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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구, ‘끝판왕’ 하다디에게 정면도전
- 출처:OSEN|20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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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끝판대장 하다디가 나타났다.
오락실에서 100원을 넣고 대전게임을 시작했다. 연전연승을 거두며 자신감에 찬다. 그런데 항상 마지막 놈이 문제다. 항상 가장 센 놈이 ‘끝판대장’으로 ‘두둥’ 나타난다. 조이스틱을 잡아보기도 전에 분위기에서 한수 지고 들어간다. 평소에 잘 통하던 필살기도 끝판대장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처참하게 패한 뒤 남은 것은 좌절뿐이다. 아시아농구에서는 하메드 하다디(29, 바람)가 그런 존재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1일 오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준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을 71-63으로 꺾었다. 같은 시각 이란은 카자흐스탄을 80-78로 힘겹게 잡고 결승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과 이란은 오는 3일 대망의 금메달을 놓고 정면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국의 가장 큰 걱정은 하다디의 존재감이다. 그는 218cm의 큰 키에 기술까지 좋다. 3점슛까지 쏠 정도로 슈팅범위가 넓다. 그보다 10cm 이상 작은 한국 선수들이 1 대 1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수준의 선수가 아니다. 두 명 세 명이 붙어도 제어하기 힘든 선수가 하다디다. 그는 2014 스페인 농구월드컵에서 파우 가솔, 네네, 보리스 디아우 등 NBA 정상급 빅맨들과 붙어서도 제 몫을 다했다. 그야말로 아시아의 정복자다.
하다디에게서 파생되는 공격은 더 무섭다. 상대 수비가 하다디에게 쏠리면 외곽의 니카 바라미, 마디 캄라니, 하메드 아파그 등에게 기회가 열린다. 청소년대표팀부터 손발을 맞춰 온 이들은 눈빛만 보면 척척이다. 아시아최고의 포워드 바라미를 1 대 1로 제어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아파그의 3점슛은 놀랄만큼 정확하게 꽂힌다. 캄라니는 신체능력이 매우 뛰어난 포인트가드다. 이란은 하다디만 둘러싼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만수’라는 유재학 감독도 하다디 봉쇄법에 대해 뚜렷한 대책이 없다. 유 감독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 딱 답은 없다. 맨투맨과 존을 어떻게 해야할지 답이 없다. 외곽과 골밑 중 어느 곳에 비중을 둘 것이냐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유 감독은 “이란이 힘과 스피드, 높이까지 모두 갖춘 게 무서운 거다. 우리가 스피드가 있긴 하지만, 나중에는 힘과 높이 싸움에서 높이가 이기는 게 농구다.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뛰어난 작전도 하다디의 파워와 높이를 100% 봉쇄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하다디는 높이가 낮은 한국만 만나면 펄펄 날았다. 지난해 이란은 두 차례 한국과 만나 모두 승리를 거뒀다. 2013년 7월 존스컵에서 한국은 68-71로 졌다. 하다디는 34점, 15리바운드로 한국 골밑을 유린했다. 한 달 뒤 아시아선수권에서 다시 붙은 이란은 76-65로 한국을 이겼다. 하다디는 30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다디는 한국만 만나면 기본이 30점, 10리바운드 이상이었던 셈이다.
과연 하다디를 어떻게 막아야 할까. 이종현은 “하다디가 키도 크고, 힘도 좋아 쉽지 않았다. 수비 전술도 있고 결승전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막아 보겠다”고 선언했다. 실력은 뒤지지만 투지로 부딪쳐보겠다는 뜻이다. 한국농구의 메달색은 얼마나 하다디의 위력을 최소화하느냐에 달렸다. 과연 한국농구는 만리장성보다 더 높아진 하다디의 벽을 넘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