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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환의 몸에는 기록시계가 내장돼 있다?
- 출처:스포츠조선 |201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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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선수들의 훈련은 50m 구간기록과 페이스를 맞춰가는, 지난한 반복훈련이다. 400m 선수라고 해서 400m를 쉴새없이 오가며 기록을 재는 것이 아니다. 50m 구간을 수백번 오간다. 50m 구간기록을 8번 합친 기록이 400m 기록이 된다. 감독이 매 50m의 구간별 목표기록을 설정한다. 실전에서, 목표 삼은 구간기록만 똑딱똑딱 맞춰낼 수만 있다면, 그 레이스는 성공이다.
박태환의 시계는 정확하다. 마치 몸속에 고감도 시계라도 내장된 것처럼, 박태환은 감독이 주문하는 구간기록을 귀신처럼 맞춰낸다. 박태환에게 구간기록이란 하늘이 두쪽 나도 반드시 이뤄야 할 미션이다. 시간, 속도, 자신과의 ‘밀당(밀고당기기)‘을 즐긴다. 수많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배출한 ‘백전노장‘ 마이클 볼 감독도 ‘파키(Parky, 박태환의 애칭)‘의 ‘귀신같은 능력‘에 혀를 내두른다.
19일 오전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펼쳐진 인천아시안게임 경영대표 선발전 자유형 100m 예선전에도 ‘귀신같은 능력‘은 여전했다. 이날 박태환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조정훈련도 없이 연일 이어진 강행군속에 혼신의 레이스를 펼쳤다. 첫날 16일 남자자유형 200m에서 1분45초25로 올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을 수립했다. 17일 개인혼영 200m에서 2분00초31의 한국최고기록을 작성했다. 이어진 남자계영 800m에선 소속팀 인천시청의 우승을 이끌었다. 18일 주종목인 남자자유형 400m에서도 3분44초75의 호기록으로 우승했다. 대회 나흘째 남자자유형 100m 예선전, 50초02로 대회신기록을 경신했지만 몸놀림은 다소 무거웠다.
결선 레이스는 대반전이었다. 첫 50m를 23초58로 주파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48초68의 기록으로 오전의 대회신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김천수영장은 뜨거운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지난 3월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 챔피언십에서 수립한 한국신기록 48초42에는 0.26초 못미쳤지만, 4년전 광저우아시안게임의 48초70보다 0.02초 빨랐다. 스타트블록이 없는 비공인스타트대, 1.35m의 얕은 수심 등으로 인한 ‘핸디캡‘ 0.3~0.4초를 감안한다면, 한국최고기록 못지 않은 호기록이었다.
박태환은 스타트대, 수심 등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를 강하게 몰아붙였다. "며칠간 현장에서 연습해본 결과 스타트대에서 0.4초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첫 50m에서 최대한 기록을 당기려고 노력했다, 생각보다 좋은 기록이 나왔다"며 웃었다. 박태환은 "오늘이 고비였다. 예선전 후에 많이 지쳐 있었다. 예선전이 결선 때보다 힘들었다. 결선때 마음을 다잡았다. 아시안게임과 똑같은 일정이기 때문에 여기서 한번 더 극복해내면 아시안게임때는 더 좋은 여건에서 할 수 있다. 한단계만 더 넘으면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마이클 볼 감독과 박태근 전담팀 코치가 요구한 첫 50m 기록은 23초60이었다. 박태환은 이 미션보다 빠른 ‘23초58‘을 기록했다. 훈련과정을 함께해온 박 코치조차 놀라게 한 기록이었다. "박태환이 세계적인 선수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주문한 기록에 최대한 가깝게, 혹은 더 앞당겨 나오는 걸 보면, 지난 2년간 함께지내면서 놀라움은 끝이 없다. 훌륭하다. 감사할 따름이다"는 말로 ‘미션 수행능력‘을 극찬했다.
구간별 기록을 밀었다 당겼다 하는 경이로운 능력에 대해 ‘천재‘ 박태환은 ‘99%의 노력‘을 이야기했다. "연습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워낙 훈련량이 많았다. 나도 모르게 기록을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