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에게 또다른 경쟁자가 나타났다. 통산 139승 투수 요한 산타나(35)다.

볼티모엉 오리올스는 5일(한국시각) 산타나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좌완투수 산타나를 ‘보험용‘으로 영입한 것이다.

볼티모어와 워싱턴 지역 언론 MASN에 따르면,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자격이 포함된 1년 계약으로 메이저리그 진입시 300만달러(약 32억원)를 받는 조건이다. 선발등판 횟수나 로스터에 머무는 기간을 바탕으로 최대 505만달러(약 54억원)을 더 받을 수 있다.

또한 5월 30일자(이하 현지시각)로 팀을 떠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있다. 이는 볼티모어 측이 정한 시한이다. 즉 6월부터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쓰겠단 입장이다. 만약 복귀할 몸상태가 되지 않는다면, 팀을 떠날 수도 있다. 댄 듀켓 단장은 지역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산타나의 복귀 시점은 6월 1일"이라고 밝혔다.

볼티모어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선발투수들을 수집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한 윤석민과 계약을 시작으로, FA 투수 최대어인 우발도 히메네즈를 4년 5000만달러(약 534억원)에 영입했다. 이후에도 베테랑 선발투수를 영입하겠다던 볼티모어는 결국 재기를 노리는 산타나까지 품에 안았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산타나는 지난 2000년 빅리그에 데뷔해 2003년 12승(3패)을 올리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뒤에서 잡아당기는 듯한 체인지업이 일품이었다. 페드로 마르티네즈에 이어 ‘제2의 외계인‘ 소리를 들었다.

2004년과 2006년에는 20승, 19승을 올리며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2008년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된 뒤 6년간 1억3750만달러(약 1469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이적 첫 해인 2008년 16승7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기대에 부응하나 싶었지만, 이후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2011년과 2013년엔 아예 메이저리그 등판이 없다. 결국 지난해 11월 메츠는 산타나에게 달린 2014년 2500만달러(약 267억원)의 옵션을 포기하고 550만달러(약 59억원)의 바이아웃 금액을 지불하고 산타나와 작별했다.

산타나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올렸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매년 15승 이상을 기록했다. 통산 성적 139승 78패 평균자책점 3.20. 검증된 선발투수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어깨 수술 이후 재기가 불투명한 상태다. 볼티모어는 일단 산타나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6월까지 기다려보겠단 생각이다.

벅 쇼월터 감독은 일단 산타나에게 선발 기회를 주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노리고 있는 윤석민으로선 또다른 경쟁자가 생긴 셈이다. 현재 5선발 전망도 밝지 않아 시즌을 중간계투로 시작하거나 혹은 마이너리그에서 개막을 맞이해야 하는데 또 악재가 터졌다.

물론 6월 이후에나 빅리그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 당장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산타나는 최근 워크아웃에서 직구 구속이 130㎞에도 미치지 못해 재기에 대한 의문부호를 떨치지 못했다.

윤석민이 시즌 초반 확실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산타나와의 경쟁을 피할 수도 있다. 기회가 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비자 발급 절차가 늦어지는 등 상황은 윤석민에게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쇼월터 감독은 윤석민의 피칭을 빨리 보고 싶어 하는데 비자 때문에 시범경기 데뷔 시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현지에선 윤석민이 미국무대 적응을 위해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