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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전 6패의 싱글맘' 왜 격투기를 할까?
- 출처:mfight|201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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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열리는 ‘로드FC 16‘에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전적이 화려하지 않고, 업계 내에서도 최근 들어서야 알려지기 시작한 여성파이터 송효경(31·싸비MMA/한국칼페다컴프)이다. 그녀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보통의 선수들과는 다른, ‘싱글맘‘으로서 선수생활을 하는 특이한 상황 때문이다.
싱글맘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자신은 물론 자녀의 양육을 홀로 책임져야 하기에 사회에 뛰어드는 것이 불가피하다. 어린 나이에 결혼했다가 홀로서기를 한 송효경의 경우 생활이 넉넉하지 않고 내세울 만한 경력도 없다. 그러나 어쨌든 무엇을 해서라도 자신과 자녀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많고 많은 직업 중에 격투기 선수일까. 아직까지는 격투기 선수로 생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고, 여성 격투기는 시장이 좁아 남성에 비해 좋은 대우를 받기가 어렵다. 더욱이 송효경의 현재 전적은 6전 6패. 성공을 향해 순항하는 선수와 거리가 있으며 더군다나 나이는 30대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가 왜 격투기를 수련하는지 의문이 든다.
최악의 상황에서 만난 격투기
어린 나이에 가정을 꾸린 송효경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전 남편과의 마찰로 별거를 하다가 결국 법적인 절차를 밟았다. 위자료는 없었고 아이는 직접 키워야 했다.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은 직후에는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맘처럼 되지 않았다.
뒤늦게 사회인으로 자립해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마땅히 할 것은 없었고, 곧 닥친 생활고에 인생의 회의를 느껴야만 했다. 우울증에 시달려 병원을 다니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도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때 숨겨져 있던 나쁜 마음이 드러난 것 같아요. 인생 참 더럽다는 생각 많이 들더라고요. 길거리를 지나가다 시비를 걸고 싶고 욕도 많이 했어요. 입만 열면 열여덟 숫자가 나오곤 했죠. 술집에서 일해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자신이 없었어요"
그나마 어린 시절 맺은 운동과의 인연으로 보디빌더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고, 운동을 통해 마음의 정화를 시키고자 노력했다. 많은 돈을 벌 수 없었으나 레슨을 하면서 먹고 살 길을 조금씩 열어갔다.
그러던 중 격투기에 관심이 생겼다. 강하고 나쁜 여자가 되고 싶었다. 이에 자신의 형부이자 과거 프로 파이터로 활동했던 백종권의 소개로 싸비MMA 이재선 감독을 만났다. 당장 돈을 벌수는 없었지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점에 만족했다.
배고프지만 그만둘 수 없는 이유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운동한지 3~4개월이 지났을 무렵 일본 단체로부터 출전 제의를 받았다. 결과는 판정패. 준비기간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당연한 결과였는지 모른다. 링에서 경기를 소화하는 자체도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패배의 아픔보단 만족감이 크게 다가왔다.
"경기를 통해 제 끼를 느꼈어요. 입장할 때 춤을 추고 그런 것이 전혀 창피하지 않고 즐겁더군요. 또 다들 잘했다고 격려하니 더 신이 났던 것 같아요.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죠. 비록 지긴 했지만 상대 얼굴이 심하게 망가졌고, 경기 후 저를 피하는 모습이 왜 이렇게 통쾌하든지요. 자신감도 생기고 마음의 안정도 됐어요"
뭐든 일장일단이 있는 법. 항상 좋을 순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생활고는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됐다. 여유가 없는 마음이 행동에서도 나타났다. 예전만큼 남을 배려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네가 지금 꿈을 쫓아갈 ‘시기냐?‘며 부모도 반대했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 운동을 하며 3년간 달려왔어요. 이제 걸음마를 떼고 뛰어갈 때가 됐는데 그만 두면 스스로에게 부끄러울 것 같아요. 배고픈 것도 이제 즐거움이 되는 것 같고요. 또 격투기를 통해 물질적으로 얻은 것은 없지만, 살기 싫을 정도로 힘들었을 때 이 운동으로 극복할 수 있었어요. 그만큼 저에겐 소중합니다. 운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잖아요? 그것이 동기부여가 되며, 극복하면서 헤쳐 나가는 것이 즐거움인 것 같아요"
"이제부터가 시작…한번은 이기고 싶다"
송효경은 지금까지 총 6차례 링에 올랐다. 입식격투기에선 2전 2패, 종합격투기는 4전 4패다. 매우 초라한 성적표다. 결과만 놓고 보면 자질이 없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희망을 품고 있다. 지금까지는 충분히 준비하고 출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경기에 나설 수준으로 프로 경기를 뛴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성 파이터가 부족해 경험이 적음에도 기회가 왔고, 그 소중한 기회를 거부할 수 없었으나 때마다 상대는 일본인 강자였다. 긍정적인 점은 그 과정을 거치면서 실력이 늘었다는 점이다.
"이전 경기를 쭉 보면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게 보여요. 패할 때마다 나중에 다시 하면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한편으론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 있어요. 감독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내 힘을 믿었던 것 같아요. 저의 부진한 성적이 자신의 불찰이라 생각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벼운 생각으로 경기를 뛴다고 했던 제가 철없는 꼬마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차라리 아마추어 경기나 찾아 뛸걸‘ 하는 후회도 되요"
로드FC 출전은 송효경이 간절히 바라던 바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승리다. 더 이상의 패배는 용납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일본 대회에 출전했다가 패배를 맛봤지만, 이제 프로파이터로서 준비가 됐기에 보여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또 그 무대가 국내이기에 어느 때보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꿈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는 자리죠. 이전에 로드FC 스탭들과 식사를 할 때 경기를 뛰고 싶다고 부탁했는데 현실이 돼서 행복해요. 계속 지기만 했으니 한번은 이기고 싶어요. 이왕이면 한국에서요. 또 허황된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저도 챔피언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번 경기가 새로운 시작이 됐으면 좋겠어요"
■ 로드FC 16
2014년 7월 26일(토) 구미 박정희체육관 20:00(수퍼액션 생중계)
5경기 [플라이급 타이틀매치] 송민종 vs. 조남진
4경기 [미들급 매치] 윤동식 vs. 후쿠다 리키
3경기 [라이트급 매치] 이광희 vs. 브루노 미란다
2경기 [여성부 -54kg급 매치] 송효경 vs. 키무라 하즈키
1경기 [페더급 매치] 박형근 vs. 임병희
■ 로드FC 영건스 15
2014년 7월 26일(토) 구미 박정희체육관 17:30(수퍼액션 녹화중계)
6경기 [미들급매치] 타카세 다이쥬 vs. 김희승
5경기 [미들급매치] 윤재웅 vs. 이유현
4경기 [라이트급매치] 전찬현 vs. 조영준
3경기 [라이트급매치] 류경관 vs. 유태우
2경기 [플라이급매치] 김진민 vs. 김규화
1경기 [미들급매치] 설보경 vs. 김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