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도루하는 이대호(32·소프트뱅크)를 볼 수 있을까.

일본 도쿄스포츠가 ‘구도 가독 이대호의 준족화 계획‘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28일 보도했다. 소프트뱅크 새로운 사령탑인 구도 기미야쓰(51) 감독이 4번 타자 이대호를 비롯해 전 선수단에 달릴 것을 주문한 것이다. 발야구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얘기다.

구도 감독은 20대 후반 시절 50m 달리기 기록을 6.3초에서 5.7초로 단축시켰던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다리는 빨라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만약 그랬다면 나는 오래 전에 야구를 그만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47세까지 선수로 뛰었던 그는 50m를 6초대에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도 감독은 "무리라고 생각하면 어렵지만 선수가 노력한다면 다리가 빨라지는 것이 가능하다. 발이 빠르지 않기 때문에 장타를 치려는 게 아니라 장타를 치면서 발이 빠르면 더욱 좋다"고 말하면서 큰 체격을 가진 이대호에 대해서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대호는 국내에서도 주루플레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롯데에 몸담았던 11시즌 동안 1150경기에 출장해 9개의 도루를 뛰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성공률이 50%밖에 되지 않는다. 느린 발 때문에 한 베이스를 더 못 가거나, 홈에서 죽는 사례도 많았다. 이대호는 치는 것에 능한 선수다. 이는 일본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도쿄스포츠는 ‘올 시즌 이대호는 느린발 때문에 진루할 수 없거나 홈에서 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본리그에서 이대호는 단 한개의 도루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대호가 당장 빨라 질 수는 없지만, 노력은 할 예정이다. 이대호는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팀 내 도입되는 구도식 달리기 메뉴에 따라 훈련을 하게 된다. 소프트뱅크 구단 관계자는 "이대호가 깜짝 놀랄 정도로 빨라질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지만 조금이라도 빨라진다면 팀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