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국가 대표팀의 수문장 시몽 미뇰렛과 티보 쿠르투아가 피할 수 없는 진검승부를 펼친다.

리버풀과 첼시는 8일 밤 9시 45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2014/201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를 치른다.

이번 11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로 손꼽히는 이 경기의 승부를 책임지는 안방마님은 공교롭게도 벨기에 국가 대표팀의 NO.1, NO.2 자리를 다투는 리버풀의 미뇰렛과 첼시의 쿠르투아다.

대표팀의 주전 경쟁을 넘어 이제는 같은 잉글랜드 무대서 각자의 팀 승리를 걸고 싸우게 된다.

더욱이 올해 1월의 사건으로 미뇰렛과 쿠르투아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예상된다. 쿠르투아는 지난 1월 벨기에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뇰렛이 리버풀에 입단한 뒤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다”라고 밝혀 한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벨기에의 마크 빌모츠 감독은 “그들은 친구가 아니다. 꼭 친구여야만 하는가? 둘은 프로 선수답게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며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둘의 라이벌 관계를 증폭시켰다.

이어 피 튀는 대표팀 주전 경쟁 속에 당당히 2014브라질월드컵의 스타가 된 쿠르투아가 일단은 승리했다. 또한 미뇰렛은 와신상담 쿠르투아를 누르고 벨기에 최고의 수문장 자리를 노렸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도 압도적 리그 선두 첼시의 안방마님을 꿰찬 쿠르투아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쿠르투아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서 첼시로 복귀함에 따라 올 시즌 첫 맞대결을 통해 미뇰렛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현재까지 개인 기록으로는 막상막하다. 미뇰렛과 쿠르투아는 각각 2번의 클린시트를 달성했다. 선방 횟수는 미뇰렛은 경기당 평균 2회, 쿠르투아는 1.6회로 미뇰렛이 살짝 앞서지만, 실점은 총 10실점을 한 쿠르투아가 13실점을 한 미뇰렛에 앞서있다.

개인 기록은 근소한 차이지만 팀은 그렇지 못하다. 미뇰렛의 상대는 경기당 평균 2.6골과 함께 15개 가까운 슛을 퍼붓는 막강 화력의 첼시다. 허나 반대로 쿠르투아는 여유롭다. 첼시의 수비진이 두터운 벽을 치고 있고, 리버풀의 공격력이 지난 시즌과 달리 예상 외로 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리버풀은 경기당 평균 15개의 슛을 퍼부은 반면 성공시킨 골은 고작 평균 1.3골에 불과하다. 또한 총 150개의 슈팅 중 절반에 가까운 73개가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나온 슛으로 공격의 짜임새가 올 시즌 많이 떨어진다.

팀에서 차이가 나고 있지만 미뇰렛에게는 개인의 상승세가 있다. 지난 주중 레알 마드리드와의 유럽 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서 비록 패하긴 했으나, 눈부신 선방을 보여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레알전의 선방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첼시의 파상공세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공격 방해율 62%의 쿠르투아보다 많이 앞서는 미뇰렛의 80% 기록은 발빠른 첼시 공격진을 상대로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2인자의 설움과 함께 와신상담한 미뇰렛의 역습일지, 아니면 의심의 여지가 없는 개인 능력과 막강한 첼시를 등에 업은 1인자 쿠르투아의 승리일지, 이 둘의 승부가 리버풀과 첼시의 빅매치에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