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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화한 웨스트햄, '19세기' 꼬리표를 떼다
- 출처:코리아골닷컴|201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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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한 샘 앨러다이스 감독의 웨스트햄이 이번 시즌 홈에서 전승을 거두고 있는 조세 무리뉴 감독의 첼시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지난 시즌 무리뉴로부터 ‘19세기 축구‘라는 비아냥을 받으며 강등 위기를 겪던 팀이 지금은 당당하게 4위에 올라 있다.
올해 1월, 웨스트햄과 첼시의 맞대결은 0: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첼시는 39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한 골을 넣지 못 해 좌절했고, 무리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이건 프리미어 리그 수준의 경기가 아니었다. 웨스트햄은 19세기 축구를 하는 것 같았다"며 수비 일변도였던 앨러다이스 감독의 전술을 비꼬았다.
당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아스널과 선두 경쟁을 하던 첼시에 이 무승부는 타격이었다.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 영리하게 제압해내던 무리뉴 감독은 정반대의 입장이 되자 이를 견디지 못 한 것 같았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무리뉴 감독에게만 비난을 받았던 게 아니다. 웨스트햄의 당시 순위는 17위, 강등권 바로 위였다. 긴 패스 위주의 지루한 축구를 하면서 결과도 내지 못 한다는 팬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앨러다이스를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기장에서 들렸다.
그로부터 11개월이 지난 지금, 앨러다이스는 웨스트햄의 영웅이 됐다. 공격적인 전술을 도입해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고, 4위라는 순위로 결과도 확실하게 잡았다. 지난 시즌 17라운드 당시 웨스트햄의 승점은 14점에 불과했는데, 이번 시즌 승점은 무려 31점이다. 득점도 14골에서 29골로 두 배 증가했다.
무엇이 변한 걸까? 앨러다이스의 축구 자체가 달라진 건 아니다. 그 축구를 구현하는 구성원이 달라졌다. 실제로 웨스트햄의 패스 중 긴 패스 비율은 0.3%밖에 차이가 없다. 그러나 그 긴 패스 이후가 달라진 것이다. 디아프라 사코, 에네르 발렌시아 같은 수준 높은 공격수들이 영입돼 빠르고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기회를 확실히 마무리하고 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인 스튜어트 다우닝의 활용 방안도 달라졌다. 돌파와 크로스 능력을 갖췄으나, 측면에서 다소 단조로운 플레이가 단점이었던 다우닝은 이번 시즌 중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유롭게 움직이며 공에 더 자주 관여하자 파괴력은 배가 됐다. 이러한 조합 덕분에 웨스트햄의 슈팅 정확도는 35%에서 47%로 크게 상승했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12월과 올해 1월은 시간이 더뎌 마치 6개월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은 시간이 빠르게 간다"고 소회를 밝힌 뒤 "단조로운 축구를 한다고 동료 감독에게 비난을 받으면 열이 받는다. 사실 나는 필요할 때만 그런 축구를 한다. 감독이라면 재미와 결과 모두를 잡아야 하는데, 본질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무리뉴 감독의 비아냥에 대해서는 "무리뉴도 필요할 때는 수비 축구를 한다. 그날은 실망해서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고 싶었던 것 같다. 당시 나는 경질 압박을 받고 있었기에 결과가 필요했고, 그날의 무승부는 승리와 같아 전환점이 됐다. 웨스트햄 선수 모두의 자신감이 살아나 결국에는 13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의 웨스트햄은 강팀을 상대로 수비 축구를 해서 결과를 내고, 약팀을 상대로는 강해진 공격력으로 결과를 내는 팀이 됐다. 어느 경기에서든 승점을 따낼 능력이 되니 순위가 높은 건 당연하다. 웨스트햄이 시즌 마지막까지 4위권에서 밀려나지 않기는 어렵겠지만, 6위 이상을 기록해 유로파 리그 진출을 노리는 것은 현실적인 목표로 다가오고 있다.
웨스트햄을 19세기 축구라고 비난했던 무리뉴 감독은 이번 맞대결을 앞둔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시즌 경기에서는 웨스트햄이 시간을 지연하는 행위를 해서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이지, 앨러다이스 감독은 존중한다. 19세기 축구라고 했던 것은 멍청하고 우스꽝스러운 발언이었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