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잔치’가 화려하게 빛났다. 매번 짓궂었던 하늘은 변치 않았지만 K리그 올스타전를 더욱 빛낸 축구팬이었다.

25일 오후 8시 통산 20번째 K리그 올스타전일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구름관중이 몰렸다. 총 5만113명의 관중이 자리했다.

그 동안 비와 악연으로 흥행몰이에 어려움을 겪었던 K리그 올스타전이다. 2003년의 5만5874명 이후 관중 4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11년 만의 흥행몰이였다.

역대 올스타전 관중 집계에서도 1999년(6만5872명), 2002년(6만5860명), 1998년(6만1840명), 2003년에 이어 다섯 번째 높은 흥행 성적이었다.

K리그 역대 최다 관중 6위(4만8558명)보다 많은 수치였다. 지난 12일 구름관중이 몰린 서울-수원의 슈퍼매치(4만6549명)보다 4000여명이 더 경기장을 찾았다.

주중 내내 장맛비가 쏟아졌고 이날 오전에도 빗줄기는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K리그 최고의 축제가 또 비에 울상을 지을 판이었다.

하지만 거짓말 같이 비구름이 물러갔다. 기상청의 예보에 따르면, 강수확률 80% 이상으로 최대 시간당 강수량 19mm가 내릴 것으로 보였으나 킥오프 시간이 다가올수록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하늘은 흐리기만 했다

선수 박지성의 마지막 경기라는 ‘의미’도 흥행의 큰 요소였다. 경기 시작 전 서울월드컵경기장 2,3층의 관중석에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5층 관중석도 꽤 많은 관중이 자리했다.

그동안 K리그 올스타전에서 빈 곳이 적지 않아 썰렁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1년 전만 해도 1만명(1만1148명)을 가까스로 넘겼다. 무려 5배 가까이 늘었다.

축구팬의 열정도 뜨거웠다. 우려대로 이번에도 불청객인 비구름이 찾아왔다. 전반 10분이 흐른 뒤 빗줄기가 쏟아졌다. 꽤 많은 양이었다. 후반이 시작될 때에는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비는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했다.

그러나 경기장을 가득 메운 축구팬은 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우비를 입고 우산을 피면서 자리를 끝까지 지켰다. 일찍이 자리를 뜨는 이들은 없었다.

팀 K리그를 지휘한 황선홍 포항 감독은 하루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축구가 현재 어렵다. 희망찬 미래를 위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그 발언대로 축구팬의 뜨거운 사랑으로 그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