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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 장기화' 시간은 추신수의 편이다
- 출처:OSEN|201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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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기대했던 윈터미팅 중 협상 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는 ‘장기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팬들로서는 속이 타는 시간이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변하지 않았다. 추신수(31)가 여전히 ‘갑’의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다. 시간은 추신수의 편이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윈터미팅이 마무리됐다. 로빈슨 카노(시애틀, 10년 2억4000만 달러), 제이코비 엘스버리(뉴욕 양키스, 7년 1억5300만 달러)라는 굵직한 자유계약선수(FA) 대어들이 이미 윈터미팅 전 계약을 마쳐 예년에 비해 분위기는 썰렁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추신수의 거취는 가장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윈터미팅 전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그리고 디트로이트라는 유력한 구매자들이 각자 손을 뗐음에도 불구하고 추신수 영입전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텍사스가 이 레이스를 선도한 가운데 애리조나, 시애틀, 그리고 휴스턴이 차례로 추신수 레이스에 등장하며 판을 키웠다. 계약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추신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던 윈터미팅이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적어도 지금까지 그 어떤 팀의 제의에도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때문에 협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추신수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의 스타일부터가 그렇다. 엘스버리는 예상보다 빨리 협상을 끝냈지만 보라스의 원래 협상 전략은 느긋한 자세로 시장을 즐긴다. 특급 대어의 경우는 윈터미팅 이전 협상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잠재 구매자들의 애를 태우다 결국 항복을 이끌어내는 스타일이다. 2년 전 프린스 필더(현 텍사스)의 대박 계약은 1월 25일에나 이뤄졌다. 인내심과 배짱 모두 두둑하다.
물론 일각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추신수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가능성이 아예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보라스의 제안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팀들이 영입을 포기할 경우 수요가 줄어든다. 수요·공급 법칙에 의하면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양키스와 디트로이트가 떨어져 나가는 분위기에 가장 유력한 구매자인 텍사스까지 철수한다면 보라스가 원하는 계약이 어려워질 수 있다.
지난해 마이클 본(뉴욕 메츠)의 사례가 그랬다. 보라스는 FA를 앞두고 최고의 성적을 낸 본을 “1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그 탓에 애틀랜타 등의 팀들이 일찌감치 본 영입을 포기했고 본은 결국 해를 넘겨 클리블랜드와 4년 4800만 달러라는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겨우 계약할 수 있었다. 현지 언론에서도 이를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간은 추신수의 편이다. 일단 물건이 확실하다. 추신수는 FA시장에 남은 독보적 외야수 최대어다. 계약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추신수만한 외야수가 새로 시장에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본에 비해 객관적 가치도 높다. 윈터미팅에서도 추신수가 여전히 많은 팀들에게 매력적인 존재이며 총액 1억 달러 이상의 몸값을 받을 가능성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 최대 스포츠매거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트 역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며 “추신수가 윈터미팅의 승리자 중 하나였다”라고 평가했다.
상황도 좋다. 텍사스가 “더 이상의 큰 영입(major moves)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여전히 추신수에 대한 관심을 접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계약 기간의 이견만 접점을 찾아가면 협상은 언제든지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시애틀, 휴스턴 등 잠재적 구매자들이 상황을 엿보며 대기하고 있기도 하다. 본의 경우는 관심을 보이는 팀조차 많지 않았지만 추신수는 사정이 다르다.
설사 보라스가 원하는 7년 총액 1억4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다 하더라도 몸값 하락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최악의 경우 계약기간만 조금 양보해도 달려들 팀들이 많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했기 때문이다. 더 많은 돈을 받기 위한 인내심 싸움으로 돌입한 가운데 추신수의 대형 계약은 확실해 보인다. 단지 언제 사인하느냐가 문제일 뿐이다.