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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정, 그녀가 그린 악역.. 짠하지 않나요?
출처:스포츠조선|2014-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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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도 악역 나름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짓만 골라하는 악역은 시청자들에게 지우고 싶은 인물로 남는다. 반면 설득력 있는 악역, 그럴듯한 변명이 용인되는 악역은 시청자들에게 측은하게 느껴지며, 가슴 한 켠에 여운을 남긴다.

MBC ‘기황후‘에서 주인공 기승냥(하지원)을 매번 궁지로 몰아넣었던 연화(윤아정)의 최후가 그랬다. 무수리 시절부터 왕의 사랑을 독차지한 기승냥을 질투하긴 했지만, 결국 그의 질투심을 이용한 것은 권력자들이었다. 살기 위해 매달렸지만, 결국 자신이 모셨던 비얀후드(임주은)에 의해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 연화다.

"죽는 촬영을 하기 전 4일 전에 대본을 받았어요. 연화가 항상 하던 나쁜 일들이 인과응보인가요. 그래도 연화의 입장에서 보면 무술이로 시작했지만, 야망이 컸으니까. 그래서 권력의 줄을 잡았지만, 결국 썩은 동아줄이었던거죠. 그래도 연화는 자존심이 있었던 여자였어요. 마지막까지 승냥이 편에 서지 않았고, 하지만 그게 함정이 됐죠."

연화로 살아왔던 윤아정은 여전히 연화였다.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 오히려 즐겁게 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목이 매달려 있는 내 모습을 보면 어떨까. 두렵기도 했어요. 어쩌면 연화는 연병수(정웅인)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을텐데요. 그런 작은 소망이 있었던 여자였을 뿐인데요."

여전히 아쉬움이 크다. "갑자기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돼 아쉽긴 아쉬웠죠. 후련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하차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다독이는 데 시간이 걸렸죠.하하."

연화의 죽음이 있던 날 시청률은 상승했다. ‘기황후‘는 이날 동시간대 시청률 1위(25.5% 닐슨코리아 전국일일기준)을 기록, 2위인 ‘신의선물‘(8.9%)과 2배가 넘는 시청률 차이를 보인다.

"주변에서 ‘기황후‘가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많이들 물어보세요. 앞으로 전개도 물어보는 경우도 많고요. 식당에 있으면 먼저 알아보실 때도 있고요. 제 역할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얄밉고 못됐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안쓰럽고, 마음에 계속 남을 것 같다‘는 말도 많으세요."

 

 

악역 연기가 힘들진 않을까. "악역을 많이 했어요. 첫 작품이 ‘유리의 성‘이라고요. 그때도 고등학교 동창이자, 상사였던 친구를 질투하는 역이었네요. 하하."

"하지만 악역이라고 다들 말하지만, 저는 제가 연기할 때 ‘이 인물이 악역이다‘라고 생각하고 하지 않아요.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는 것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잖아요. 오히려 전 제가 맡은 캐릭터에 대해 악역이란 생각보다 사랑에 대한 결핍이 큰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백년의 유산‘때도 그랬고, ‘노란 복수초‘ 때도 사랑에 대한 결핍이 있는 인물들이었죠."

배역이란 배우의 이해가 첫번째다. 배우도 이해하지 못하는 배역은 결국 갈 곳 없는 길을 방황하다, 좌초하고 말아버린다. 윤아정은 이를 잘 이해했다.

"착한 역할도 맡고 싶죠. 근데 착한 역할 중에도 이해할 수 없는 착한 역할이 있잖아요. ‘뭘 이렇게까지‘라고 생각할 정도로 퍼주는 역할들이요. 차라리 좀 밝고, 경쾌하고, 즐길 수 있는 ‘보통‘사람. 그게 누군가에게는 이기적으로 보여질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솔직하다고 보여질 수도 있는 그런 역할을 맡아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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