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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곽 드러낸 류중일의 투타 운용
- 출처:스포츠조선|201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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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1차전.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대표팀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조별 예선에서 최대고비가 될 24일 대만과의 2차전도 "이변이 없는 한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공개한 태국 전 라인업은 1번 민병헌(우익수) 2번 손아섭(지명타자) 3번 김현수(좌익수) 4번 박병호(1루수) 5번 강정호(유격수) 6번 나성범(중견수) 7번 김민성(3루수) 8번 강민호(포수) 9번 오재원(2루수).
당초 예상한 라인업과는 차이가 있었다. 김현수와 나성범이 3번, 6번 자리를 바꿨고, 민병헌이 1번, 손아섭이 지명타자에 배치됐다.
류 감독은 키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투수운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시안게임 류중일호의 투타 운용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
▶경험이 우선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김현수 3번, 나성범 6번 배치다. 대만전에서도 그대로 가져갈 공산이 크다.
대회 시작 전 류 감독의 구상은 3번 나성범, 4번 박병호, 5번 강정호, 6번 김현수였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붙박이다. 문제는 나성범과 김현수의 배치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을 비롯해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현수다. 국제대회 통산 타율이 무려 4할이다. 어떤 자리에서도 제 몫을 해준다는 믿음이 있었다. 때문에 포커스는 나성범의 컨디션에 맞춰졌다. 장타력과 테크닉은 최상급이지만, 대표팀 경험이 부족하다. 자칫 단기전에서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부진에 빠질 수도 있다. 때문에 소속팀 NC에서 주로 배치되던 3번에 맞춰줬다.
그런데 생각을 바꿨다. 류 감독은 "익숙지 않은 국제대회에서 나성범이 클린업 트리오에 들어가면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경험이 풍부한 김현수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라고 했다.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경험이라는 기준에서 판단한 것이다. 실제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김현수는 1회 우선상 2루타를 때려내며 대회 첫 타점을 기록했다.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나성범은 1회 1루수 앞 내야안타, 3회 1루수 앞 땅볼로 고전했지만, 3, 4회 연속 안타를 때려내며 국제대회 적응을 빠르게 했다.
투수진 운용도 마찬가지다. 류 감독은 "필승계투진을 아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대만전에 김광현과 홍콩전 선발 홍성무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대기한다"고 했다. 한국이 가장 주목해야 할 경기는 예선 대만전과 결승전이다. 예선에서 조 1위를 할 경우 준결승 상대는 한 수 아래인 중국이 될 공산이 크다. 결승전 상대는 일본과 대만 중 한 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시나리오대로 예선 대만전과 결승전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의미. 22일 태국전에서 김광현은 22개의 공만을 던지고 2이닝 퍼펙트 피칭을 했다. 그리고 유원상 이태양 이재학이 이어던졌다.
필승계투조 차우찬 안지만 한현희와 더블 스토퍼 봉중근 임창용을 이 경기에 총동원하겠다는 뜻이다. 섣부른 ‘1+1 선발 시스템‘이나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투수보다는 김광현과 양현종의 원-투 펀치에 필승계투조를 활용한 투수 운용을 택한 것. 결국 이것도 경험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됐다.
▶단기전의 최적화, 컨디션과 배려
당초 대표팀은 1번 타자에 황재균이 배치될 공산이 컸다. 그런데 민병헌이 우익수 겸 1번 타자로 나섰다.
황재균이 제외된 이유는 간단했다. 타격 컨디션 난조 때문이다.
태국전에서 민병헌은 1번 타자로 나서 3타수 2안타를 쳤다. 류중일 감독은 나지완 김상수 이재원 황재균을 모두 교체하며 그들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실전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라는 의미.
포스트 시즌에는 항상 ‘미친 선수론‘이 등장한다. ‘미친 선수‘ 한 명이 나와야 좋은 성적을 거둘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국제대회 단기전도 마찬가지다.
한 가지 특성 때문이다. 단기전은 순식간에 끝난다. 금메달까지 5게임만 하면 된다. 즉, 가지고 있는 기량 뿐만 아니라 그 순간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다.
류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즉 3~6번의 중심타선은 그대로 살려둔 채 나머지 타순은 미세한 타격 컨디션의 차이에 따라 많은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다.
한국 대표팀의 약점 중 하나는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즉, 심리적인 부담감이 절정에 달할 수 있다. 코칭스태프의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손아섭은 이날 지명타자로 배치됐다. 류 감독이 일일이 면담을 했다. 대표팀에서 지명타자로 나설 카드는 많지 않다. 박병호와 이재원 나성범 민병헌 등이 가능한데, 자칫 공수의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 나성범은 지명타자로 나선 적이 없다. 수비를 하지 않고 벤치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타석에 나서면 타격감이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면담결과 손아섭의 반응이 가장 긍정적이었다. 그는 "지명타자로 나서면 더 좋다"고 했다.
이같은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배려는 매 경기 계속될 것 같다. 단기전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뽑아내려는 두 가지 요소. 타격 컨디션과 심리적 배려에 대한 섬세한 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