에게 부상과 상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다. 특히 수비와 궂은일을 위주로 하는 선수들의 몸은 성할 날이 없다.

이들이 지친 몸을 이끌고 경기에 코트에 나설 수 있는 힘은 동료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다.

동부의 윤호영(31)은 “한 번은 정말 힘들었던 적이 있다”며 “당시 사이먼이 나의 수비 실력을 칭찬했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 오세근 역시 “희종이 형이 ‘괜찮냐. 고생했다’고 말해준 적이 있다. 짧은 말이기는 하지만, 형이 나를 걱정한다는 생각에 다시 힘을 냈다”고 했다.

사실 같은 숙소에서 한솥밥 먹는 선수들끼리 ‘고생했다’, ‘수고했다’는 말을 하는 것은 꽤 어색한 일이다. KGC인삼공사 양희종은 “세근이는 웬만한 외국선수보다 더 많은 궂은일을 한다. 고생하는 것은 알지만, 그걸 말로 하려니 어색하다”고 했다.

하지만 따뜻한 말 한마디는 궂은일 포지션 선수들에게 힘을 줄 뿐만 아니라 팀 분위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희철 서울 SK 코치는 “우리 팀에서는 (박)상오, (최)부경이 등이 주로 궂은일을 담당한다. 솔직히 궂은일만 하고 싶어하는 선수는 없다. 하지만 상오와 부경이 등이 묵묵히 제 몫을 해준 덕분에 팀이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것”이라며 “가끔 선수들에게 ‘잘했다’고 말하는데, 그들이 힘을 얻는 것 같다”고 했다.

말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고 했다. 궂은일 포지션의 선수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는 사람을 살리는 약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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