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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농구, 아직 만족할 때 아니다
- 출처:점프볼|2014-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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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분명 칭찬을 들어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결코 만족할 때는 아니다. 당장 눈앞이 아닌 더 먼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한국여자농구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물리치고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년 만에 금메달이라는 것은 여자농구 역사에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여자농구는 절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해선 안 된다. 우리의 경쟁국가들은 한 발짝 더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6일(한국시간) 터키에서 막을 내린 2014 FIBA세계여자농구선수권. 미국이 대회 2연패를 차지한 가운데, 아시아팀 중에선 중국이 가장 높은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2진 선수단을 파견했다.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일정이 겹치는 탓에 1진 대표팀을 아시안게임에 출전시킬 수밖에 없었기 때문. 한국은 세계선수권에서 예선 전패로 16팀 중 1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은 달랐다. 아시안게임보다 세계선수권에 초점을 맞췄다. 여자농구 관점에서 볼 때 세계선수권에 참가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가 있고, 좋은 경험이 되는 대회였기 때문이다.
여자농구가 20년 만에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사실상 그 의미를 크게 부여할 순 없다. 중국, 일본 모두 2진 대표팀이 참가했기 때문이다.
세대교체를 단행한 중국여자농구는 세계선수권에서 6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중국은 예선에서 미국, 세르비아에 패했지만, 앙골라를 꺾고 12강에 진출했다. 12강에서는 한국을 이긴 벨라루스를 꺾으며 8강에 진출했고, 이후 스페인에 패, 세르비아전 승리, 캐나다전 패로 최종순위 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중국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그간 중국농구를 이끌었던 베테랑들이 대거 은퇴를 했고,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중국의 간판스타였던 천난도 지난 아시아선수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했다. 천난, 미아오 리지에, 마젱유 등 30대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난 것.
이번 대회 참가한 중국의 평균 연령은 24살에 불과했다.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85년생이었고, 가장 어린 선수가 95년생이었다. 90년대 생이 7명이나 있는 어린 팀이었다.
하지만 신장은 참가국 중 최고 수준이었다. 평균 신장이 187cm나 됐고, 190cm 이상이 5명이나 됐다.
세계선수권에서 확인한 중국은 과거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천난이나 미아오 같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없었다. 선수들은 크고, 잘 달렸지만, 기술이 투박했다. 노련하게 경기를 이끄는 선수가 없었고, 확실한 한 방을 갖춘 선수도 부족했다.
하지만 세계농구와 충분히 경쟁이 됐다. 높이에서 대등했고,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기에 6위까지 가능했던 것. 중국선수들은 경기를 치르면서 실력이 늘어가는 모습이었다. 호주 출신의 톰 마허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해 꾸준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키워왔다.
여자농구는 남자농구에 비해 아시아와 세계농구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실제 1진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전 체코에서 열린 국제초청대회에 참가해 체코에 4점차 패, 캐나다에 3점차 승리, 세르비아에 4점차로 패하는 등 매 경기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이 세 국가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모두 상위권에 랭크된 팀들이다. 캐나다가 5위, 세르비아가 8위, 체코가 9위였다. 만약 우리 1진 대표팀이 참가를 했다면, 중국 못지않은 성적도 가능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요한 건 당장이 아닌 미래다. 중국은 세대교체를 단행한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로 일군 성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당장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 등이 은퇴를 한다고 해도 좋은 성적을 자신하긴 힘들다.
다행히 세계선수권을 통해 작지만 희망을 봤다. 박지수를 비롯해 이승아, 홍아란, 신지현 등 젊은 선수들이 가능성을 보였고,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올 해 여자농구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일정이 겹쳐 이원화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나름대로 도움이 된 부분도 있다. 이런 기회가 아니라면 어린 선수들이 언제 또 세계대회 경험을 해보겠는가.
당장의 성적에 안주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꾸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먼저 앞서나간 중국처럼, 젊은 선수들이 고참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도록 체계적인 대표팀 시스템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표팀이 선발될 때마다 1, 2군으로 나눠 평가전을 갖는 등 항시 예비선수들을 확보하고 그들의 실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