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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일을 깨운 '봉동 이장과 아내의 침묵’
- 출처:뉴스1코리아|201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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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과 경남의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가 펼쳐진 14일 오후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꽤나 가슴 뭉클한 장면이 연출됐다. 전북의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이 후반 38분 짜릿한 결승 골을 터뜨리자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한 여성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김남일의 아내 김보민 아나운서였다. 클라이맥스는 다음이었다.
경기 종료 후 이날의 수훈 선수가 된 남편을 인터뷰하기 위해 필드로 내려온 김보민 아나운서는 대화 도중 끝내 눈물을 쏟았다. 그러자 남편은 아내를 품에 안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상황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던 그림이다. 그러나 결코 아니다. 뒷 이야기를 안다면 오히려 감동이 배가될 장면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의 유니폼을 입은 김남일은 안팎의 큰 기대와 달리 꽤 오랜 기간 팀에 보탬이 되질 못했다.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한 탓이다. 김남일은 지난 4월 멜버른 빅토리와의 ACL 조별예선 6차전에서 왼쪽 무릎인대 파열이라는 중상을 입었다. 다시 필드로 돌아온 것이 8월 중순이니 제법 오래 쉬었다.
부상 자체도 꽤나 심각했다. 이적하자마자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됐다는 심리적인 부담까지 겹쳐 몸과 마음도 모두 괴로웠다. 지루한 싸움이었다.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은 김남일이라고 할지라도 쫓길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주변의 도움이다. 김남일은 두 명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한 명은 전북의 최강희 감독이고, 다른 이는 아내 김보민 아나운서다. 도움의 내용은 사실 특별할 것이 없다. 그냥 묵묵히 지켜봤을 뿐이다. 누구보다 힘든 이는 김남일 자신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침묵’으로 신뢰를 보냈다.
김남일은 “부상 이후 재활을 하는 동안 감독님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다. 미팅조차 안 했다. 이장님 스타일이 원래 그렇지 않은가”라면서 웃었다. 알아서 일어서도록 시간을 허락했다는 뜻이다. 최강희 감독 특유의 ‘신뢰의 리더십’이었다.
아내의 조용한 내조도 큰 도움을 줬다. 김남일은 “근 4개월을 쉬는 것인데 왜 걱정이 없었겠는가. 그런데 그냥 지켜보기만 하더라”면서 아내를 향한 고마움을 에둘러 전했다. 덕분에 김남일은, 정말로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오직 재활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 서두르지 않고 나태하지도 않게 스스로와의 싸움을 조절할 수 있었던 것은 ‘이장과 아내의 침묵’의 공이 컸다.
이런 배경을 알고서 다시 세 사람을 떠올리면 표정과 감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갈 것이다. 김남일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뒤 자신의 머리를 감쌌다. 그리고 이내 뒤를 돌아 서포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 ‘만감이 교차한다’는 표현이다. 다시 일어선 김남일이 포효하고 있을 때 최강희 감독은 특유의 무표정으로 물병을 들어 목을 축였다. 그리고 아내는 목이 메었다. 두 사람의 감정도 김남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김남일은 1977년생이다. 서른일곱살의 현역 플레이어에게 무릎 인대 파열이란 상당한 타격이다. 3~4개월 만에 정상적인 몸 상태를 되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량도 여전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부단한 노력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남일은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정말로 뛰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하곤 했다. 팀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컸기에 빚을 갚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김남일의 골이 터졌을 때 모든 후배들이 자신의 득점처럼 기뻐했다. 선배가 고통 속에서 보낸 시간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김남일의 프로다운 책임감에 박수를 보낸다.
‘봉동 이장과 아내의 무언 신뢰’ 혹은 ‘무한 신뢰’에도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가장 가까운 이의 말없는 응원이 결국 김남일 몸속 세포들을 깨워 다시 청춘으로 만들었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 앞에서는 없던 힘도 나오는 법이다.
경기 종료 후 이날의 수훈 선수가 된 남편을 인터뷰하기 위해 필드로 내려온 김보민 아나운서는 대화 도중 끝내 눈물을 쏟았다. 그러자 남편은 아내를 품에 안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손발이 오글거리는’ 상황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던 그림이다. 그러나 결코 아니다. 뒷 이야기를 안다면 오히려 감동이 배가될 장면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의 유니폼을 입은 김남일은 안팎의 큰 기대와 달리 꽤 오랜 기간 팀에 보탬이 되질 못했다.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한 탓이다. 김남일은 지난 4월 멜버른 빅토리와의 ACL 조별예선 6차전에서 왼쪽 무릎인대 파열이라는 중상을 입었다. 다시 필드로 돌아온 것이 8월 중순이니 제법 오래 쉬었다.
부상 자체도 꽤나 심각했다. 이적하자마자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게 됐다는 심리적인 부담까지 겹쳐 몸과 마음도 모두 괴로웠다. 지루한 싸움이었다.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은 김남일이라고 할지라도 쫓길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주변의 도움이다. 김남일은 두 명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한 명은 전북의 최강희 감독이고, 다른 이는 아내 김보민 아나운서다. 도움의 내용은 사실 특별할 것이 없다. 그냥 묵묵히 지켜봤을 뿐이다. 누구보다 힘든 이는 김남일 자신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침묵’으로 신뢰를 보냈다.
김남일은 “부상 이후 재활을 하는 동안 감독님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다. 미팅조차 안 했다. 이장님 스타일이 원래 그렇지 않은가”라면서 웃었다. 알아서 일어서도록 시간을 허락했다는 뜻이다. 최강희 감독 특유의 ‘신뢰의 리더십’이었다.
아내의 조용한 내조도 큰 도움을 줬다. 김남일은 “근 4개월을 쉬는 것인데 왜 걱정이 없었겠는가. 그런데 그냥 지켜보기만 하더라”면서 아내를 향한 고마움을 에둘러 전했다. 덕분에 김남일은, 정말로 다른 것 생각하지 않고 오직 재활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 서두르지 않고 나태하지도 않게 스스로와의 싸움을 조절할 수 있었던 것은 ‘이장과 아내의 침묵’의 공이 컸다.
이런 배경을 알고서 다시 세 사람을 떠올리면 표정과 감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갈 것이다. 김남일은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뒤 자신의 머리를 감쌌다. 그리고 이내 뒤를 돌아 서포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 ‘만감이 교차한다’는 표현이다. 다시 일어선 김남일이 포효하고 있을 때 최강희 감독은 특유의 무표정으로 물병을 들어 목을 축였다. 그리고 아내는 목이 메었다. 두 사람의 감정도 김남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김남일은 1977년생이다. 서른일곱살의 현역 플레이어에게 무릎 인대 파열이란 상당한 타격이다. 3~4개월 만에 정상적인 몸 상태를 되찾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량도 여전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부단한 노력이 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남일은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정말로 뛰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하곤 했다. 팀과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이 컸기에 빚을 갚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김남일의 골이 터졌을 때 모든 후배들이 자신의 득점처럼 기뻐했다. 선배가 고통 속에서 보낸 시간을 알고 있는 까닭이다. 김남일의 프로다운 책임감에 박수를 보낸다.
‘봉동 이장과 아내의 무언 신뢰’ 혹은 ‘무한 신뢰’에도 따뜻한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가장 가까운 이의 말없는 응원이 결국 김남일 몸속 세포들을 깨워 다시 청춘으로 만들었다.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 앞에서는 없던 힘도 나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