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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일, 롤러코스터의 끝에서 ‘별’을 따다
- 출처:뉴스1스포츠|2014-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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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 전북행을 결정했던 지난 1월, 김남일은 “정말로 기대되고 설레고 흥분된다. 이런 기분은 정말 오랜만이다”라는 말로 입단 소감을 대신했다. 이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전북에 왔다”는 표현을 썼다. 그가 말한 내려놓음은 성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반드시 열매를 따내겠다는 뜻이었다. 오직 ‘지금’과 ‘전북’만 생각하겠다는 의지였다.
김남일은 “만약 인천에 계속 있었다면 은퇴도 생각하고 이후 코치, 나아가 감독의 길도 머리에 그렸을 것이다. 하지만 전북으로 오는 순간 그런 미래는 다 지웠다. 이제 팀의 우승을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의 가슴을 다시 타오르게 했던 2014년의 설렘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전북이 8일 오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전반 레오나르도의 프리킥 선제 골과 후반 이승기와 이상협의 추가 골을 묶어 3-0으로 승리를 거뒀다. 승점 74점이 된 전북은 남은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014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2011년 이후 3년 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모든 선수들이 감격스럽겠지만 김남일만큼 벅찬 이도 없을 것이다. 돌아보니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사실 출발부터 꼬였다. 김남일은 전북과 함께 했던 브라질 동계 전지훈련 막바지에 제법 큰 부상을 당했다. 뒤늦게 고백한 것인데, 은퇴를 진지하게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때 최강희 감독의 ‘무심한 배려’가 큰 위로가 됐다. 김남일은 “감독님을 찾아가 심각하게 말씀드렸는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받아들이시더라. 그냥 등을 돌려버리셨다. 면담을 마치고 난 뒤 무언가 큰 충격을 받았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가슴에 전해진 울림이 있었다.
그는 “그때 많이 생각했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아픈 시간을 겪은 후 팀에 대한 애정이 커졌던 것 같다”면서 “이후 경기를 준비함에 있어 더 신중해졌고 전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는 뜻을 전했다. 브라질 월드컵 직전에도 부상을 당하는 고난이 있었으나 김남일은 이를 악물고 훈련에만 매진했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팀에 큰 보탬이 됐다.
우승을 위해 박차를 가해야했던 후반기, 김남일의 공은 상당히 컸다. 비단 두 번의 결승골을 넣었던 경기가 아니더라도 고참으로서 중심을 잡아주던 그의 리더십은 전북 우승의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최강희 감독 역시 “김남일이 한국 나이로 서른여덟 살이다. 아직까지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 평소에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맏형 역할을 잘해줬기에 팀이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돌아보니 롤러코스터였다. 고향의 클럽인 인천 유나이티드를 떠나야했을 때 김남일은 은퇴까지 염두했다. 배에 힘을 주고 전북에 왔는데 이번에는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아무리 ‘상남자’ 김남일이라도 충분히 괴로웠을 시간이다.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참았다. 그 결과, 꿈을 딸 수 있었다.
김남일은 지금껏 프로 생활을 하면서 정규 리그 우승 경험이 한 번도 없다. 20대 시절을 모두 흘려보내고 30대도 중반이 넘어서야 그 꿈이 현실이 됐다. 먼 길을 돌고 돌아왔으나 돌아온 보람이 충분했던 2014년이 됐다. 드디어 별을 땄다. 김남일의 축구 여정은 아직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