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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위 재미없다고 '제도' 또 바꿔?
- 출처:뉴스1스포츠|2014-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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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K리그 클래식이 오는 29일(하위 그룹)과 30일(상위 그룹) 진행되는 38라운드를 끝으로 시즌을 마친다. 대장정이 마무리되고 있다. 12월1일 열리는 ‘2014 K리그 대상’ 시상식을 통해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그렇게 2014시즌이 끝나는 날, K리그는 2015년 새 시즌을 곧바로 준비한다.
프로축구연맹은 12월1일 정기 이사회를 연다. 이날 내년도 리그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19일 각 구단 사무국장급 관계자가 참석한 실무자 회의를 통해 2015년 리그 운영방식에 대한 갑론을박을 펼친 바 있다. 당시 나온 의견을 취합,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사회를 통과하면 2015년 K리그의 운영 형태는 확정된다.
현재 K리그의 운영 체계는 ‘상하위 스플릿 시스템’이다. 12개 클럽이 33라운드까지 정규 라운드를 마친 뒤 우승 팀이 결정되는 1~6위(그룹A)와 강등 팀을 가리는 7~12위(그룹B)의 스플릿 라운드를 추가 진행한다. 스플릿 시스템은 지난 2012년부터 도입됐다. 이제 겨우 ‘3년’된 방식이다. 아직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는데, 또 바꾸자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아 우려스럽다.
축구계 안팎에서 K리그의 운영 형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3가지다. 현재의 스플릿 시스템을 ‘유지’하자는 주장이 하나고 유럽처럼 단일 리그로 전환하자는 의견과 정규 리그 후 플레이오프를 진행하자는 ‘변화’의 목소리가 있다. ‘변화’를 주장하는 쪽은, 현재의 방식이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대동소이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모순된 상황이 발생했다.
스플릿 라운드를 도입할 때, 프로축구연맹이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새로운 옷’을 입으려했을 때 우선순위로 고려한 것이 ‘흥미’다. 보다 현실적인 방식으로 K리그를 운영하자는 고민에서 ‘스플릿 라운드’가 출발했다. 개인적으로, 충분히 흥미롭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K리그 클래식 스플릿 라운드는 ‘3가지 지점’에서 긴장감을 유발한다. 하나는 우승 경쟁이 펼쳐지는 최상위층이고 다른 한곳은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결정되는 3~4위권이다. 그리고 강등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펼쳐지는 최하위권 싸움이 또 있다.
통상적으로 우승은 2~3팀이 다툰다. 아시아 무대에 나갈 수 있는 ACL 진출권 싸움은 5~6위까지도 충분히 뛰어들 수 있다. FA컵 우승 팀의 정규 리그 순위에 따라 4위도 티켓을 받을 수 있다. 강등권 전쟁은 최하위인 12위로부터 멀리 도망가지 못한 9~10위까지 살을 떨리게 한다. 12개 클럽을 4그룹(상위, 중상위, 중하위, 하위)으로 나눴을 때 3개의 그룹은 끝까지 흥미로운 구조다. 올해를 예로 들어본다.
26일 서울과 포항, 인천과 성남의 37라운드 경기 결과로 인해 2014년 K리그 클래식은 최종전인 38라운드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38라운드에서 내년 ACL 진출 팀인 3위가 확정되고, K리그 챌린지 클럽과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쳐야하는 11위 팀이 결정된다. 여지가 있는 팀(포항-서울/3위 싸움, 성남-경남/10위 싸움)이 서로 다른 팀과 싸우기에 4개의 경기장 결과에 모두 눈과 귀를 열어야한다. 보다 유리한 팀이 있지만 뒤집어 질 수 있는 가능성이 살아 있어 흥미진진이다.
이 모양새는 스플릿 라운드가 만들어낸 긍정적인 효과다. 시나리오 없이 자연스레 연출된 현재의 그림을 바라보는 축구인들의 반응 역시 대부분 ‘재밌다’이다. 팬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다 재밌지는 않다. 문제는, 재미없다는 사람들의 목소리만 신경을 쓴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전북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해 맥이 빠졌다고 지적한다. 인정한다. 하지만 유럽의 단일 리그에서도 조기 확정은 심심치 않은 일이다. 스플릿 라운드로 갈라지는 동시에 하위 그룹으로 떨어지는 팀들은 언론 노출이나 관중 동원에 큰 손해를 본다는 볼멘소리가 들린다. 답답함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정규 리그 때는 얼마나 폭발적인 홈 팬들의 성원을 받았는지부터 되묻고 싶다.
‘마지막 뒤집기’라는 묘미를 위해 플레이오프의 부활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부활’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과거 K리그도 ‘6강 PO‘ 방식을 택했었기 때문이다. 폐단을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바뀌었다. 시즌 내내 노력한 결과물을 한꺼번에 부인할 수 있는 위험성 때문이었고, 야구를 비롯해 이웃 스포츠에서 행한다고 무조건 쫓아하겠다는 발상도 거부감이 들었다. 사실 지난 19일 연맹 실무자회의에서도 크게 거론되지 않은 사안이다.
올 시즌을 예로 든다. 37라운드까지 마친 현재 1위 전북의 승점은 80점이다. 6위 울산은 49점이다. 무려 31점이나 차이 난다. 2위 수원(64점)과도 16점의 격차가 벌어졌다. 전북의 골득실차는 +39점이고 울산은 +1이다. 단 몇 경기로, 이 간격을 무시하고 우승 팀이 달라지는 것을 그냥 ‘재밌다’고 바라본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K리그 클래식의 한 감독은 “단일 리그가 ‘정통성’이라는 측면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할 방식이라는 것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따라가는 것은 반대한다”면서 “100년 넘은 역사를 지난 유럽에서 택하고 있다고 ‘정답’은 아니다. K리그만의 뿌리내리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동의한다. 또 다른 축구인의 “야구의 흥행이 플레이오프 때문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축구는 축구에 맞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한다.
스플릿 라운드를 도입하기 전 프로축구연맹이 상당히 많은 자료 조사와 다양한 사람들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스플릿 라운드도 스코틀랜드에서 실시하고 있던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당시에도 반대하는 이들과 이유들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더 많아 택한 제도다. 실질적으로 장점이 많은 제도다. 적어도 대한민국 프로축구판에는 제법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모자란 부분은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생산적이다. 어떤 제도든 완벽한 것은 없다. 그런데 겨우 3년이 지난 지금, 단점 때문에 또 바꾸자 조바심을 내고 있다. 대한민국은 유럽이 아니고, K리그는 야구가 아닌 축구에 어울리는 옷을 고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