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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아와 안현수, 안녕하지 못했던 소치올림픽
- 출처:OSEN|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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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와 안현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안녕하지 못했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피쉬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17일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우리는 4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은 당초 금메달 4개, 3회 연속 톱10 진입을 노렸으나 금 3 은 3 동 2개로 13위에 만족해야 했다.
기쁨과 감동을 선사했다. ‘빙속여제‘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서 금빛 레이스를 펼쳤고, 조해리 박승희 심석희 공상정 김아랑으로 구성된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계주 3000m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 박승희가 1000m 금메달, 500m 동메달, 심석희도 1500m 은메달, 1000m 동메달을 따내며 힘을 보탰다. 이승훈 주형준 김철민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서 귀중한 은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피겨여왕‘ 김연아는 마음껏 웃지 못했다. 러시아 홈텃세에 발목이 잡히며 금메달이 은메달로 바뀌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김연아는 지난 21일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69.69점 예술점수(PCS) 74.50점으로 합계 144.29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74.92점을 더해 219.11점으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1위는 224.59점을 기록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 러시아)가 차지했다. 노르웨이의 소냐 헤니(1928·1932·1936)와 카타리나 비트(동독, 1984·1988)에 이어 피겨스케이팅 역사상 세 번째로 올림픽 2연패를 노렸던 김연아의 꿈도 좌절됐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이날도 클린 연기를 펼치며 금메달을 예약한 듯했다. 하지만 정작 금메달은 착빙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범한 소트니코바에게 돌아갔다. 편파판정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외신들은 들끓었다. 금메달은 소트니코바가 아닌 김연아의 몫이었다고 앞다투어 보도했다. 심지어 러시아 자국 기자도 소트니코바의 점수에 의문을 제기할 정도였다. 김연아와 소트니코바의 기량은 눈으로 확연히 드러날 정도의 차이였으나 9명의 심판진은 가려내지 못했다. 이유는 있었다. 기술 채점의 핵심인 테크니컬 컨트롤러는 러시아 빙상연맹 부회장을 역임했고, 9명의 심판 중 3명이 구 소련 국가출신이었다. 한국은 김연아의 빼앗긴 금메달에 울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미숙한 대처 능력을 보인 대한빙상경기연맹도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에 아픈 손가락은 또 있었다.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안)는 대회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러시아에 사상 처음으로 쇼트트랙 메달을 안긴 데 이어 금메달까지 선사했다. 안현수는 남자 쇼트트랙 500m, 1000m, 계주 5000m서 시상대 꼭대기 위에 섰다. 1500m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지난 2006 토리노 대회 3관왕 이후 8년 만에 3관왕을 차지했다. 남녀 쇼트트랙을 통틀어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전종목을 석권했고, 쇼트트랙에서 가장 많은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가장 많은 메달을 따냈던 안톤 오노(미국, 이상 8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쇼트트랙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발자취였다.
짙은 아쉬움이 남았다. 태극마크를 달고 토리노의 영웅으로 떠올랐던 안현수는 부상과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파벌 싸움 등에 휘말리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면서 결국 귀화를 선택했다. 그는 러시아 국기를 들고 포효하면서 그간의 설움을 모두 떨쳐냈다. 반면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은 2002 솔트레이크 대회 이후 12년 만에 노메달에 그치면서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한국은 김연아에 울고 안현수에 또 한 번 울었다. 소치는 매우 안녕하지 못했다. 많은 과제를 남겼다. 4년 뒤 평창에서는 마음껏 웃을 수 있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