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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희의 마지막 외출, 딸과의 금빛약속
출처:스포츠조선|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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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 ‘엄마검객‘ 남현희(33·성남시청)는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 외박을 허락받았다. 몇 달 전부터 예약돼 있던 딸 하이의 성장사진을 찍는 날이었다. 아침부터 곱게 메이크업을 하고, 하이와 함께 카메라앞에 섰다.‘국가대표 펜서‘ 엄마와 ‘국가대표 사이클리스트‘ 아빠(공효석) 사이에서 태어난 ‘우월한 유전자‘ 하이는 운동에너지가 넘쳤다. 장난감 칼을 들고 엄마와 칼싸움을 하느라 마냥 신이 났다. 폴짝폴짝 뛰어오르다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 남현희가 딸 하이에게 물었다. "하이야,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1초만에 답이 돌아왔다. "아빠!" "그럼 ‘엄마‘가 좋아? ‘엄마‘가 좋아?" "엄마!" 남현희가 하이를 꼭 끌어안으며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



지난 8월 말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 외박을 허락받은 ‘엄마검객‘ 남현희가 14개월 딸 하이와 즐거운 외출에 나섰다.경기도 분당의 한 스튜디오에서 하이의 성장사진을 찍었다.

남현희는 2006년 막내로 출전한 도하아시안게임 여자플뢰레 개인전-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에선 2관왕 2연패에 성공했다. 세번째 아시안게임, 인천에서 2관왕 3연패에 도전한다. 공익요원으로 근무중인 남편의 헌신적인 외조가 아니었다면 애당초 불가능했을 일이다. 아이는 정직했다. 엄마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온 아빠를 찾는 것이 당연했다.

남현희는 지난해 4월 첫 딸 하이를 출산한 지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피스트에 섰다. ‘독한 엄마‘라는 소리도 들었다. 아이가 거꾸로 들어섰던 탓에 제왕절개 수술을 했다. 수술로 끊어진 복근에서 좀처럼 힘이 나오지 않았다. 이를 악물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펜싱 사상 첫 개인전 은메달을 따낸 ‘백전노장‘ 남현희는 엄마가 된 후 더 강해졌다. 지난해 10월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선발전에서 쟁쟁한 후배들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지난 1년간 태릉에서 열살 가까이 어린 후배들과 하루 4차례 훈련(새벽 오전 오후 야간)을 빼놓지 않고 소화했다. 한겨울 태백, 제주도 지옥훈련 ‘선착순‘ 달리기에서도 남현희는 결코 밀리지 않았다.

‘강한 여자, 자랑스런 엄마‘ 남현희는 인천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의 얼굴이다. 19일 개막식에서 양궁 에이스 오진혁과 함께 선수대표로 선서를 한다. 21일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여자플뢰레 개인전, 24일 단체전에서 아시안게임 2관왕 3연패의 ‘위업‘에 도전한다.

지난 10년간 1m57의 작은 키, 220㎜의 작은 발로 세계를 제패해왔다. 불리한 신체조건을 빠른 발과 예리한 손, 스마트한 머리, 지고는 못사는 승부근성으로 극복했다. 지난 10년간 혹사한 무릎은 정상이 아니다. ‘빙상여제‘ 이상화는 태릉치료실 절친이다. 이상화 역시 오래된 무릎 부상을 딛고 소치동계올림픽에서 2연패에 성공했다. 수시로 ‘동병상련‘ 재활 정보를 공유한다.

독한 ‘엄마 펜서‘의 길을 결심한 건, 딸 하이 때문이다. 하이에게 자랑스런 엄마가 되고 싶다. 주말 외박때마다 훌쩍 자라 있는 딸 하이, 잘 웃고, 건강하고, 씩씩해서 더 고맙고 더 미안한 딸 하이에게 금메달을 걸어주는 것이 꿈이자 목표다. 지난 7월 수원아시아선수권, 엄마의 2관왕 시상식에서 하이는 음악에 맞춰 신명나게 춤을 췄었다. 인천 피스트에서도 하이의 ‘금메달 댄스 세리머니‘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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