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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못할 손연재, 잊고싶은 양학선
출처:OSEN|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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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체조 요정’은 웃었고 ‘도마의 신’은 웃지 못했다.

한국체조가 자랑하는 두 스타의 명암이 엇갈렸다. 손연재(20, 연세대)는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4위와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금메달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부상에 신음한 양학선(22, 수원시청)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고 말았다.

▲ 2014년 최고의 해를 보낸 ‘체조 요정’

손연재늬 2014년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출전한 터키 세계선수권에서 손연재는 개인종합 4위의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선수 역대 최고기록이었다. 아울러 손연재는 후프에서 한국선수 첫 동메달의 쾌거를 달성했다. 손연재가 더 이상 ‘체조요정’이 아닌 아시아의 ‘여제’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밝게 빛난 별도 손연재(20, 연세대)였다. 손연재(20, 연세대), 김윤희(23, 세종대), 이다애(20, 세종대), 이나경(16, 세종고)으로 구성된 한국 리듬체조 대표팀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팀 결승전에서 총점 164.046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한국 리듬체조는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동메달 후 12년 만에 역대 최고성적을 거두게 됐다.

뿐만 아니라 손연재는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전에서 곤봉(18.100), 리본(18.083), 후프(18.216), 볼(17.300) 총점 71.699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손연재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의 아쉬움을 풀고 4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손연재는 지난 개최된 11월 2014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시상식에서 ‘윤곡여성체육대상’을 수상했다. 2008년 김연아, 2010년 이상화가 수상했던 상이다. 손연재가 2014년을 빛낸 여성체육인으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손연재는 상금으로 받은 1000만 원을 독거노인 돕기에 써달라며 선뜻 쾌척해 따뜻한 마음까지 드러냈다.

이제 손연재는 2016 리우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손연재는 아쉽게 개인종합 5위에 머물러 메달획득을 하지 못했다. ‘세계 톱3’ 야나 쿠드랍체바(27, 러시아), 마르가리타 마문(19, 러시아), 안나 리자트디노바(21, 우크라이나)의 아성도 손연재가 넘기에 벅차다. 다만 손연재가 지금처럼 꾸준히 기량을 끌어올린다면 2016 리우 올림픽 입상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 2014년 잠시 움츠린 ‘도마의 신’

‘도마의 신‘ 양학선(22, 수원시청)에게 있어 2014년은 잊고 싶은 한 해였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기계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꿈에 그리던 올림픽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던 양학선이다. 이후 그는 세계정상의 자리에서 단 한 번도 내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유독 잦은 부상의 늪에서 신음한 양학선은 정상의 자리에서 잠시 내려와야 했다.

양학선은 지난 4월 코리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남동체육관에서 개최돼 예행연습 성격이 짙은 대회였다. 무엇보다 양학선은 신기술 ‘양학선2(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 비틀기)‘를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해 금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양학선은 인천 아시안게임 직전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다. 진통제까지 맞으며 아시안게임 출전을 감행했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라이벌 리세광(29, 북한)이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음에도 양학선은 15.200점으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금메달은 15.216점의 섹와이훙(홍콩)에게 돌아갔다. 양학선이 제 실력만 발휘했어도 당연히 땄을 금메달이었다.

부상에 장사 없었다. 양학선은 아시안게임 직후 개최된 중국 난닝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를 강행했다. 결과는 결정적인 착지 실수로 인한 7위였다. 무리한 대회출전이 세계최고라는 양학선의 자부심에 금이 가는 결과가 됐다.

하지만 양학선은 그대로 좌절하지 않고 일어섰다. 전국체전 4연패를 달성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양학선은 지난 11월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카이홀에서 열린 2014 도요타컵 국제초청 체조대회 도마에서 1차시기 15.400점, 2차시기 15.350점으로 1, 2차 평균 15.375점을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상을 털고 재기했다는데 의미를 둔 대회였다.

아쉬운 2014년에 대해 양학선은 “도마에 대해 아직 거부감이 생긴다. 기술해서 실패하는 것만 몸에 배다보니 기술 쓰는 것이 약간 무섭기도 하다. 몸 상태만 다시 올려놓으면 자연스럽게 떨어져나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양1, 양2를 선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동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내년 성과가 달라질 것 같다”고 평했다.

아울러 다가올 2015년에 대해 양학선은 “올해 너무 (대회) 출전을 안했다. 내년에는 가급적이면 많이 뛰고 싶은 바람이다. 내년에는 특히나 올림픽보다 더 중요한 세계선수권대회가 있는데, 단체에서 8등 이내에 들어가야 올림픽 티켓이 나오기 때문에 최종목표로 잡고 열심히 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여전히 양학선의 적은 자기 자신뿐이다. 양학선이 2015년에는 부상을 깨끗하게 털고 일어나 다시 힘차게 도약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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