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플레이가 아니었다. 범죄에 가까웠다.”

‘헤인즈 후폭풍’이 전주를 강타했다. KCC의 대형신인 김민구(22)는 지난 14일 서울 SK전에서 애런 헤인즈(32)에게 팔꿈치로 가격을 당해 가슴과 발목에 부상을 입었다. 가뜩이나 에이스 강병현이 허리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KCC는 전력공백이 심했다. 절박한 상황에서 KCC는 17일 홈구장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서울 삼성을 맞았다. 경기는 91-71, KCC의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경기 전 찾은 KCC의 라커룸 분위기는 허탈함과 암울함이 교차했다. 전날 헤인즈가 2경기 출전금지를 당했다는 소식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열을 낸 사람은 허재 감독이 아닌 척 퍼슨(49) KCC 코치였다.

1987년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신인왕을 차지한 퍼슨 코치는 외국선수들에게 ‘하늘’이다. 날고 긴다는 선수들도 마이클 조던과 ‘맞짱’ 뜨던 ‘NBA 전설’ 앞에서 감히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그는 불과 지난 시즌까지 LA 레이커스에서 어시스턴트 코치로 활약했다. 천하의 코비 브라이언트도 슛이 안 들어간다 싶으면 가장 먼저 찾던 사람이 퍼슨이었다.

헤인즈의 징계수위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퍼슨은 “KBL이 공식적으로 2경기 징계로 결정을 내렸다고 들었다. 명백히 잘못됐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이유를 다시 물었더니 “김민구는 헤인즈를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방비로 당했다. 체중이 더 무거운 선수가 일부러 부딪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헤인즈의 플레이는 정상적인 플레이가 아니라 범죄에 가까웠다”며 강한 어조로 강조했다.

NBA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퍼슨은 “메타 월드피스가 제임스 하든을 팔꿈치로 가격했을 때 7경기 징계를 당했다. 내 생각에 헤인즈는 9~10경기는 징계를 당해야 맞다. 한국의 징계수준은 왜 이런가?”라며 반문했다.

1986년 선수로 데뷔한 퍼슨은 2000년까지 현역생활을 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활약했던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조던과 맞대결도 수차례 했다. 조던과 얽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우리 둘 사이에도 트래쉬토킹이 많았다.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았다. 사실 나와는 큰 충돌이 없었다. 대신 조던이 레지 밀러와 정말로 싸운 적이 있다. 그 때 조던이 밀러의 머리통에 농구공을 던졌던 기억이 난다”며 과거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