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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12년만의 MVP 배출 가능할까?
- 출처:점프볼|201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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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팬들은 따뜻한 봄바람이 전혀 반갑지 않다. 이제 프로농구를 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음 시즌이 되려면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창원 LG팬들은 기분이 좋다. 모처럼 만의 봄 농구가 기다리고 있다. LG에게 올해는 정말 뜻 깊은 시즌이다. KBL 최초로 200만 관중을 돌파한데다 드래프트 1순위 김종규를 영입했다. 최악의 상황이 된다 해도 최소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이쯤 되면 상위권 팀들의 주축 선수들은 MVP에 대한 기대를 살짝 해볼 것이다. 창원 LG의 문태종도 그 중 한명이다.
▲LG의 상위권 행보. 문태종 없이 가능했을까?
LG는 시즌 초반부터 우승을 위해 단단히 준비한 것처럼 보였다.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문태종을 KBL 최고 연봉인 6억 8000만원에 영입했고, 모비스에서 우승반지를 손에 넣은 김시래를 트레이드로 불러들였다. 거기에 신인 최대어 김종규와 외국선수 데이본 제퍼슨,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벤치멤버까지. 일부러 끼워 맞춘 것처럼 모든 게 딱딱 들어맞았다. 당연히 다른 팀들은 LG를 ‘다크호스’라 부르며 견제했다. 하지만 이정도 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선수 평균 연령 28.4세에 큰 경기 경험이 없다. 주전 대부분이 새로 합류한데다 어린 선수들이 합을 잘 이룰 것인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이런 팀을 이끌어 온 게 문태종이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어린 선수들은 어김없이 흔들렸다. 그럴 때마다 문태종이 중심을 잡았다. 문태종이 ‘한 방’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어린 선수들을 지탱했다. 대부분 문태종의 클러치 능력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의 보이지 않는 힘은 ‘팀 공헌도’다. 수비 능력이 준수한데다 경험과 BQ를 모두 갖춘 문태종은 수비를 요리조리 달고 다니며 동료들에 패스를 배달한다. 김종규가 데뷔 초반에 헤맬 때 문태종이 잡았다. 여유 있는 플레이로 김종규의 손에 공을 배달했다. 개성 강한 LG의 외국선수들도 문태종이 있어서 쉽게 적응했다.
김진 감독은 “우리 팀의 젊은 선수들이 흔들릴 때 문태종이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에 LG가 승수를 쌓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선수들이 기대하는 부분도 이것이다. 같은 포지션 경쟁을 하고 있는 기승호도 “우리 팀이 경험이 없는데 (문)태종이 형이 경험이 많으니까 플레이오프에서도 잡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11월 23일 |고양 오리온스|26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야투율 81.8%
LG는 초반부터 경기가 잘 안 풀렸다. 그 상황에서 꾸역꾸역 점수를 올린 것은 문태종 이었다. 그가 기록한 득점은 26점. 5개의 2점 슛을 던져 4개를, 6개의 3점 슛을 던져 5개를 성공했다. 자유투는 3개 모두 성공. 이날 81.8%의 야투율을 기록하며 올 시즌 최다 야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막판까지 오리온스가 거세게 추격했다. 문태종은 경기 종료 41초전 결정적인 3점 슛 성공으로 LG의 승리를 이끌었다.
12월 8일 |서울 SK|26득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안양에서 창원으로 이어지는 백투백 경기. 전날 30분을 뛰었기 때문에 체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문태종은 33분을 뛰며 맹활약했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양 팀의 승부는 치열했다. 문태종은 13개의 자유투를 얻었고, 11개를 성공시켰다. 물오른 문태종을 막는 방법은 파울밖에 없었다. 4쿼터 박빙상황. LG는 4쿼터에만 7점을 올린 문태종의 활약으로 힘겹게 승리를 따냈다.
▲귀화선수 최초 MVP, 가능할까
문태종은 한국에서 4년째 농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MVP경험이 한 번도 없다. 아니, KBL 역사상 귀화선수가 MVP를 받은 역사는 없다. 역대 MVP는 대부분 1위 팀 선수에게 돌아갔는데 1위가 아닌 팀에서 나온 기록이 딱 세 번 있다. 08-09시즌 7위 팀 안양 KT&G의 주희정(15.06점 4.76리바운드 8.33어시스트-1위 2.28스틸-1위), 00-01시즌 2위 창원 LG의 조성원(25.71점-국내선수 득점 1위, 전체 5위 3.84 3점 슛-1위), 99-00시즌 2위 서울 SK의 서장훈(24.2점-전체2위, 1위 에릭 이버츠와 3.43점 차이 10리바운드 1.5어시스트)이 그 사례. 기록에서도 나타나듯 대단한 활약을 펼쳤기에 MVP 수상이 가능했다.
문태종도 MVP를 수상할 뻔 한 적이 있다. 10-11시즌. 그 전 시즌 9위를 기록한 전자랜드는 문태종의 합류로 정규리그 2위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문태종은 17.4점 5.1리바운드 3.2어시스트의 훌륭한 기록을 남겼지만, 같은 팀의 서장훈(16.6점 5.6리바운드)과 표가 갈렸다. 결국 MVP는 1위 팀 부산 KT의 박상오(14.9점 5.1리바운드 1.5어시스트)에게 돌아갔다. 만약 문태종이 MVP를 수상한다면, LG는 조성원 이후 12년 만에 MVP를 배출하게 된다.
지금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선수들의 기록이 비슷비슷 하다. 결국 정규리그 1위 팀에서 나올 가능성이 많다. LG가 정규리그 1위가 되려면,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해야 한다.
▲6억 8000만원이 아깝지 않은 순간들
10월 13일 |인천 전자랜드
시종일관 팽팽하던 경기는 3쿼터부터 전자랜드로 흘렀다. 3쿼터 후반까지 전자랜드는 무려 68%의 3점 슛 성공률을 앞세워 12점차로 앞서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LG는 압박수비를 앞세워 전자랜드를 쫒았다. 경기 종료 17.1초전 1점차로 지고 있던 LG 공격. 외곽에서 있던 김시래에 두 명의 수비가 붙자 인사이드에 있던 문태종이 와서 스크린을 걸고 탑 위치로 빠져나갔다. 5.3초를 남기고 던진 김시래의 패스를 받자마자 올라간 문태종. 그의 손을 떠난 3점이 그대로 림으로 빨려 들어갔고, 결국 LG가 승리했다. 문태종이 거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국내 선수들의 의욕이 떨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한방으로 문태종의 가치를 입증했다. LG 선수들도 문태종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